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왕권의 확립[왕상 2장]
[내용개요]
본장에는 솔로몬의 왕권이 견고히 확립되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앞으로 기술될 이스라엘의 전성기와 황금기에 대한 서론 부분이 되는 것이다. 본장의 내용은 한마디로 솔로몬이 다윗의 유언을 따라 적대자들을 처벌하여 자신의 왕권을 굳건히 다지는 것이다. 그래서 다윗의 유언과(1-9절), 다윗의 죽음(10-12절), 아도니야의 무례한 요청이 기록되어 있고(13-18절), 아도니야의 죽음(19-25 절), 아비아달의 파면(26-27절), 요압의 최후(28-35절), 시므이의 최후가 기록되어 있다(36-46절). 우리는 이러한 본문에서 솔로몬의 지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을 본다. 이는 솔로몬이 나쁜 술수를 썼다는 것이 아니라 처벌의 정당성과 적절한 시기를 가릴 수 있었던 그의 슬기와 공의를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본장의 솔로몬 을 하나님의 공의를 대행하는 자로, 그의 적대자들은 약속된 솔로몬의 왕국 건설을 훼방하는 무리로 이해할 수 있다.
[강 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다윗의 일생이 드디어 막을 내릴 시점이 다가 왔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다윗은 솔로몬에게 왕으로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유언을 하였습니다. 드디어 명실상부한 이스라엘의 왕이 된 솔로몬은 자신과 부친의 적들이었던 사람들을 숙청함으로써 자신의 통치 기반을 확고히 다졌습니다. 이로써 솔로몬 왕국이 확립되어진 것입니다.
1. 솔로몬에게 행한 다윗의 유언
1) 여호와의 명을 지키라
마치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마지막 권고를 하듯이(참조, 신31:23), 다윗은 솔로몬에게 생의 마지막 시점에서 몇 가지 유언을 하였습니다. 첫째는 정치적인 권고로서 왕권을 안정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장부가 되어야 하고, 둘째는 영적인 권고로서 여호와의 말씀을 힘써 지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길만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형통한 길로서, 다윗 왕가가 영원토록 계승되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a. 마음을 강하게 하라(수1:6)
b. 여호와의 명을 지키라(신29:9)
2) 요압을 처단하라
요압은 사울의 총사령관이었던 아브넬과(참조, 삼하3:6-39) 다윗의 총사령관이었던 아마사(참조, 삼하20:10)를 살해했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에게 자비를 베풀어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윗 왕가가 견고히 서려면 공의를 선포해야 하며, 정의를 실천해야 함을 깨달았기에 요압을 처단하라고 솔로몬에게 지시하였습니다. 이는 솔로몬이 아브넬과 아마사의 억울한 피를 갚아 주고, 지은 죄는 반드시 대가가 있음을 백성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a. 요압(삼하18:5)
b. 아마사의 죽음(삼하20:10)
3) 바실래와 시므이에 대한 조치
끝으로 다윗은 자신이 압살롬을 피해 도망칠 때에 자신을 도운 바실래가 있는데(참조, 삼하19:31-39), 그의 아들들을 선대하여 자신이 지은 빛을 대신 갚아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동시에 자신을 저주하며 자신의 생명까지도 위협했던 베냐민 사람 시므이에 대해서는(참조, 삼하16:11) 마땅히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결국 다윗이 할 수 없었던 일을 솔로몬에게 일임시켰던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공의가 온전히 실현되었습니다.
a. 길르앗 사람 바실래(삼하19:31)
b. 시므이(삼하16:5)
2. 다윗의 죽음
1) 다윗 성에 장사된 다윗
다윗은 죽어 다윗 성에 장사되었습니다. 다윗 성은 다윗이 여부스 사람에게서 빼앗아 수도로 삼았던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다윗의 죽음을 열왕기 기자는 그가 열조와 함께 자고 있는 것이라 표현하였습니다. 이는 죽음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다윗의 삶과 신앙이 항상 다윗 왕가에 이어질 것이며 계승되어지리라는 믿음의 표현이기도 하였습니다.
a. 다윗의 묘(행2:29)
b. 다윗 성(삼하5:7)
2) 이스라엘을 성장시켰던 다윗 왕
다윗은 30세쯤에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40년 동안 통치하였습니다. 40년의 기간 중 7년 동안은 헤브론을 수도로 삼고 통치하였으며, 나머지 33년은 예루살렘으로 수도를 옮겨 와 그 곳에서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결국 다윗은 70세 정도의 삶으로 인생을 마감 지었습니다. 그는 참으로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한때의 실수도 있었으나 그는 하나님의 사람답게 믿음으로 나라를 다스리어 국력을 신장시켰으며, 영토를 확장하여 왕정 국가의 기틀을 완전히 잡아 왔던 것입니다.
