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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위치와 구조
간은 오른쪽 상복부의 횡격막 바로 아래에 있는데 갈비뼈에 둘러싸여 보호되고 있습니다. 간은 무게가 약 1.2kg - 1.5kg 정도 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정상적인 간은 부드럽고 표면은 매끈합니다. 위와 장을 지난 혈액의 대부분이 (문맥이라는 이름의) 정맥을 통해 간을 지나서 심장으로 들어갑니다. 간은 (간에서 만든 답즙을 분비하는) 담관을 통해 소장(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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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기능
간이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합니다. 간은 장에서 흡수된 영양분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여 근육운동을 위한 에너지(글루코겐)를 저장하고 정상 혈당이 유지되게 합니다.
간은 우리 몸에 필요한 여러 물질을 만드는 생산 공장이기도 해서 혈액응고인자, 단백질 등 5000 여 가지의 효소를 만듭니다.
간은 몸에서 생산되는 노폐물과 약물 그리고 음식물에 있는 독성을 제거하고 분해하는 처리공장의 역할도 하는데 알코올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물질과 독성분을 분해합니다. 또한 기름기 있는 음식물을 소화시키는데 필요한 담즙을 생산하는 소화기관이기도 하고 세균과 싸우는 면역기관이기도 합니다.
또 간은 오래된 적혈구를 파괴하여 새로운 혈구가 만들어지게 돕고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고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를 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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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나빠졌는데 어떻게 하죠?
간에 병이 생기면 주변에서 간질환을 심하게 앓았던 사람이 생각나고 우선 걱정부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간이 나빠졌다는 말을 듣고 걱정만 하고 있으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간이 나빠진 경우는 원인이 여러가지이고 경과도 원인에 따라 아주 다릅니다. 간에 병이 생기는 원인 중에는 잘 낫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간이 나빠진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쉽고 따라서 앓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진료 받으신 곳의 담당 선생님께 간이 나빠진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며, 앞으로 경과가 어떨 것으로 짐작되는지 물어보시는 것이 그냥 걱정만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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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나빠졌는데 10년 전에 먹은 결핵약이 혹시?
결핵 치료제중에 간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결핵 치료제 때문에 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투약 중에만 이상이 생기고 투약을 중지하면 간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그 동안 간이 정상인 상태로 10여년을 지냈다면 이번에 간이 나빠진 원인은 결핵약이 아닌 다른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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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나빠졌는데 10년전에 척추마취를 한 것이 원인?
마취제 중에 간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척추마취(정확히 말하면 척수마취)에 사용되는 약품이 아니라 전신마취에 사용되는 마취제입니다. 그러므로 10년 전에 척추마취를 한 것과 지금의 간기능 이상은 관계가 없습니다.
개와 한약재를 함께 푹 고아서 그 국물을 먹는 것을 개소주라고 하는데 개소주는 참 성격이 모호합니다. 개소주는 한의원에서 짓지 않고 건강원 같은 곳에서 만드는 것으로 봐서는 식품 같기도 하고, 한약재가 여러가지 들어간다니까 한약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의 말로는 개소주를 만드는 사람 중에는 개소주를 만들 때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넣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간기능이 나쁜 분에게 개소주를 드시지 말라고 권합니다. 제가 간기능이 나쁜 분에게 개소주를 드시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한약재가 여러가지가 들어간다면 한약이 간기능이 나쁜 분에게 종종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이치로 개소주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둘째, 개를 고아서 만든 것이니 영양과 칼로리가 풍부하여 지방간이 있는 분에서는 간에 지방이 더 쌓이도록 하여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세째,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개소주를 만들 때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넣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바이러스성 간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넣지 않았더라도 한약재중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성분이 있습니다. 그런 것이 많이 들어있다면 바이러스성 간염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간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고 신체검사에 간기능검사가 포함되어 있으니 AST(GOT)니 ALT(GPT)니 하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GOT GPT가 무엇이길래 간기능이 나빠질 때 올라가는 것일까요? (AST는 GOT의, ALT는 GPT의 다른 이름인데 요즈음에는 GOT, GPT라는 말보다 AST, ALT라는 말을 더 많이 씁니다.)
GOT와 GPT는 세포에 들어 있는 효소의 이름입니다. GPT는 주로 간에 들어 있고, GOT는 간 외에도 여러 장기에 들어 있는데 심장, 신장, 뇌, 근육 등이 그 곳입니다.
