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간 건강도 해쳐…”비알콜성 지방간 위험 ↑”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패스트푸드가 비알콜성 지방간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상 위장학과 간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발표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패스트푸드로 하루 열량의 20% 이상을 섭취한 비만 또는 당뇨병을 지닌 사람은 간의 지방 수치가 심각하게 상승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패스트푸드로 하루 열량의 20% 이상을 섭취한 비만 또는 당뇨병을 지닌 사람은 간의 지방 수치가 심각하게 상승했다. 패스트푸드가 식단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일반 미국인의 간 지방 수치의 상승을 가져왔다.
연구 책임자인 USC 켁 의대의 애니 카다시안 교수(간학)는 “이번 연구가 패스트푸드가 간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건강한 간은 보통 5% 미만의 적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기에 그 수치가 조금만 늘어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하루 한 끼를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것은 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한 끼 식사가 하루 칼로리의 5분의 1에 맞먹는다면 간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7년과 2018년에 실시된 전국 건강·영양 조사 자료를 활용해 패스트푸드 섭취가 지방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지방간은 지방질, 특히 중성지방이 간 무게의 5%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염증과 간경변, 간암, 간기능 부전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진은 4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패스트푸드 섭취와 지방간 측정치를 비교했다. 약 52%가 약간의 패스트푸드를 섭취했으며 29%는 하루 칼로리의 5분의 1이상을 패스트푸드로 섭취했다. 간의 지방 수치가 증가한 것은 이 29%에만 해당했다.
카다시안 교수는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패스트푸드 소비가 지난 50년 동안 증가했기에 우려되는 연구 결과”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패스트푸드 소비가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미국 인구의 30%이상이 지방간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ghjournal.org/article/S1542-3565(22)01137-5/fulltext#%2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 매일 먹는 사람, ‘이 질환’ 위험
패스트푸드 매일 먹는 사람, ‘이 질환’ 위험© 제공: 헬스조선
피자,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을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음에도 신체가 사용하고 남은 영양분이 중성지방으로 간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거나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치할 경우 간암, 간경변증 등으로도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켁 의과대학(Keck Medicine of USC) 연구팀은 2017~2018 ‘미국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패스트푸드 소비가 지방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조사에 참여한 성인 약 4000명의 지방간 수치를 평가했으며, 드라이브 스루나 매장 식사, 포장 등을 통해 피자와 같은 음식을 먹은 횟수, 양을 조사해 패스트푸드 소비량과 지방간 수치의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했다.
연구결과, 조사 대상자 중 52%가 패스트푸드를 소비했으며, 29%는 패스트푸드가 하루 섭취 열량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패스트푸드로 하루 열량의 5분의 1을 보충하는 사람들은 지방간 수치 또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패스트푸드로 하루 열량의 20% 이상을 소비하는 비만·당뇨병 환자는 패스트푸드를 적게 또는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지방간 수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 성별, 인종, 민족, 알코올 사용, 신체 활동과 같은 요인들을 조정한 후에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패스트푸드가 간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식단의 5분의 1 이상을 패스트푸드로 구성할 경우 지방간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특히 비만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간에 지방이 축적될 위험이 높은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진행한 애니 카다시안(Ani Kardashian) 박사는 “지방이 적당히 증가해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패스트푸드를 하루에 한 끼 정도 먹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끼가 일일 칼로리의 최소 5분의 1을 차지한다면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위장병학-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