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강좌 수료식으로
뒤늦게 닿은 장마가 비는 찔끔 내리다 멈춘 칠월 중순이다. 주중 수요일도 비는 오질 않고 폭염 경보가 예상되는 날이다. 오후에 김해로 나가 인제대학이 개설한 한국학 아카데미 시민 강좌 수료식에 참석해야 한다. 지난겨울 가야사에 이어 남명학을 공부하고 현지답사를 두 차례 다녀왔다. 강의는 관련 분야를 전공한 연구자를 모셨고, 강독은 참여한 시민들이 역할을 분담 진행했다.
내가 올해 상반기 참여한 교양강좌는 대산 나눔문화센터에서 실시한 도예 체험도 있었다. 그곳 수업을 마치던 날은 창원시 농촌활성화센터 관계자가 나와 이수증을 수여했다. 김해로 나가 공부한 남명학 강좌도 대학 총장 이름으로 수료증을 발급해 준다고 한다. 자연학교 학생에게는 이런 행정적 절차나 의식은 줄여도 되겠으나 주관 부서는 수강생들 격려에 방점을 두는 듯하다.
오후 남명학 시민 강좌 수료식과 저녁 식사 자리가 아니라면 나 혼자만의 자연학교 일정을 보낼 텐데 아카데미 수강생과 보조를 맞춰야 했다. 그러함에도 아침 이른 시각에 현관을 나서 외동반림로에서 창원천 수변 산책로로 나갔다. 퇴촌교 삼거리 운동 기구에서 가볍게 몸을 단련하고 창원의 집 앞에서 장유로 가는 770번 좌석버스를 탔다. 시내를 관통해 창원터널을 넘어갔다.
무계교를 지난 장유 농협 앞에서 내려 풍유동 차고지를 출발 부산 하단으로 나가는 220번 버스로 갈아탔다. 롯데 아울렛을 거쳐 율하에서 용곡과 가동을 거쳐 경마장 앞을 지났다. 서낙동강 배수 갑문을 앞둔 정류소에서 잠시 내리려다 마음을 거두었다. 언젠가 한 번 들린 수능엄사를 찾을까 하다가 후일로 미뤘다. 예전에 섬인 녹도 노적봉 바위 더미 아래 세운 수변 법당이다.
신도시로 나날이 풍광이 달라지는 강서 명지 사취등을 지난 을숙도 문화회관에서 내렸다. 아침나절은 동선을 짧게 한 산책 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서 시간을 지체할 셈이다. 을숙도는 하굿둑 자동찻길을 기준 남북으로 나뉘는데 남쪽 생태공원 초화원으로 들어 숲길을 거닐었다. 평소 차를 몰아온 이들이게 피크닉장으로 개방할 목적으로 너른 주차장과 쉼터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숲이 끝나는 곳에서는 북단 생태공원으로 넘어가는 인공 생태터널을 통과했다. 김해 대동에서 서낙동강 물길은 가락으로 보낸 낙동강 본류가 하굿둑을 앞두고 다시 동서로 갈라져 하중도 을숙도에서 한 번 더 나뉘어 배수 갑문을 빠져나갔다. 터널을 넘은 어도 관찰 통로에서 부산현대미술관 앞을 거쳐 내가 가고자 하는 수자원공사 낙동강 문화관으로 향해 하굿둑 전망대로 올랐다.
4층 전망대로 오르니 직원은 업무가 시작되어 화분을 살피고 옥외는 가는 문을 개방했다. 먼저 바깥으로 나가 사상과 하단 일대 승학산과 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하굿둑을 빠져나간 물길이 다대포로 흘러감을 바라봤다. 이어 실내로 들어와 냉방이 잘 된 넓은 공간을 개인 서재처럼 활용해 집에서 가져간 책을 펼쳐 읽었다. 출판 연도가 다소 지난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이었다.
탐방객이 드물게 전망대로 오르는 이가 있었으나 그들을 괘의치 않고 독서에 몰입했다. 때가 되어 식당으로 내려가 비빔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다시 전망대로 올라 책장을 넘겼다. 실내에는 커피를 제공하는 편의 시설이 있어 잘 이용했다. 오후 2시 넘은 시간에 전망대를 나와 하단에서 김해 삼계로 가는 버스를 타고 델타에코 신도시가 들어서는 가락을 거쳐 김해 시내로 들었다.
남명학 수업이 이루어진 인제대 허브 캠퍼스 강의실을 찾아 수강생들을 뵙고 글로컬대학 연구교수로부터 수료증을 받았다. 격조 높은 강좌를 개설 좋은 호응을 받은 교수는 한 학기를 돌아보고 다음 학기를 설계 안내했다. 수강생들은 김해 산해정에 오래 머물며 교류와 학문 성취를 이룬 남명을 새롭게 알게 된 각자 소회를 나누고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같이 들며 담소가 이어졌다. 2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