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10년된 26평 아파트 1.4억에 계약 완료한 상태라 속이 시원하지만 이거 계약하기 전까지 정말 전쟁 치렀습니다.
제게 준비된 예산은 1.8억이었는데, 제돈이 1.3억, 부모님이 0.5억 보태줬고요. 신부측이 아주 조금만이라도 보태줬으면
했는데 돈없대서;;
그쪽 집이 무리하게 사업확장하느라 돈이 좀 없는거 알아서 결혼비용이 넉넉지 못한 것도 그냥 감안하고 있습니다.
예신인 제 여친도 어려서부터 부모님 가게에서 일만 해서 모든돈이 없고요.
작년 말에 결혼약속하고 그때부터 부동산 알아보다가 주변에서 결혼이 봄인데 무슨 겨울부터 집을 보고 다니냐고
뜯어 말려서 1월까지 손 놓다가 2월부터 집보러 다니는데 그야말로 전세난의 폭풍을 그대로 엊어 맞았습니다.
작년초까지 1.4억이면 널널하게 들어가던 문래동의 25평대 아파트들이 전부 2억가는겁니다. 아니 2억이라도 집만 나오면
하느님이고 2억짜리 매물도 보러 갈라치면 나온지 2시간도 안되서 계약 완료되었다고 오지말라는 연락 옵니다.
어쩌다가 조금 집이 싸게 나오거나 제가 보러갈때까지 남아나는 집들은 전부 융자 1억 이상 낀 집들...
아니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집값 3억2천짜리 집에 전세 2억 들이고 융자 1억이상 끼면 세입자는 어쩌라는 건지?
집주인이 빚 못갚고 경매로 넘기면 빈털털이 되서 돈 털리고 나가라고요?
부동산에서는 그러죠. 꼬우면 마라. 지금 전세난에 이저거저 따져서 어떻게 집구하냐. 너 말고 계약할 사람 줄을 섰다. ㅡ.ㅡ;
근데 때려 죽여도 전세금+융자가 집값의 80%를 넘는 집에는 못들어가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답이 안나오더라고요.
문래동을 포기하고 범위를 넓혀서 영등포구,구로구,관악구,동작구,마포구,성동구까지 범위를 넓혔음에도 답이 안나오네요.
전세집이 없어요. 토요일 다 털어넣고 평일에도 월차 팍팍 써가면서 서울시내 부동산을 다 돌아다녀도 하루에 집구경 두건을
못했습니다. 1.8억 이하에 구할 집들은 거의 씨가 마른 상태인데다가 가끔 나와서 보고
계약좀 할라치면 누군가가 잽싸게 와서 먼저 계약하고... 직장인이라 발만 동동 구르면서 타이밍 맨날 늦어지고...
가끔 나오는 집들은 지어진지 30년 이상된 그야말로 눈물 나오게 허름한 집들...
나름대로 깔끔한 집에서 수준있게 살고 싶어서 악착같이 돈 모아오며 살아온건데 저도 자존심이 있죠. 여친은 괜찮다고
도배하면 깔끔해 질거라는데 저는 싫더라고요.
그냥 1.8억에 융자 3~4천정도 끼고 여유있게 집을 구할까도 했습니다. 2억1천~2천정도에는 집들이 좀 나와서요. 근데 여친이
그냥 제 예산 가지고 구하자고 2억 넘는 전세집이 신혼에 무슨 필요라고 융자까지 내냐고 만류하더군요.
한순간 신축빌라 구입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구로 일대에선 1.8억이면 신축빌라 구하거든요. 집은 새집이니 깨끗하고 아파트
전세와 비슷한 수준의 집을 내집으로 할수 있으니까 신축빌라 생각도 간절했는데, 다들 이야기하죠. 그거 사서 신축일때는
몰라도 4~5년 지나서 구옥 되면 죽어도 안팔리니 안고 죽어야 한다고 ㅡ.ㅡ; 사실 평생 그동네 산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런 이유로 빌라는 각하. 그럼 아파트를 융자받아서 사는 길은?
사실 없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싼 아파트는 2억대 초반 집들도 있고 융자 5천정도 끼고 사는 방법도 있었죠. 근데 전 부동산
하락론자라 집값은 반드시 하락하고 믿고 있거든요. 지금 이 타이밍에 집을 사는건 손해라는게 제 생각이라 ㅡ.ㅡ;
다시 생각해도 결론은 아파트전세. 어떻게든 1.8억이하로 집을 구하는 길뿐...
2월 한달동안 토요일은 모조리 전세집 구하는데 털어넣고 월차 한번에 연차 한번 2틀을 휴가내고, 평일에도 조금이라도 일찍
끝나면 내일같이 부동산을 보러 다니는 고난의 행군을 한 끝에 겨우 겨우 전철역에서 5분 거리에 26평짜리 아파트 10년 된걸
찾아서 계약할수 있었습니다. 복도식이라는게 속쓰리긴 하지만 그대신 1.4억이고, 융자가 없어서 부담은 훨씬 없더라고요.
걸어서 7분거리에 롯데마트도 있고 재래시장도 멀지않고...
뭐 70% 만족할만한 집을 구한것 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전세구하기 전쟁을 이제라도 끝낼수 있다는
하나만으로 속이 다 후련해요.
이제 신혼부부들 집 구하는 시기가 왔는데 다들 어떨까요? 서울에서 집 구하신다면 아마 저 못지않은 전쟁을 치르게 될겁니다.
전세난 장난 아니에요.
첫댓글 신혼이라 큰집을 구할 필요가 당장은 없는것 같아서..저희도 시댁에서 1억 신랑이 2천만원준비된 상태라 , 친정에서 5천을 빌렸네요... 그냥 달라고는 못하겠어서...그래도 큰돈 내어주셔서 너무 큰도움이 되었죠..신랑이 좀 불편해 하지만, 미안하고 감사히 생각하며 그돈 갚으려고 애쓰고 있네요. 얼마후면 제가 처녀적 모은돈 2천 적금이 끝나니 그거랑,결혼축의금 이랑 급여 서너달치 해서 3천정도 만들수 있네여..에효..저도 집땜에 눈물 흘린적이 불과 몇개월전인것 같아요.. 강남의 새아파트 작은평수에서 시작합니다..1억8천에..근데 바로 2억대네요...2년후가 걱정이지만..열심히 하면...또 좋은 날 오겠죠~저도 1억8천.....
원래 이사갈 때마다 전쟁 치릅니다. 전세로 몇 번 이사다녀보면, 정말 이래서 내 집이 필요하구나 뼈저리게 느끼실 겁니다.
그건 전세 준 집주인 입장에서도 세입자 구하는 것도 전쟁입니다. 이사가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하더군요.
저는 부동산 생활 1달 하다가 짜증나서 2억에 목동아파트 전세 얻었네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