세포가 파괴되면 세포에서 GOT, GPT가 나와 핏속에 돌아다니게 됩니다.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도 수명을 다한 세포는 죽고 (수명이 다한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에서는 수명을 다한 피부세포가 떨어져 나와 때를 만들 듯이)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므로 핏속에 적은 양의 GOT, GPT가 있습니다. 그런데 간에 염증이 생기거나 다른 이유로 간세포가 많이 파괴되면 피속에 GOT, GPT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간세포가 더 이상 파괴되지 않으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간세포가 정상보다 더 많이 파괴되고 있으면 GOT, GPT가 올라가고, 파괴되는 간세포의 양이 많을수록 그 수치는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간세포가 많이 파괴되는 것이 곧 간기능이 나쁜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SGOT, SGPT가 높으면 흔히 간기능이 나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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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PT는 간기능이 좋아질 때, SGOT는 간기능이 나빠질 때
오늘 깜짝 놀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만성 간장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건강식품을 팔면서 이렇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SGPT는 간기능이 좋아질 때 수치가 올라가고, SGOT는 간기능이 나빠질 때 수치가 올라간다."
게다가 자기들이 파는 건강식품을 먹으면 SGPT는 올라가고, SGOT는 내려간다고 말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 간기능이 나빠질 때 SGOT와 SGPT가 올라가고, 간기능이 좋아질 때 SGOT와 SGPT가 내려갑니다. 왜 대부분의 경우냐면 간기능이 아주 나쁜 분들 중에는 간기능이 더 나빠져도 SGOT나 SGPT 수치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정상으로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그 건강식품이 SGPT를 올리고 SGOT를 내린다면(그 말도 그대로 믿기가 그렇지만) 그 건강식품이라는 것은 더 이상 건강식품이 아닙니다. 차라리 간을 망치는 독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GOT와 GPT는 세포안에 들어 있는 효소의 이름입니다. GPT는 주로 간에 들어 있고, GOT는 간 이외에도 여러 장기에 들어 있는데 심장, 신장, 뇌, 근육 등이 그러한 곳입니다.
그러니까 간에 염증이 생기거나 해서 간세포가 파괴되면 간세포에서 GOT, GPT가 나와 핏속에 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래서 핏속의 SGOT, SGPT가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간세포 파괴가 멈추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건강식품을 먹어서 SGPT가 올라간다면 그 건강식품은 간을 해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SGPT는 간기능이 좋아질 때 수치가 올라가고, SGOT는 간기능이 나빠질 때 수치가 올라간다고 말하는 사람 믿지 마십시오. 사람을 속여 돈을 울궈내려는 거짓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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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초음파 검사
기계에서 초음파를 몸속으로 쏘아보내 되돌아온 초음파를 컴퓨터로 분석하여 몸의 단면을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초음파는 조직의 밀도가 다른 경계 부위에서 반사되는데 그런 성질을 이용하여 기체, 액체, 고형 구성물 등을 구별해 내고 형태를 그려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초음파는 인체에 해가 없기 때문에 반복하여 검사할 수 있고 임신 중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방사선을 이용하여 방사선이 우리 몸에서 흡수되고 반사되는 정도를 컴퓨터로 계산하여 우리 몸의 단면을 그려내는 방법으로 20여년 전부터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방사선에 뚜렷히 나타나는 조영제를 정맥으로 주사하고 촬영 방법을 여러 가지로 개선함으로써 어떤 병변, 특히 몸에 종양 등이 있을 때 그것의 위치, 크기 및 종류까지도 비교적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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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공명 영상(MRI)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들이 자기장 안에서 다양하게 활성화되는 점을 이용하여 각종 기관과 조직을 영상으로 나타내는 방법입니다.
