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854]知我者謂我心憂不知我者謂我何求
(지아자 위아심우부지아자 위아하구)
시경(詩經) 왕풍(王風) - 서리(黍離) 중에서
※ 원문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이 울적하다 하고,
나를 모르는 이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고 묻는다.
♦️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은
"시 3백편은 거의가 옛 성인과 현인들의 한에서 비록된 것이다"라고 했다
시경(詩經)의 시 3백편은 단지 아름다운 서정에 그치지 않고,
거의 모두가 현실과 세태를 반영한 현실참여의 한 방편으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살아가며 겪는 고초는 물론, 힘없는 민초들이 억압과 폭정에 시달릴 때
시인들은 시를 통해 그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울분(鬱憤)과 한(恨)을 풀어내었다.
물론 이러한 시인들의 시는 암울한 압제의 시대에 작은 신음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울음과 신음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거대한 저항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시(詩)는 '시대의 울음'이라고 불리고, '무력하기에 위대하다'고 하는 것이다.
✔️ 시경(詩經)
중국 춘추 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하여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 된 305편의 시집
♦️ 이 명구절 역시 겉으로 보기에는 풍경을 바라보는
한 나그네의 심경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는 한 시대의 쇠락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주(周)나라의 옛 수도였던 호경(鎬京)의 궁이 있던 자리에
잡초만 자라고 있는 광경을 보았던 마음을 시인이 표현했다.
시인은 "한때 그토록 번영했던 이곳을 폐허로 만든 것은 도대체 누구인가?"
라는 탄식을 하고 있다.
주나라는 중국의 종주국으로서 많은 제후국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천자의 나라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전쟁과 지배층의 사치로 인해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결국 이민족의 침입을 자초해 호경에서나 낙읍(洛邑)으로 도읍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 서리(黍離)
♦️ 소설에나 나오는 이상적인 국가나 신화 속 무능도원이 아닌 이상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는 현실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인류 역사를 보더라도 아무리 번창했던 나라,
이상적인 국가라고 해도 결국 새로운 나라에 의해 대체되고 말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더 강력한 상대가 출현해서라기보다는
내부의 붕괴에 의해 이미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주나라 역시 멸망 직전에 지도층의 부패와 사치,
그리고 피폐한 백성의 삶으로 대비되는 극심한 양극화로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극심한 가난과 폭정을 위해 본거지를 떠나는 사람들로 인해 유랑자가 늘어났고,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넘쳐났다.
나라와 사회의 지도층들이 영화에 취해서 덕을 베푸지 못할 때 나라가 무너지고
수많은 백성들이 엄청난 고난을 겪게 두는 것이다.
🎭 Leader의 말은 천금처럼 무거워야 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으로 합당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매번 틀에 짜인 말만 한다면 답답하고 지루하다.
항상 똑같은 어투로 비슷한 이야기만 한다면 누구라도 예측 가능한 말이 되고 만다.
듣고 있는 사람들이 '아, 또 저 얘기' 한다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드라마나 소설에서도 예측 가능한 것만큼 시시한 결말은 없지 않은가?
때로는 시인의 감성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나타내야 할 때도 있다.
항상 반듯하고 빈틈없이 보이는 Leader가 흔들고 끌어들인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명언과 같은 시의 한 구절이다.
🌱 어려움에 닥칠 때나 외로운 결단의 순간,
이 한마디로 심정을 표현하면 어떨까?
혹은 오랜 시간 진전이 없는 협상 테이블에서 답답한 마음을
이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면 상쾌한 반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감성경영(Emotional Management)
조직구성원들의 감성을 중시하여 감성에 호소하거나
감성을 이끌어 냄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경영방식
최근 들어 조직구성원 뿐만 아니라 고객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도
역점을 두는 경영전략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면서,
건강과 웰빙, 삶의 질을 표방하는 고객들의 트렌드에 대처하는
경영전략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원문=☆ 고전연구가 조윤제, <천년의 내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