· 40년 간 통치한 다윗 왕(삼하5:4-5)
3. 솔로몬의 숙청 작업
1) 아도니야의 처형
아도니야는 대단한 야심가로 그는 왕이 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는 죽은 왕의 첩을 소유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왕위를 찬탈하고자 계획했던 것입니다. 그가 다윗의 첩인 아비삭을 소유하면 다윗의 유업을 받을 자격이 생기고, 자신이 솔로몬보다 왕이 될 자격이 있있음을 세상에 천명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아도니야의 음모를 밧세바를 통해 들은 솔로몬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즉시 시위 대장 브나야를 시켜 죽이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도니야의 측근이었던 제사장 아비아달에게는 과거의 행적을 고려하여 그의 직분만 파면시키고 고향으로 보냈습니다. 이는 엘리의 제사장 가계가 끊어지리라는 하나님의 예언 성취이기도 하였습니다(참조, 삼상2:30-35). 왜냐하면 아비아달은 엘리의 후손이었기 때문입니다.
a. 왕이 되고자 했던 아도니야(왕상1:5)
b. 아비아달(삼상23:6)
2) 요압과 시므이의 처형
아도니야의 처형 소식을 들은 요압은 아도니야처럼 성막으로 가서 제단 뿔을 잡고 솔로몬의 자비를 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요압은 고의적으로 아브넬과 아마사를 살인하였기에 보호받을 수가 없었습니다(참조, 출21:14). 결국 요압은 무자비하게 그 단에서 처형당했습니다. 그리고 시므이에 대해서는 예루살렘 내에서만 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단 예루살렘을 떠나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그런데 시므이는 3년 동안 예루살렘 지역에서의 감옥 생활을 하던 중 끝내는 솔로몬의 명을 무 시하고 도망간 자신의 종을 찾으러 블레셋의 가드에 갔다 왔습니다. 결국 연기된 형벌은 그 즉시로 실행되어 시므이도 처형당했습니다.
a. 제단 뿔을 잡았던 아도니야(왕상1:50)
b.요압의 살인(삼하20:10)
결론
다윗의 죽음 이후 솔로몬은 다윗의 유언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여 여호와의 명을 반드시 지키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다윗의 유언대로 불의한 자들을 숙청하였습니다. 솔로몬은 불의한 정적들을 처형할 때에 자신의 지혜로 공의롭게 처리함으로써 그의 왕국은 견고하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단어해설]
3절. 지켜. 원어 <rm'v;:쇠마르>는 자신만 하나님의 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지키도록 힘쓰고 말씀의 순결을 유지하는 파수꾼이 됨을 의미한다.
8절. 바후림. 예루살렘에서 9km 지점에 위치한 고을로 베냐민 영토에 속한다.
19절. 우편에. 고대 근동에서 오른쪽은 영광과 존귀를 상징하는 자리이다.
24절. 집. 원어 <tyIB':바이트>는 '집, 가족'을 뜻한다. 여기서는 솔로몬의 왕위를 의미한다.
28절. 단 뿔. 성막에 있는 번제단의 뿔을 가리킨다. 율법에 범죄자가 이 불을 잡고 있을 때는 누구도 죽이지 못하게 하였다.
35절. 제사장 사독. 아론 계열의 제사장직을 마감하고 사독 계열 제사장직을 연 최초의 인물로 사독 계열은 B.C. 171년까지 계속되었다.
37절. 기드론 시내. 예루살렘 동편에 있는 시내로 유다와 베냐민 지대의 경계선. 폭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고 거의 물이 흐르지 않는 마른 시내이다.
[신학주제]
다윗의 유언과 임종.
본문에는 다윗이 자신의 임종을 앞두고서 솔로몬에게 유언을 남기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이 유언은 내용상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다윗이 먼저 솔로몬에게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하나님 앞에서 진실되이 행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솔로몬은 물론 그 후손들도 형통케 될 것이라고 가르친다. 이러한 다윗의 유언은 인간 다윗의 파란 만장한 생애를 생각나게 해준다. 즉 다윗은 하나님을 잘 섬김으로써 지금껏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형통한 삶을 살아왔음을 회상하고선 솔로몬에게도 동일한 삶을 살 것을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다윗이 솔로몬에게 과거에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권을 거스려 행했던 요압 및 시므이를 처벌할 것과 공신 바실래의 아들들을 후대할 것을 명하였다. 이는 곧 솔로몬으로 하여금 구시대의 잔재를 깨끗이 청산하고 새 시대의 새로운 기강을 확립토록 하는 당부의 말이라 하겠다. 한편 다른 성경 기록에 따르면, 다윗은 이외에도 죽기 전에 성전 건축 및 제사 제도 등에 관하여 많은 유언을 남겼음을 알 수 있다(참조, 대상23-대상29장). 이는 곧 다윗이 신명기에 언급된 것과 같은 부모의 자녀 교육의 사명을 다한 모습이다. 비록 솔로몬의 말년이 우상 숭배로 얼룩지긴 하였어도 그의 치세기가 바로 이스라엘 역사의 황금기였던 것은 솔로몬이 이러한 다윗의 교훈에 깊이 영향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영적교훈]
성경에서는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것을 무거운 죄로 여기며 반드시 피로써만 죄값을 치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세 율법에도 무죄하게 살해당한 자의 형제나 자식, 친족들이 반드시 복수의 의무를 지니도록 명시하고 있는 바 곧 '피의 보수법'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공의에 의거, 사람들사이에서의 죄악을 척결하며 의로운 자들의 원한을 신원해 주는 행위인 것이다. 또한 이는 살인의 결과로 생긴 가족이나 공동체 사이의 불화를 치유해 주는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왕정 시대에는 이 피의 보수에 있어서 왕이 중재나 또는 대리 처벌을 할 수도 있었다. 이때 왕은 하나님의 대리자로 이해된 것이다. 그러므로 본문에서 솔로몬이 행한 처형 사건은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