오른쪽 옆구리의 간이 있는 부위에 직경이 3mm정도인 바늘을 꽂아서 그 안에 들어간 조직을 떼어내고, 그것을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조직을 떼어낸 후 간표면의 상처에서 피가 나기 때문에 그것이 멎도록 하루 정도 안정을 해야합니다. 바늘을 찌른 곳에서 담즙이 새어나오거나, 피가 멎지 않아 위험할 수도 있지만 요즈음에는 미리 충분한 준비를 하고 검사를 하기 때문에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혀 술을 마시지 않는데 신체검사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이라고 결과가 나온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은 검사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입니다. 환자에 대한 병력검사와 진찰을 하지 않고 검사수치만 해석하는 데서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대개는 감마 GTP가 높아진 경우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데 감마 GTP는 알코올성 간질환 때만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원인이든 지 간기능장애가 있을 때에는 감마 GTP가 증가합니다. 단지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을 때 다른 수치(SGOT, SGPT)보다 더 많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간질환이 없더라도 다른 이유로 감마 GTP가 증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므로 감마 GTP가 증가했다고 해서 모두 알코올성 간질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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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항원 양성 또는 B형 간염 양성
신체검사나 건강검진에서 말하는 '항원'은 대개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 항원'입니다. 그리고 '양성'이라는 것은 그것이 피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항원양성'이라는 말은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이 피(몸)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B형간염바이러스가 몸에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있다'고 해서 모두 'B형 간염'에 걸린 것은 아닙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있으면서도 간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런 상태를 B형간염바이러스 보균자라고 합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있으면서 간에 염증을 일으킨 경우는 물론 B형 간염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B형 간염과 B형간염바이러스 보균자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검사결과중에서 간기능 검사란을 보아서 그곳에 이상이 있으면 B형 간염일 가능성이 높고, 그곳에 이상이 없으면 B형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린 것은 때로는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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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기능 이상 - 총단백 증가
혈액검사에서 총단백이 높은 것이 꼭 비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총단백의 아래쪽에 보면 알부민과 글로불린이 있는데 이중에서 알부민 치가 낮거나 글로불린 치가 높은 경우에는 비정상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상이 없다고 볼 수도 있는 소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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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기능 이상 - γ-GTP 증가
감마 지티피(γ-GTP; 감마 글루타밀 트랜스펩티데이즈)는 간에 병이 있을 때 아주 흔히 증가하는 효소입니다. 간에 병이 있을 때 감마 지티피는 아주 예민하게 변해서 간에 병이 있는 사람의 90% 정도에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검사가 장점과 함께 단점도 있듯이 감마 지티피가 간에 병이 있을 때 아주 예민하게 증가하지만 간에 병이 없을 때에도 올라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술입니다. 술은 몸안의 감마 지티피의 양을 늘립니다. 그러므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간에 이상이 없어도 감마 지티피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만약 술을 마셔서 감마 지티피가 올라간 것이라면 술을 마시지 않으면 감마 지티피는 내려가고 내려간 감마 지티피는 다시 술을 마시면 올라가게 됩니다.
그 밖에도 몇 가지 약, 갑상선기능항진증, 신부전증, 췌장염, 당뇨병, 전립선암, 비만,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원인이 되어 감마 지티피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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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기능 이상 - LDH(유산탈수소효소) 증가
요즈음에는 간기능 검사의 하나로 LDH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드물지만 아직도 신체검사에서 LDH가 증가해 있어 간질환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유산탈수소효소(LDH)가 증가하는 원인이 워낙 여러가지라 간장질환 때문에 증가했다고 꼭 찍어서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산탈수소효소가 증가하는 경우는 간질환 외에도 심근경색증, 심부전, 재생불량성 빈혈, 암, 근육질환, 화상, 외상, 폐색전증, 신장질환 등이고 때로는 용혈에 의해서도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간염은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파괴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원인에 바이러스(A형, B형, C형, D형, E형, 그 외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다른 바이러스가 간염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코올, 약물, 화학약품, 한약, 건강식품 등이 있는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B형 간염입니다.
전격성 간염은 급성 간염의 1% 정도에서 나타납니다. 어떤 원인으로 생기는 간염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간염이 전격적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보통의 급성 간염처럼 완만한 경과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간의 염증(간세포의 파괴)이 아주 심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결국에는 간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상태(간부전이라고 합니다)에 빠지기도 합니다.
전격성 간염이 있으면 몸에 열이 나고 간의 크기가 줄어듭니다. 간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빌리루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황달이 빠른 속도로 심해지고, 간에서 해독되지 못한 물질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의식이 혼미해지는 혼수(간성 혼수)가 발생하고, 간에서 혈액응고에 필요한 물질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여 온몸에 출혈 반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전격성 간염은 여러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매우 심각한 병이며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선 간이식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간이식수술을 받지 않고 약물 치료만으로 회복된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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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에 해로운 음식과 이로운 음식
간염이 있는 경우에 어떤 음식이나 약이 간에 해롭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냥 단순하게 말한다면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불필요한 섭취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마저 섭취하지 않으면 안되겠죠? 그러므로 음식물 외에는 가능하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몸에 들어온 것은 간과 신장에서 해독이 되거나 대사가 되거나 그냥 배출됩니다. 이 중에서 신장에서 해독, 대사, 배출되는 것은 많이 먹어도 간에 별 영향이 없습니다. 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물질은 간에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간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의 간에는 부담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간기능이 나쁜 분은 이런 물질을 피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간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물질도 있습니다. 사염화탄소와 같은 공업용 화학물질과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알코올은 간장에 직접 독소로 작용해 간세포를 파괴합니다.
