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도란도란
시골 공소와 봉고차김윤구 미카엘 당진성당 병인의 나음 Pr.
202311 도란도란
이곳은 충남 당진성당 소속 공소가 6개 있는 면 소재지이며, 지금은 돌마루공소 한 곳으로 통합되어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돌마루는 성당 건물 뒤편에 있는 산이 돌이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신부님이 부임하시기 전에는 공소회장이 공소예절을 하였습니다. 이곳 신자들은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 성당에 가고 싶어도 교통이 불편하여 나올 수가 없어 항상 안타까워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상의 끝에 승용차를 처분하고 15인승 봉고차를 구입하여 봉사하기로 하였습니다. 미사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제시간에 맞춰 운행하였습니다. 성당 일이라면 무엇보다 우선으로 실행하는 아내의 믿음 덕에 부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작은 이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마태 25,40)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주일이면 나오시던 분들 특히 어르신들이 보이지 않으면 전화하여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하여 집까지 찾아가서 모시고 나오곤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봉고차가 노후화되어 고장이 잦아 카니발 11인승으로 교체하였습니다. 차에 빈자리가 없을 때였습니다. “거리가 멀지 않으니 뒷 트렁크에라도 타고 가자”라는 의견이 있어 두 분을 트렁크에 태우고 성당까지 간 일이 있었습니다. 성당에 도착하여 트렁크 문을 열어보니 두 분이 구토를 하며 얼굴이 창백해져 앉아있었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미안한 마음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나에게 괜찮다고 오히려 나를 위로하였습니다.
신부님이 부임하시고부터 공소는 준성당 공동체로 바뀌면서 전교가 활성화되고 신자 수도 많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병인의 나음 쁘레시디움’도 단원이 증가하여 분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삶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것을 알았으며, 교우들은 골방에 있다가 광장으로 나온 기분이라며 기뻐했습니다. 저희 부부가 봉사를 시작한 지 올해 들어 꼭 23년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