진해 시루봉에서 해맞이를 하다
참가자 : 송우익, 서미영, 유병하, 서영란, 이충호, 김형철, 유영희
산행코스 : 자은동 삼성아파트(6:15) - 샘터 - 고개(7:10) - 시루봉(7:40-55) - 고개(8:10-30) - 삼성아파트 (9:10)
새벽 5시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깼다. 밖은 아직 캄캄하다.
이 추운 날씨에... 해맞이를 꼭 해야 하나...
5시 40분에 집을 나서 가다가 CH를 태워 자은동 삼성아파트에 도착하니 6시 5분.
WI가 먼저 나와 있다가 반갑게 맞아 준다.
그저께 만났는데, 아니 어제 새벽에 헤어졌는데, 그래도 반갑다.
10분을 기다려도 BH네가 나타나지 않는다. 집에 전화하니 자명종이 울리지 않았다나!!
해는 우리의 사정을 봐 주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5명이 단출하게 산행을 시작했다.
새벽달이 제법 밝았지만, 손전등도 켰다. 모두들 외계인처럼 두툼한 복장들로 무장을 했다.
그래도 세찬 새벽바람이라 한기를 느낀다. 덩달아 마음도 스산해진다.
옷의 무게(?) 때문인지 벌써 숨이 찬다. 달빛에 손전등을 비추지면 더듬거리기는 면할 수 없고,
때문에 더 빨리 피로가 쌓이는가 보다. 간식을 꺼낼 엄두도 못 내고, 샘터를 지나 고개 마루에 도착한다.
7시 10분이다.
마음이 급하다. 20분 안에 시루봉에 도착해야 하는데...
평상시 같으면 가능할 것이지만, 지금은 지친 상태다. 쉬자는 말을 꺼낼 형편이 전혀 아니다.
그때 BH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은동에서 산행을 시작한다고.... 그 강한 집념에 감격(?)들 한다.
새로 생긴 나무 계단이 얼마나 힘들든지, 마음은 급하고 바람을 세차고... 시루봉 직전 봉우리에 올라서야 진해만과 가덕도 일대를 내려다 보았다.
새벽 바닷빛- 푸르른 잿빛에서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
태양의 기운 때문일까? 정초의 새벽 기운 때문일까? 아니 우리 마음의 기운 때문일지도 모른다.
앞서가는 CH한테 대표로 해맞이를 하라고 고함쳐 본다. 이내 바람소리에 묻혀 버린다.
우리 일행을 포함해 10여 명의 산행객들이 초이틀의 해맞이를 위해 시루봉에 올랐다.
숨을 헐떡이며 시루봉에 도착하자마자 저 멀리 산위로 붉은 기운이 감돌더니, 주먹만한 불덩이가 솟는다.
연신 디카의 셔터를 눌러 댄다.
조금씩 커지더니 잠시 사이에 보통의 아침 해로 바뀌어 온천지를 비춘다.
황홀한 장관이다. 금방 솟은 해도, 저 멀리 바다도, 그 속의 섬들도. 아니 가까이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들도, 바람에 휘어지는 나무들도, 지금 이곳 시루봉 바위도. 지금 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진지한 표정의 이웃들도. 모두 일상의 그것들은 아니었다. 적어도 내 마음에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때서야 인물 사진을 찍었다. 이리 짝짓고, 저리 짝짓고 하면서...
추위와 안도감, 뿌듯함이 교차되어 모두들 상기된 표정들이다.
해를 배경으로 하자니 얼굴이 시커멓고, 얼굴에 초점을 맞추니 바위 배경뿐이어서,
멀리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너무 추워 쫓기듯 시루봉에서 내려왔다.
중간 중간 디카 셔텨를 눌러대었지만, 손이 시리워 마구잡이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
샘터 위 고개에 와서야(8:10) 바람이 없는 장소를 찾아, 간식을 꺼냈다.
아침에 삶은 고구마에는 아직 온기가 배어 있었다. 따뜻한 커피에, 바나나, 비스켓...
추울 때는 뜨거운 물이 최고였다.
BH 부부가 도착했다. 모두들 박수로 맞이한다.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무슨 땀이 저리도 많을꼬(?).
시간과 위치상으로 절묘한 만남이었다. 자은동에서 이 고개까지와(BH네),
이 고개에서 시루봉 해맞이를 끝내고 다시 이 고개까지(일행 5명)의 시간 오차가 5분도 안되었으니까?
2005년 첫 산행 및 해맞이를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에서 산속에서의 대화는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이젠 제법 폼을 재어 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특히 BH부부의 사진에는 정성(?)을 들였다.
맛있는 물메기탕을 생각하면서, 하산을 시작했다(8:30). 내리막길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눈으로 확인하면서 걷는 길이기에 한결 수월했다.
자은동에 도착해 남녀로 나누어 타고 수치로 향했다. 수치의 유명하다는 물메기집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근처의 횟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첫 산행 기념으로 소주 한 병만 입가심으로 하기로 작정했었는데... 웬걸
소주를 6병씩이나 소화하면서, 푸짐한 잡담으로 실컷 웃었다.
지난번 망년회에 이어 BH의 말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주인들도 왁자지껄한 이야기판에 샛동참을 해 주었기에 쫓겨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13시였다. 온전한 하루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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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회원 모두들 건강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특히, 이영미 회원 빨리 건강회복하기를....
김홍숙 회원 빨리 산행에 동참하기를...
최종명 회원 산행에 제한 없기를...
나머지 모든 회원들 건강에 문제 없기를...
또 새해에는 집지기님의 짐을 회원들이 좀 나누어 맡을 수 있었으면 하고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