담배에 든 니코틴이 간에 직접적으로 해롭다는 확실한 자료는 아직 없습니다. 그렇지만 니코틴이 전신의 혈류를 좋지 않게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손상된 간세포의 회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커피 정도는 별 영향이 없지만 여러 성분이 섞여 있는 자양강장제나 한약 등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간이 나쁘면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별 근거가 없습니다. 식욕이 있고 소화에 문제가 없으면 드셔도 됩니다. 개고기도 금할 이유가 없습니다. 종교나 문화적 이유를 제외하면 말입니다.
간염은 간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여러 병을 모두 일컫는 것이므로 아주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전염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이러스가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간염 뿐입니다. 바이러스성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여러가지지만 우리나라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B형 간염과 C형 간염, 그리고 A형 간염입니다.
A형 간염은 A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오염된 음식물을 통하여 옮습니다. B형 간염은 혈액이나 정액과 같은 분비물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옮습니다. C형 간염이 혈액을 통해서 옮는다는 것은 확실히 밝혀져 있지만 다른 전염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D형 간염은 주사바늘과 피가 주된 전염경로입니다. E형 간염은 상수도 오염이 중요한 전염경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G형 간염은 수혈 등에 의한 감염이 알려져 있으며 아직 전염경로가 모두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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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하면 간염이 옮는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이성과 가벼운 키스를 해서 옮을 가능성은 없지만 깊은 키스를 한다면 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한번만 키스를 깊게 해도 100% 옮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키스를 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옮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물론 B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면역항체가 없는 경우에만 옮고, 면역이 있는 경우에는 옮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아직 없는데 키스를 통해 B형 간염에 걸리지 않기 원하신다면 지금 예방주사를 맞아 두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한때 녹즙이 몸에 좋다하여 크게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녹즙이 간염에 걸린 사람의 몸에 미치는 좋은 영향에 대하여 소문만 무성했지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결과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녹즙은 간염에 좋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사람이 녹즙을 많이 먹었을 때 간에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도 아직 자세한 것이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단지 간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녹즙을 먹고 상태가 나빠진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은 알려져 있고 녹즙에 들어 있는 어떤 성분이 그런 영향을 미치는 지는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녹즙을 만드는 채소에는 카로텐이라는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카로텐은 초록색 채소에는 물론이고 귤, 오렌지, 당근 등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카로텐은 몸 안에서 비타민 A로 바뀌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하지만 간기능이 나쁜 사람이 카로텐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녹즙 한잔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채소의 양을 생각해보십시오. 우리가 평소에 반찬으로 먹는 야채의 양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것이 간세포에 부담을 줘서 간을 해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녹즙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성분인 섬유질의 영향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 섬유질은 세 가지 주된 작용이 있습니다. 우선 영양소의 흡수를 막습니다. 그리고 대장의 운동을 변화시킵니다. 마지막으로 물을 끌어안는 성질이 있습니다. 섬유질을 적당히 먹었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때로는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고 철분과 같은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해서 철분결핍과 같은 영양결핍에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녹즙의 다른 성분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간에 이상이 없는 사람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간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만성 간질환 환자들은 녹즙을 먹고 상태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녹즙도 그 예외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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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 좋은 음식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 국민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늘 몸에 좋은 음식을 찾고 대중매체에서도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보도가 그치는 일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음식점에서는 파는 음식마다 그 음식이 몸에서 어떤 좋은 역할을 하는지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뿐 아니고 무슨 병에 걸리거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병에 좋다는 음식을 찾고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기 원합니다. 그래서 어떤 병이든지 그 병에 좋다는 음식이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음식은 음식이고 약은 약입니다. 음식이 약의 역할을 하지는 못합니다.
