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리건(Mulligan) ♡
골프 칠때 오비(2벌타) 나면 다시 한 번 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손님이 너무없어 걱정인 한 장사꾼에게 친구가 찾아 왔습니다.
"골프나 한번 치자!"
"내가 요즘 그럴 여유가 없어서..."
"그러지 말고 가자. 공돈이 좀 생겼으니 오늘 비용은 내가 대마."
장사꾼은 내키지 않았지만 마지못해 친구를 따라 나섰습니다.
티 박스에 이르자 친구가 엉뚱한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오늘은 골프장에 다른 손님도 별로 없고하니 멀리건을 무제한으로 써보면 어떨까?"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장사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할 텐데 골프치면서 더 골치 아파질 필요 없잖아."
초반 몇홀에서 한 두개씩 멀리건을 쓰긴 했지만 홀이 거듭 될수록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멀리건을 맘껏 쓰기로 했으므로 잘못 쳐도 다시 치면되니 샷이 긴장되지도 불안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딱히 멀리건을 쓸 일이 없을 만큼 공이 잘 맞았습니다. 마음이 여유로우니 푸르른 경치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18홀 라운드 결과 , 멀리건 쓴것을 더해도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인 89타를 쳤습니다. 너무도 유쾌한 라운드가 끝나고 욕탕에 들어가 그날의 골프를 음미하고 있는 데 친구가 슬며시 다가왔습니다.
"어때, 오늘 골프 좋았지?"
"그래, 네 덕분에 간만에 기분 좋게 골프 쳤다."
"살아보니 인생에도 의외로 멀리건이 많더라. 너무 잘하려고 하고 결과에 연연할 수록 일이 더 안풀리고 꼬이더라고...
지금 네가 하는 장사에 오비가 났다고 생각하고 멀리건을 하나 써봐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실패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잖아. 힘든 줄 알지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서 오늘 너를 부른거야."
장사꾼은 욕탕물로 얼굴을 훔쳐 애써 감추기는 했지만 가슴이 뭉클해 따뜻한 눈물이 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