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출자사들간 이견으로 사업 중단 가능성마저 나오면서 요즘 용산 부동산시장은 한겨울이 따로 없다.
특히 코레일이 정한 데드라인(16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삼성물산 등 출자사들이 여전히 사업자금 마련 방식을 두고 대립하면서 긴장감마저 돈다.
용산은 그동안 국제업무지구를 발판으로 강북권의 핵심 지역으로 급성장했다. 강북의 강남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연이어 나오면서 집값, 땅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실제로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시작 전인 2006년 3억5000만~4억5000만원 정도하던 이촌동의 동아그린 109㎡형은 지난해 8억~9억원을 호가했다.
분양하는 아파트나 오피스텔마다 청약자들이 몰렸고, 분양권에는 적지 않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분양된 효창파크푸르지오 전용 59㎡는 분양가(4억2000만원 선)에 1억원 정도의 웃돈이 붙었다.
투자자들 발길 끊겨
그러나 요즘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휘청대면서 용산 부동산시장은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거의 없다.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한 탓이 크지만, 용산 개발 계획의 핵심인 국제업무지구가 삐걱대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한 중개업소 사장은 “용산역 주변 재개발이나 미군 기지 터 등의 개발 계획들이 많지만 그래도 핵심은 국제업무지구”라며 “용산에 투자한 사람 대부분이 바로 국제업무지구를 보고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사업이 무산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것이다.
이촌동 L공인 관계자는 “요즘 집값이나 땅값도 내림세가 확연하다”며 “부동산 시장 자체가 위축된 데다 국제업무지구가까지 삐걱돼 거래 자체가 거의 안 되니 호가가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촌동의 한가람아파트 142㎡형은 시세보다 1억5000만원 정도 저렴한 10억4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0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된 한강자이 135㎡형은 비슷한 층의 매물이 현재 19억원 정도에 나온다.
투자자들이나 지역 중개업소들은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무산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효창동 장모 공인중개사는 “사업 자체가 워낙 크고, 서부이촌동 통합개발 등 벌려 놓은 일이 많아 쉽게 무산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른 중개사나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대마불사라며 사업이 다소 지연되기는 해도 무산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