그 중에서도 짧은 기간에 낫지 않아 오래 치료해야 하는 병에 걸린 경우는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합니다. 그런 병에 걸린 사람이나 보호자들은 그 병에 특효라는 음식을 찾아 동분서주합니다. 간질환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진 음식은 굼벵이, 지렁이, 인진쑥, 미나리즙, 알로에, 개소주, 녹즙, 뱀탕, 케일, 컴프리, 느릅나물, 영지버섯, 당근즙, 조개 달인 것 등 아주 다양합니다. 심지어는 고양이가 간에 특효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병에 걸린 사람에게 병에 좋은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주변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의 표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런 음식을 마련하고 권합니다.
그런 고운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간이나 콩팥이 나쁜 사람에게는 역효과를 내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음식도 간이나 콩팥의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과 콩팥이 그런 물질을 처리하는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간이나 콩팥의 기능이 나쁜 사람에게 그런 음식을 먹이는 것은 마치 힘에 부치는 짐을 지고 겨우 걸어가는 사람에게 다시 짐을 더 얹는 것과 같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물질이더라도 간이나 콩팥에서는 그것을 처리하는데 무리가 따르고 간이나 콩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바이러스가 간에 염증을 일으킨 것을 바이러스성 간염이라고 말합니다.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A형간염바이러스, B형간염바이러스, C형간염바이러스, D형간염바이러스, E형간염바이러스, G형간염바이러스, 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입니다.
A형간염바이러스와 E형간염바이러스는 음식물을 통해서 전염되며 급성 간염만 일으킵니다. B형간염바이러스, C형간염바이러스, D형간염바이러스는 급성 간염 뿐 아니라 만성 간염도 일으킵니다.
A형간염바이러스가 일으킨 간염은 A형 간염, B형간염바이러스가 일으킨 간염은 B형 간염, C형간염바이러스가 일으킨 간염은 C형 간염으로 부르는데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것은 B형 간염입니다. 그리고 A형 간염과 C형 간염도 상당히 많지만 D형 간염, E형 간염, G형 간염 등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병입니다.
A형 간염은 음식물을 통해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간에 염증을 일으킨 병입니다. A형 간염은 경제수준이 낮고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며 위생상태가 나쁠수록 잘 걸리고 경제수준이 높아지면 줄어듭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의 거의 대부분이 어렸을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성인이 되면 모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항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A형 간염에 걸린 어린이는 있었지만 어른이 A형 간염에 걸리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그 후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어린이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든 후에 A형 간염에 걸리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A형 간염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증상은 전혀 없고 혈액검사(간기능검사)에만 이상이 나타나거나 감기나 소화불량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는 특히 어린이에 흔하고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로는 황달이 심하면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드물기는 하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은 전격성 간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곧바로 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병을 일으킵니다. (이 기간을 잠복기라고 합니다.) A형 간염의 잠복기는 짧으면 보름이고 길면 한달 반인데 대개 한달 정도입니다.
A형 간염의 증상은 황달이 나타나기 전의 초기 증상, 황달이 있는 기간, 회복기의 세 기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은 잠복기가 끝나면 나타나는데 대개 1 주 - 2 주 동안 지속됩니다. 이때는 증상으로는 감기나 단순한 소화불량과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이때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보면 식욕부진, 구역질, 구토, 피로, 무력감, 두통, 관절통, 근육통, 기침, 콧물, 인후염(목에 생기는 염증), 입맛과 냄새의 변화, 미열, 진한 오줌, 하얀 대변 등입니다.
다음으로 황달이 나타납니다. 황달은 간이나 담도 계통에 이상이 있을 때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을 몸밖으로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몸에 축적되어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되는 것입니다. (당근이나 귤을 많이 먹었을 때에도 손발이 노랗게 되기는 하지만 그럴 때에는 황달이라 하지 않습니다.) 이때에는 앞서 나타났던 증상들은 없어지고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되는데 체중이 약간(2.5 kg - 5 kg) 줄기도 하고, 간이나 비장, 심지어는 목의 임파선(림프절)이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윗배가 거북하거나 아프기도 합니다. A형 간염에 걸렸을 때에는 다른 바이러스성 간염에 걸렸을 때보다 황달이 심하지 않은 편입니다.
회복기에 접어들면 위의 증상은 모두 없어지고 간은 커진 상태로 있고 간기능 검사상 이상은 남아 있습니다. A형 간염은 대부분 황달이 나타난 후 1 - 2 개월에 걸쳐 서서히 좋아집니다.
