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명상 이벤트는 칼리 명상이다. 얼마전 비공개로 칼리 명상을 한 적이 있는데 체험자들 중에는 자기 내면의 또 다른 세계를 만나고는 내면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다이나믹한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등등의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그 중 어떤 분은 2009년 봄에 내가 쓴 칼리 관련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도 하였다. 이번 주말 참여자들을 위해 과거에 올렸던 글을 다시 한 번 올려본다. 즐독~~^^ ------------ 2009.03.13. 13:25 봄날 그리고 봄비, 너는 내 운명
봄이다. 가슴 어딘가가 욱신욱신 애틋애틋 아려오는 계절이다. 게다가 오늘은 비까지 내리네? 여름비엔 낮잠을 자고 가을비엔 부침개가 제맛이지. 아니, 봄비는 그리움. 여름비엔 우산을 들고 정처없이 방황하네. 가을비엔 추억하고 겨울비 내리면 깊은 밤 남몰래 눈물을 훔치노라. ..... 무슨 생각으로 이딴 말 하냐구? 여자 생각나서 그런다 왜? ㅎㅎㅎ 어찌됐든 한 번 웃었으면 내 말을 좀더 들어주길 바라노라.
예전에 타로 카드점을 본 적이 있었다. 글쎄, 자청해서 보았다기보다는 한 타로 카드사가 내 점을 보기를 원했다. 그는, 타로 카드에는 이 천여가지가 있다며 그 중 자기가 가진 이백 칠십여 종의 타로 카드를 박스 몇 개에 담아 몽땅 가져왔다. 그리고는 내게 세 종류의 맘에 드는 카드를 고른 뒤 각각 세 장씩을 뽑으라고 말했다. 나는 그가 일러 준 순서대로 카드를 늘어 놓았고 그가 한 장 한 장씩 그것들을 뒤짚었다. 그는 한 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는 그것들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마 한두 개는 해석이 가능했겠지만 그것뿐이었다. 게다가 내가 택한 한 종류의 카드는 ‘그림 아닌 그림’으로 이루어진, 순전히 에너지, 차크라 에너지와 관련된 듯 보이는 매우 추상적이고 애매한 카드였던 것이다. 나로서는, 그 카드를 포함하여 다른 카드들의 상징이나 의미의 대부분이 제법 뚜렷하게 이해되었다. 내 일생에는 두 종류의 여자들이 스쳐지나간다. 어머니나 그밖에 그 어머니를 대체하는 모든 어머니들- 나를 있게끔 하는 모성적인 힘, 근원적인 여성의 힘을 빼고는 남성 대 여성으로서의 한 여성으로서 말이다. 한때 인연을 맺었던 두 종류의 여자들은 모두 나를 떠나가고 있다. 그것은 타로 카드에는 이런 모습으로 표현된다.
망토를 두른 한 남자가 강가의 언덕에 지팡이를 든 채 저 멀리 떠나가는 두 척의 배를 바라보고 있다. 얼굴을 보이지 않은 그 남자는 무슨 생각으로 저기 떠나가는 두 척의 배를 바라보고 있을까? 두 척의 배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떠내려가고 있다. 등을 보이고 있는 그 남자가 한 손에 쥐고 있는 지팡이의 꼭대기에는 꽃이 자라고 있다. 봄이 자라고 있다.
그 다음 카드는 이런 것이다. 한 남자가 한 손엔 꽃다발을 든 채 절벽을 지나 허공을 걸어가고 있다. 누군가에게 꽃다발을 선사하기 위해 절벽도 무시하고 허공 속 길을 가고 있다. 바보 아닌가? 노숙자처럼 넥타이도 안 맨 헐렁한 양복 차림에 주정뱅이처럼 보인다. 무슨 뜻일까? 타로 카드사도 말이 없고 나도 말이 없다. 아무튼 내 모습이다. 아마 그 즈음의 내 모습, 내 안의 풍경일 것이다. 그리고 그 풍경들은 몇 년 동안 이어졌던 듯하다. 아니 지금의 상황들도 같은 흐름 위에 있는 것 같다.
그 다음 카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용맹한 숫사자가 으르렁거리며 앞 발을 내젓고 있는데 그 위에는 치렁치렁한 머릿결에 하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여자가 올라타고 있다. 정말 끔찍이도 아름답다. 사나운 숫사자의 등에 올라탄 나체의 아름다운 여인. 이 세상을 벗어난, 홀릴 듯한 눈부신 아름다움. 이것은 무슨 뜻일까? “이 여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하고 타로 카드사가 물었다. “굉장히 아름답군요.” 하지만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전까지 나는 꽤 예쁘다는 여자들도 몇 사귀어 보았지만 결코 카드 속의 그녀에겐 미치지 못한다. 잠시 후 타로 카드사는 약간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한다. 사귀는 여자나 맘에 두고 있는 여자 있나요? 없는데요. 누구누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그도 나도 알고 있는 어떤 여자) 뭐 예쁘지요. 그렇죠. 한 번 사귀어 보시죠. 아님 다른 여자들도 괜찮고. 그의 말인 즉 , 조만간 내게 엄청 아름다운 미인과의 인연이 있을 것이니 주변에 맘에 드는 예쁜녀 있으면 일단 대쉬를 해보라는 그런 뜻 같았다. ㅎㅎㅎ
정말 그랬을까? 그 타로 카드의 뜻이 정말 그랬을까? 그 카드를 본 지도 벌써 사오 년이 흐른 것 같다. 그리고 그 안에 정말 그 타로 카드사가 말했던 엄청난 미녀가 내 인생에 등장했을까? 그렇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결국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날 것인가?
