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42%나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사람의 힘으로 결코 막을 수 없는 병이 아니다. 생활 습관을 조심하고 인지 기능 유지에 노력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치매 종류 가운데 70% 정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도 마찬가지다. 무기력하게 생활하면 참혹한 치매가 찾아올 수 있다. 어떤 습관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까?
“내가 고혈압? 믿을 수 없어”… 약 안 먹으면 치매 위험 높아진다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6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지 않고 ‘버티면’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논문이 실렸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 14개국 60세 이상 3만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기존 논문을 재분석(메타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42%나 높았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꾸준히 먹으면 평생 동안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혈관병 예방–관리 너무 중요… 혈관성 치매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매까지
위의 연구결과는 이미 나온 논문들을 재분석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혈관과 인지 기능의 관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고혈압은 당뇨병-고지혈증과 함께 뇌졸중(뇌경색-뇌출혈)등 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뇌졸중 후유증이 바로 혈관성 치매다. 최근 뇌졸중의 증가로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 중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위의 논문은 알츠하이머병 위험까지 다룬 것이어서 치매 예방을 위해 눈여겨볼 만하다.
나쁜 생활 습관 바꿔야…참혹한 치매 예방에 도움
중년 이상은 혈관 관리가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혈압 조절 실패로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고혈압 예방-관리에 노력해야 한다. 국내 치매 환자는 여자가 훨씬 더 많다. 고혈압 환자는 50대 중반까지는 남자가 많지만 60대 이상은 여자가 더 많다. 60대엔 고지혈증 환자 수도 남자와 비슷하다. 혈관을 보호하던 여성호르몬이 갱년기에 사라지는 영향이 크다. 뇌 신경도 이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나쁜 생활 습관이 있던 여성은 늦어도 50대부터 개선해야 참혹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인지 기능 돕는 습관들… 외국어 공부 등 뇌 자극 활동
육체가 건강해도 두뇌에 자극이 없어지면 인지 기능에 좋지 않다. 중년-노년 초입이 되면 외국어 공부, 일기 쓰기, 그림 그리기, 퀴즈 풀이. 시 암송 등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 뜨개질 등 손가락 신경을 사용하는 취미도 인지 기능에 기여한다. 일기 쓰기는 하루 일정을 떠올리며 손으로 글을 쓴다는 점에서 특히 좋다. 치매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병이 결코 아니다.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