때로는 황달이 심하고 여러 달 동안 황달이 지속되다가 낫는 담즙정체형 간염이 되거나 증상이 나아지다가 다시 악화되고 오래 지난 후에야 회복되는 재발성 간염이 되는 수도 있지만 결국은 대부분 좋아지고 만성 간염이 되거나 보균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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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의 치료
제목을 A형 간염의 치료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급성 A형 간염의 치료에 대한 것입니다.(만성 A형 간염은 없습니다.) 이 치료법은 A형 뿐 아니라 B형, C형, D형, E형 등 모든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A형 간염은 그 증상과 심한 정도가 가지각색입니다. 따라서 각각의 경우에 따라 치료방침이 달라집니다. 즉 병명이 같다고 해서 치료방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심한 경우에는 입원을 해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통원 치료를 하게 됩니다. 급성 A형 간염의 원인인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보존적인(보조적인) 방법이 치료의 주를 이룹니다.
우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물론 하루종일 자리에 누워 있기만 할 필요는 없고 약간의 활동은 해도 되지만 피로할 정도의 일은 피해야 합니다.
음식은 고칼로리 식사가 좋은데 구역질이 오후에 더 심한 경우가 많으므로 될 수 있으면 오전에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가릴 음식은 없으며 구역질 때문에 먹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맛이 없을 때에는 지방이 적고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먹기에 더 낫습니다. 일단 입맛이 돌아오면 고단백식이 바람직합니다.(고기, 생선, 콩, 두부 등에 단백질이 많은 것은 아시지요?) 고단백식이 좋다고는 하지만 다른 음식은 먹지 말고 고기만 드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입맛에 맞는 음식을 드시되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좀 더 드시라는 것입니다.
심하게 토해서 음식을 먹을 수 없으면 정맥주사를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입원해야 합니다.
그 외에 불필요한 약(간에서 분해되면서 간에 부담을 주는 약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약도 있습니다.)은 피한다든지, 황달이 심하면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적절한 약을 쓰는 것은 의사의 조언을 받아야 합니다.
급성 A형 간염은 아무 증상이 없이 지나갈 수도 있지만 간기능이 급격히 나빠져 사망할 수도 있는 병입니다. 따라서 면밀한 경과관찰이 중요합니다. 집에서 혼자서 치료한다고 하거나, 주변의 문외한들의 말을 듣고 간에 해로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A형 간염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1주 전부터 시작하여 2주 - 3주 동안 대변을 통하여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나옵니다. 환자 스스로가 A형 간염에 걸렸다는 것을 알기 전에 대변에 바이러스가 나와 다른 사람을 전염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음식물이나 물, 또는 손을 통하여 입으로 들어가면 전염될 수 있습니다.
A형 간염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려면 개인위생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자주 씻는 것입니다.
환자를 간호할 때에는 장갑을 끼고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환자에게 손을 대지 않고 손을 자주 씻도록 합니다. 환자가 먹거나 사용한 음식, 식기, 옷, 가구, 수건, 배설물은 따로 처리해야 합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1분 이상 끓이거나 자외선 소독을 하면 없앨 수 있습니다.
환자와 성행위를 한 사람이나 가족은 될 수 있으면 빨리 면역항체주사를 맞아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A형 간염 예방주사가 최근에 개발되어 A형 간염을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주사를 두 번 맞으면 됩니다. 30세 미만이면서 다음에 해당되는 분에게는 예방접종을 권합니다.
1.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지역으로 여행하는 사람(미국, 캐나다, 서유럽, 북유럽,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이외의 나라)
2.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지역으로 파견되는 군인 또는 외교관
3. 위생시설이 좋지 않은 사회복지시설, 수용시설 등의 수용자 또는 근무자
4. 식품위생업소 또는 집단 급식소에서 조리에 종사하는 사람
5. A형 간염 바이러스를 다루는 실험실 종사자
6. 혈우병 환자
7. 마약중독자와 같은 불법 약품 사용자
8. 남성 동성연애자
9. 만성 간질환 환자
10. 기타 A형 간염 항체 획득을 원하는 사람
급성 B형 간염의 증상은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증상은 전혀 없고 혈액검사상(간기능 검사) 이상만 나타나기도 하고, 황달이 심하면서 각종 증상이 다 나타나기도 하며, 또 어떤 경우에는 황달은 나타나지 않고 감기나 소화불량 같은 증상만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환자에게 아래에 열거하는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곧바로 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병을 일으킵니다. (이 기간을 잠복기라고 합니다.) 급성 B형 간염의 잠복기는 짧게는 30일부터 길게는 180일까지 다양한데 대개 4주에서 12주 사이입니다.