이 글의 앞에서 나는 그 타로카드사가 그때의 타로점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었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방금의 카드에 관해서는 나 또한 그와 마찬가지였다고 말해야 한다. 그의 말처럼 되었거나 혹은 그렇게 될 것이라면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다. 거의 모든 남자들이 바라는 그런 일이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몇 년째 그와 비슷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 그 카드의 의미는 무엇일까?
뜬금없는 얘기이긴 한데- 탄트라에는 두 가지 중요한 상징이 있다. 바로 칼리 여신과 두르가 여신이다. 칼리는 발가벗은 검은 피부의 여신이다. 수많은 전생을 나타내는 108개의 해골 염주 목걸이를 건 채 붉은 혀를 날름거리고 있다. 그 원 방향의 움직임은 모든 창조적 행위에 대해 자극을 주는 라자스 구나(활동적 에너지)를 상징한다. 회생의 칼과 왼손의 잘라진 머리는 해체를 뜻하며, 어둠과 죽음은 빛의 부재가 아닌 빛의 기원이요 원천이다. 수도자들은 우주적 힘의 여성적 형태를 숭배하는데 이는 여성 형태가 역동적 양상을, 남성 형태란 여성적 형태의 힘을 통해서만 가동되는 정지된(침체된) 양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칼리 여신은 생명의 원초적 에너지가 막 각성되어 자신이 그것을 조정할 수 없을 때를 가리킨다. 칼리가 노하고 있을 때 모든 신과 악마는 넋을 잃고 침묵한다. 그녀가 무엇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한 편, 두르가는 호랑이 위에 앉아 있는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른 말로 무시무시한 칼리적 힘, 충동, 욕망들을 조정하여 좋은 목적에 쓸 수 있을 때, 즉 그것에 대해 주인이 되었을 때를 상징한 것이다. 높고 세련되고 자비로운 초월의식, 명징하게 각성된 의식의 상징. 호랑이 등 위에 앉은 아름다운 여신. 원초적 본능과 성에너지로부터 해방된 인생의 모든 악영향의 제거자, 힘과 평화의 선사자인 것이다. 무의식적 생명 에너지가 제일 먼저 드러났을 때를 표현하는 것은 칼리 여신의 상징이다. 이것은 실로 무시무시한 기운이다. 힌두 탄트라에서 칼리 여신이 시바 신 위에 서 있는 모습은 바로 이 첫 각성이 개체 영혼을 완전히 정복한 것을 표현한 것으로서 받아들인다. 각성자는 마음의 동요로 인해 때때로 무의식의 영역으로 빠져들어가 악마나 괴물 형상을 보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 내부의 무의식적 힘인 칼리가 각성된 후에 그 과정이 계속되면 영광과 미를 선사해주는 초의식의 상태인 두르가로 변하는 것이다.
두르가 여신... 그때 그 카드는 그런 뜻이 아니었을까? 호랑이가 단지 숫사자로 바뀐 것은 아니었을까? 언제나 밖에 있는 대상을 찾아 헤매는 우리들의 마음. 돈, 여자, 명예, 소유,인기나 우월감... 이러저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늘 떠나가는 내 마음. 이렇게도 가보았다가 저렇게도 가보았다가 이 사람도 만났다가 저 사람도 만났다가.. 그리고 모든 것이 흘러가고 만다. 각자의 카르마와 질서에 따라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저번 캠프 때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어느 한 개인의 고뇌나 고통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의 한 고뇌란 인류 전체의, 우주 전체의 고뇌이기도 한 것입니다. 당신의 한 번민이나 고통 속에는 인간 전체의 고통이 같이 들어있기도 한 것입니다.
지상에 존재하는 이천여 개의 카드 중에서 추리고 추려서 세 개를 뽑아 펼쳐보니 그 중에 한 장은 숫사자 위에 올라탄 아름다운 여자이어라. 어찌 한 남자와 한 여자와의 인연을 말함이 될 것인가? 내 손이 그때 모두를 대신하여 뽑아올린 한 장의 카드라고 감히 생각하는도다. 으르렁거리는 숫사자의 등에 올라탄 아름다운 여인. 당신들도 언젠가 만나길 바라노라. 우리 모두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는 날이 있으리라.
봄날, 밖으로 떠돌지 못하고 희미한 빗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봄비, 어느날 꽃으로 변해 우수수 그대에게 떨어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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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칼리 명상 기대도 되고 약간 겁도 나네요..
따흑 ..
ㅎㅎ 명상은 언제나 놀이처럼 즐기면서, 심각하지 않게~~
의식적으로
다양한 층의 명상을 할 수 있는 환경에 태어난 것,
그리고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허락되어진 삶에 감사할 따름이에요~
칼리...그리고 칼리,
그 속에 칼리...
참...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