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주님 성탄 대축일, 참으로 기쁜 밤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한 아기
가 태어났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
총이 나타났습니다.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
스도의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하늘의 군대와 함께 기뻐하며 노래
합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제1독서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9,1-6
1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
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2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
쁨을 크게 하십니다. 사람들이 당신 앞에서 기뻐합니다, 수확할
때 기뻐하듯, 전리품을 나눌 때, 즐거워하듯.
3 정녕 당신께서는 그들이 짊어진 멍에와, 어깨에 멘 장대와, 부
역 감독관의 몽둥이를, 미디안을 치신 그날처럼 부수십니다.
4 땅을 흔들며 저벅거리는 군화도, 피 속에 뒹군 군복도, 모조리
화염에 싸여, 불꽃의 먹이가 됩니다.
5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
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 용
맹한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리이다.
6 다윗의 왕좌와, 그의 왕국 위에 놓인, 그 왕권은 강대하고,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 그는 이제부터 영원까지, 공정과 정의
로, 그 왕국을 굳게 세우고 지켜 가리이다. 만군의 주님의 열정이
이를 이루시리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2,11-14
사랑하는 그대여, 11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12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 줍니다. 13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위대하신 하느
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
는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해 줍니다. 14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
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며,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오늘 너희를 위하여 구원자가 태어나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4
1 그 무렵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서 칙령이 내려, 온 세상이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다. 2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퀴리니우스가 시
리아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실시되었다. 3 그래서 모두 호적 등록을
하러 저마다 자기 본향으로 갔다.
4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을 떠나 유다 지방, 베들레헴
이라고 불리는 다윗 고을로 올라갔다. 그가 다윗 집안의 자손이었
기 때문이다. 5 그는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 등록을
하러 갔는데,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6 그들이 거기에 머무르는 동안 마리아는 해산 날이 되어, 7 첫아
들을 낳았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
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8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
다. 9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10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11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
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12 너희
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
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13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
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에서 루카 복음사가가 전하는 예수님 탄
생의 기쁜 소식이 거룩하게 선포됩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 이야
기와 평행을 이루는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 1장 56절에서 중단된
마리아에게서 태어날 아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인구 조사에 대한 언급은 예수님 탄생의 역
사적 사실을 강조하려는 복음서 저자의 의도로 이해할 수 있습
니다.
루카 복음 2장 7절은 예수님의 탄생 사건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첫아들을 낳았다.” 여기서 사용된 ‘첫아들’이라
는 표현은 마리아의 동정 사실을 입증하면서(1,34 참조), 태어난
아들이 천사의 예고를 완성하였다는 사실(1,31 참조)을 보증합
니다.
더불어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율법의 규정에 따라 하느님의
것으로, 첫째에게 주어지는 모든 특권과 지위를 가짐을 의미합니
다(탈출 13,2; 민수 3,12-13; 18,15-16; 신명 21,15-17 참조).
예수님의 탄생 장소는 화려한 궁전도 부자의 저택도 아니었습니
다. 마리아의 ‘첫아들’이 태어난 곳은 마굿간이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계시는 아기 예수님을 묘
사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이스라엘을 회복시킬
수 있는 메시아를 기다렸지만, 예수님께서는 비천하고 가난한 이
의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나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 소식은 비천한 신분을 대표하는 목동들에게
가장 먼저 선포되었습니다. 하느님 스스로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
이 되셨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도 가난하고 겸손한 이가 되어
스스로 낮출 때, 구유에 누워 계시는 구원자 주 그리스도를 마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진만 안젤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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