급성 B형 간염의 증상은 황달이 나타나기 전의 초기증상, 황달이 있는 기간, 회복기의 세 기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은 잠복기가 끝나면 나타나는데 대개 1 - 2 주간 지속됩니다. 이때는 증상으로는 감기나 단순한 소화불량과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이때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보면 식욕부진, 구역질, 구토(토하는 것, 흔히 오바이트라고 잘못 말하는 것), 피로, 무력감, 두통, 관절통, 근육통, 기침, 콧물, 인후염(목에 염증 생기는 것), 입맛과 냄새의 변화, 미열 또는 고열, 진한 소변, 하얀색의 대변 등입니다. 많지요? 이것이 모두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일부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감기나 소화불량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황달이 나타납니다. 황달은 간이나 담도 계통에 이상이 있을 때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배출되지 못하고 몸에 축적되어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되는 것입니다. (당근이나 귤을 많이 먹었을 때에도 손발이 노랗게 되기는 하지만 그럴 때에는 황달이라 하지 않습니다.) 이때에는 앞서 나타났던 증상들은 없어지고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되며, 체중이 약간(2.5kg - 5kg) 줄기도 하고, 간이나 비장, 심지어는 목의 임파선이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윗배가 거북하거나 아프기도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급성 B형 간염이라 하더라도 황달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황달은 대개 4주 이내에 없어집니다.
회복기에 접어들면 위의 증상은 모두 없어지고 간은 커진 상태로 있고 간기능 검사상 이상은 남아 있습니다.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는 급성 B형 간염의 3/4에서 황달이 나타난 후 3개월 - 4개월에 걸쳐 서서히 좋아집니다. 나머지는 좀 더 느리게 회복됩니다.
만성 B형 간염의 증상은 심한 정도가 다양해서 아무런 증상도 없는 경우서부터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까지 제각각입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더라도 심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 가장 흔한 것은 오래 지속되는 피로입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구역질, 식욕감퇴, 허약감, 열, 황달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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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B형 간염의 치료
이 치료법은 B형 뿐 아니라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모든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에 모두 해당되는 것입니다.
급성 B형 간염은 그 증상과 심한 정도가 가지각색입니다. 따라서 각각의 경우에 따라 치료방침이 달라집니다. 즉 병명이 같다고 치료방법도 모두 같지는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심한 경우에는 입원을 해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통원 치료를 하게 됩니다.
급성 B형 간염의 원인이 되는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치료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보존적인(보조적인) 치료방법이 주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은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물론 하루종일 자리에 누워 있기만 할 필요는 없고 약간의 활동은 해도 되지만 피로할 정도의 일은 피해야 합니다.
음식은 고칼로리 식사가 좋은데 구역질이 오후에 더 심한 경우가 많으므로 될 수 있으면 오전에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가릴 음식은 없으며 구역질 때문에 먹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입맛이 돌아오면 고단백식이 바람직합니다.(고기, 생선, 콩, 두부 등에 단백질이 많은 것은 아시지요?) 고단백식이 좋다고는 하지만 다른 음식은 먹지 말고 고기만 드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입맛에 맞는 음식을 드시되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좀 더 드시라는 것입니다.
심하게 토해서 음식을 먹을 수 없으면 정맥주사를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입원해야 하지요.
그 외에 불필요한 약(간에서 분해되면서 간에 부담을 주는 약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약도 있습니다.)은 피한다든지, 황달이 심하면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적절한 약을 쓰는 것은 내과의사의 조언을 받아야 합니다.
급성 B형 간염은 아무 증상이 없이 지나갈 수도 있지만 간기능이 급격히 나빠져 사망할 수도 있는 병입니다. 따라서 면밀한 경과관찰이 중요합니다. 집에서 (함부로) 혼자서 치료한다고 하시거나, 주변의 문외한들의 말을 듣고 간에 해로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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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 간염의 치료
병의 상태에 따라 보존적인 치료를 하는 것은 급성 B형 간염과 같습니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가 급성 B형 간염과 다른 것은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인터페론이나 라미부딘과 같은 항바이러스약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만성 B형 간염에 사용하는 인터페론과 항바이러스약은 적응이 되는 경우가 제한되어 있고 부작용이 심할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잘 상의한 후에 사용해야만 합니다.
