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EDUTEC KOREA 2019)가 지난 16~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관에서 열렸다.
올 해는 전시의 방향이 ‘에듀테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에듀테크(EduTech)’란 교육(Education)에 정보통신기술(Technology)이 융합된 디지털 교육을 뜻한다.
제 16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가 다양한 부대행사와 함께 지난 16~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관에서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특히 올 해는 가상현실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수업프로그램들이 소개되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인공지능, 로봇, 가상현실, 코딩 등 디지털 기술과 교육 융합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올 해부터 제도교육권으로 들어온 ‘코딩’ 영역이다. 4차 산업사회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문명의 근간인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 ‘디지털 언어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올 해 코딩수업이 제도권 교육으로 편입되면서 많은 관심이 코딩교육에 쏠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이라면 코딩수업은 한계가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문제해결을 위해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알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코딩수업의 의미이다.
하지만 제도권 교육으로 들어선 이상 아무리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수업이라도 사교육과 입시교육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는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할 과제이다.
코딩 부스에 많은 발길이 몰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현장에서도 이런 고민들의 흔적이 역력했다. SAM Labs(샘랩)은 다양한 모듈을 연결하고 코딩해 실제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간단히 만들 수 있도록 고안했다.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지는 간단한 반응에서 자동화된 도로 시스템과 같은 복잡한 제작도 다양한 센서와 모터를 활용해 직접 만들어보면서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랜쥴리 K코딩은 피지컬 컴퓨터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머릿속 상상을 직접 설계하면서 만들어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컴퓨터가 필요 없는 코딩 교육 ‘언플러그드 활동’을 통해 어린 유아에게 적합한 코딩교육법을 제안했다.
행사장 곳곳에 코딩스쿨이 열려 코딩수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다음으로 관심이 집중된 분야는 가상·증강·혼합현실기술과 접목한 학습방법이었다. 가상·증강·혼합현실기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빛을 발했다.
먼저 책으로 딱딱하게 배우던 역사, 과학, 사회 과목을 시공간을 초월해 실제로 방문한 듯 생생한 현장감과 몰입감을 가져다주며 능동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했다.
디엔소프트는 가상증강현실 기반의 교육 콘텐츠와 혼합현실 기기인 마이크로 소프트 홀로렌즈용 교육 콘텐츠를 선보였다. 디앤소프츠가 개발한 ‘홀로사이언스’는 증강현실기술의 강점인 현장감을 최대한 활용해 초등학교 역사수업과 중등과학 과목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MS홀로렌즈용 AR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한 디엔소프트. ⓒ 김은영/ ScienceTimes
또 가상현실기술은 체육 수업에 활용하기 좋다. 이노시뮬레이션은 교과과정에 기반한 ‘구기종목 VR 콘텐츠’를 선보여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나선택 이노시뮬레이션 가상현실사업본부장은 “교과과정 기반으로 실제 체육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며 “공을 차고, 손으로 터치하는 등 다양한 신체 활동을 통해 능동적인 수업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어린이가 이노시뮬레이션이 개발한 구기종목 VR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가상현실기술을 활용해 게임과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가상증강현실기술과 스포츠를 접목시킨 영역은 미세먼지 등 외부활동이 어려울 때에도 실내에서 달리기, 축구, 농구 등의 실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VR기술은 생존과 안전을 위한 교육에도 강점이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사이언스가이드는 교과수업에 맞는 총 275편의 초고화질 과학영상 콘텐츠를 개발해 선보였다. ⓒ 김은영/ ScienceTimes
앞으로는 교육시설도 스마트 공간으로 바뀐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수업에 활용하기 좋은 실용화된 멀티미디어 기기들이 대거 선보이며 교육환경에 대한 패러다임이 확실히 변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특히 매번 백묵가루 날리며 선생님이 칠판에 판서를 하면 나와서 문제를 풀던 전통적인 수업 장면은 앞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칠판 자체가 컴퓨터와 같은 대형 멀티미디어 기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
누리봄(NURIBOM)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등에 활용하는 멀티미디어 터치보드 ‘브이캐치’를 선보였다. 브이캐치는 보드 위에서 어린이들이 퀴즈와 게임을 풀며 상식, 연산, 수학, 과학 등을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AR기술로 영어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영어프로그램. ⓒ 김은영/ ScienceTimes
멀티미디어 플랫폼 보드를 개발한 누리봄. ⓒ 김은영/ ScienceTimes
MOCOM은 책상 하단을 쳐다보는 다운 뷰 형식의 광학영상 테이블 ‘스크린 테이블’을 선보였다. ‘스크린 테이블’은 테이블 하단을 대면토론과 영상토론이 가능한 고선명영상 화면을 내장해 전방 시야를 확보하고 시각 장애 및 척추손상을 고려했다.
체험행사도 전방위로 열렸다. A홀에서는 가상현실기술을 스포츠와 접목시킨 ‘VR 스포츠’, ‘모션터치 체육’이, B홀에서는 로봇코딩, 로봇축구, 로봇게임 등 로봇과 함께 하는 미래체험장이 개설돼 어린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EBS에서 진행된 영어, 쿠킹체험 행사. ⓒ 김은영/ ScienceTimes
SW교육의 의미를 알아보는 SW콘서트가 B홀에서 진행됐다. ⓒ 김은영/ ScienceTimes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함께 진행됐다. SW교육으로 효과를 본 학생들의 경험담을 토크쇼로 풀어낸 ‘SW멘토들의 진솔한 공부이야기쇼’, ‘코칭특강 릴레이’, 국제적인 교육전문가들이 참여한 ‘2019 국제교육 컨퍼런스’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행사장 곳곳에서 이뤄졌다.
미래교육 4.0은 보드게임을 통해 배우는’ 4차 산업혁명 PLAY’를 소개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VR기술로 수업을 녹화해 원격수업이 가능해진다. ⓒ 김은영/ ScienceTimes
교육 전문가들은 교육에 기술이 더해지며 첨단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원격강의, 인공지능 학습도우미를 활용한 수업, 가상증강현실기술 등을 활용한 수업 등 앞으로 학습체계에 혁명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모두의 숙제로 남았다. 중요한 것은 기기나 기술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상호작용해야 하며 커나가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교사와 아이가 중심이 되는 전통적인 교육법은 대체하지 못 할 것”이라며 “다만 기술친화적인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스마트한 환경에 맞게 가르쳐야 앞으로 새로운 교육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