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덩이 밑이 아리다.
無路 李 榮 柱
이번 달 모임은 인제에서 사는 친구가 유사였는데 그 친구가 그 귀하다는 해마다 친척들이나 지은들로 송이 한 두 송이는 먹는 기회를 가졌어도 중국집이 그 친구의 초등학교 여학생동창으로 매우 절친한 사이로 송이를 중국식요리를 만들어 몇 접시에 가지고 들어왔다. 나는 사실 버섯 중에서는 싸리버섯이거나, 능이버섯을 넣고 만든 닭백숙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송이버섯을 음미하며 좋아할 정도는 아니다. 어릴 적엔 송이 장아찌는 가끔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헌데 이 송이가 70년대 들어와 일본사람들이 원자병에는 송이와 도루묵이 좋다고 수입해가는 바람에 값이 비싸져 왠 만한 사람은 먹지 못하는 음식으로 변해지만, 모든 음식을 다 좋아하고 많이 먹는 편인 나는, 이 귀한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동창들이 “영주야 너는 술도 안마시니 안주라도 많이 먹어, 송이가 고혈압에 좋고, 술 마시고 취하지 않으려면 뭐 하러 술을 마시겠냐마는, 이 모임은 지나치게 술을 마시지 않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술주정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더욱 좋았다.
3시간쯤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데 이상하게 화장실을 가야하는 기분이 들어 앉자마자 쭉쭉 소방서 호수를 연상케 하는 순간을 맞이했다. 몇 년 전 싸리버섯을 먹고 이런 적은 있지만 송이버섯도 많이 먹으니 그때와 나는 빨리 집에 가야된다는 것을 직감하고 방에 들어오니 친구들이 마침 술자리를 파하고 일어나고 있었다.
“조금만 올라가면 동홍천고속도로가 나와 그 고속도로를 타면 춘천은 제일 빠르게 친구는 가리켜준 동홍천고속도로로 달리고 있었지만 평상시는 못 느꼈는데 왜 이리 거리가 멀 은지, 차 계기판은 100k로 넘게 달리고 있는데도 내 마음은 속도가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괜찮지만 싸리버섯 경험으로 봐서는 30분정도 있으면 모임에서 경험했던 소방서 호수를 연상케 하는 현상을 맞이할 것 같아 초초해지기까지 했지만 그렇다고 운전하는 친구에게 말할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춘천요금소 까지는 무사히 통과하고 학곡리에 세워둔 내차로 집으로 향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시 홍천중국집에서 겪었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바빠서 죽을 판인데, 신호등은 빨간불 정지신호로 바뀌는지 죽을 지경이었다. 배속은 모든 것을 빨리 미러내려고 하고, 시간이 갈 수록 식은땀까지 낫다. 겨우 아파트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니, 6층인 집보다 제일 높은 15층에 정지해 있을 것이 뭐람. 급했다. 막 집으로 문을 열고 화장실로 직행하니...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 건강한 것이라는 조상님의 말씀이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그날 저녁 나는 잠이 들 만하면 30분에서 1시간마다 화장실과 매우 친한 사이가 되었다.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면서 2주전 전주와 김재 문학탐방을 다녀오면서 김00 선배님이 고속도로에서 소변을 못 참아 차를 세우고 실례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 형님이 얼마나 참기가 힘들었으면 고소도로에서 차를 세웠을까? 소변을 본 후 얼마나 시원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집사람이 “당신 어제 송이를 먹었다고 하더니 너무 많이 먹었나봐.” "오빠 어제 무슨 일이 있었 쑤, 얼굴이 매우 핼쑥한데 배도 들어간 것 같고” “정말 배가 들어간 것 같으냐” 어제 송이를 같이 먹은 친구들에게 물어볼까? 그러나 물어 볼 것이 없다. 나처럼 송이를 많이 먹은 미련한 친구들은 없으니까?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 성인들의 말씀을 이번 송이로 인해 몸서 체엄했다.
며칠이 지나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 "오빠 어제 무슨 일이 있었 슈 얼굴이 매우 핼쑥한데 배도 들어간 것 같고” 여동생 말대로 배가 들어간다면 내년에 또 한 번 송이를 많이 먹어볼까? 인간들에게 망각의 고마움일까? 어리석음의 극치일까?
|
카페 게시글
▒작가 수필방▒
엉덩이 밑이 아리다(無路의 삶12-10)
이영주
추천 0
조회 56
12.10.01 22:03
댓글 5
다음검색
|
첫댓글 이 글 보기만 하면 대한민국 다이어트 여성동지들이 떼거지로 몰려오겠네잉.
물귀신처럼 "김재" 이야기는 왜 또 물고 나오고......
그련데, 흘러나오는 음악은 왜 이리 청승맞은 교?^^^
누구나 그런 경험 한번씩은 있을거 같아요.
그런데 그 좋은 송이버섯이 왜 그런 탈을...너무 많이 드신 탓인가요?
추석은 잘 보내셨죠?
지난 금요일 이야기 할 때 더 실감이 났었습니다. 누구는 송이를 한 번도 못 먹었는데. 누구는 탈이 날 정도
허허허 참 좋은 경험하셨습니다. 술꾼들은 가끔 격는 일인 걸요.
샘자신과약속실천하신샘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