간기능 검사상 GOT, GPT가 올라가 있고 혈중 B형간염바이러스 DNA가 양성인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간기능 검사가 정상이 되고 e항원과 B형간염바이러스 DNA가 음성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사용하는 약(주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알파 인터페론을 1주일에 3회, 한번에 500만 단위씩, 6개월 주사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렇게 치료하면 30% - 40%에서 e항원이 음성이 되고 간기능이 호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혈청 GPT치가 높고, B형간염바이러스 DNA 양이 적으며, 감염기간이 짧고, 합병된 질환이 없으며, 간조직검사 상 간염이 활동성인 경우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페론은 부작용이 좀 심한 편입니다.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사한 지 몇시간 후부터 고열, 오한, 근육통, 두통, 허약감 등이 나타납니다. 오래 사용하는 경우에는 피로감, 근육통, 두통 뿐 아니라 체중감소, 탈모, 불안증, 우울증, 골수기능저하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원래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약으로 B형간염바이러스의 복제(번식)을 억제할 수 있음이 알려져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부터 시판되고 있는데 인터페론처럼 주사할 필요가 없고 하루에 한번만 먹어도 되며 심각한 부작용이 드문 약입니다.
인터페론과 마찬가지로 간기능검사 상 GOT, GPT가 증가해있고 e항원, B형간염바이러스 DNA가 양성인 사람에서 간기능검사 수치를 정상으로 만들고 e항원과 B형간염바이러스 DNA가 음성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사용합니다.
치료기간이 긴 것이 인터페론과 다른 점인데 많은 전문가들이 최소한 1년 이상 투약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약을 먹는 동안에는 많은 환자에서 간기능이 정상이 되고 B형간염바이러스 DNA가 음성이 되지만 e항원은 그렇게 많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약을 끊으면 DNA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라미부딘을 사용하는 도중에 약에 듣지 않는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점이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닌자 거북이와 같이 귀여운 동물이 생각나는 분도 계시겠지만 용가리, 고질라, 또는 엄청나게 큰 거미와 같이 무시무시한 괴물, 또는 X-맨에 나오는 위험한 인물들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돌연변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요즈음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그리고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몸이 변해서 항생제를 사용해도 약이 잘 듣지 않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약간 잘못된 생각입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변하는 것은 우리의 몸이 아니라 세균입니다. 즉 우리 몸이 변해서 항생제가 듣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세균이 특정 항생제를 견뎌내는 힘이 생겨서 그 항생제를 사용해도 죽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세균을 죽이려면 다른 항생제가 필요하게 됩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이야기는 저의 홈페이지에 있는 글을 참고하십시오. 직접 보기)
내성은 비단 세균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즈음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로 사용하는 라미부딘(우리나라에서는 제픽스라는 상표로 팔리고 있습니다)이라는 약도 내성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다음은 그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어 권했다가 어떤 분과 나눈 대화입니다.
"그 약을 사용하면 돌연변이 때문에 내성이 생긴다던데요."
"예, 내성이 생길 수 있지요. 그런데 내성이 생기면 무슨 문제가 생긴다던가요?"
"약이 듣지 않게 되쟎아요."
"약이 듣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지요?"
"간염이 심해지는 것 아닌가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이지요?"
"만성 간염이 있는 것이지요."
"만성 간염이란 간염이 오랫동안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 약을 쓰자고 말씀드렸지요?"
"이 약이 B형간염바이러스가 번식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숫자를 줄이므로 결과적으로 간염도 가벼워지고 간이 파괴되는 것을 줄여줄 수 있다고 하셨쟎아요."
"맞습니다. 간의 염증을 줄이고 간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야... 간에 염증이 계속되고 간이 계속 파괴되겠죠."
"그런데 아까 이 약에 내성이 생기면 어떤 일이 생길거라 하셨죠?"
"간염이 심해지는 것이라 했는데요."
"그럼 이 약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나 이 약을 사용하다가 내성이 생겼을 때나 결과는 비슷하네요. 그렇죠?"
"그렇네요."
"그렇다면 내성이 생기지 않았을 때 생기는 좋은 효과를 기대하고 치료를 해보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아예 치료를 시작하지도 않는 것이 더 나을까요?
약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성이 생길 것이 두려워 꼭 사용해야할 때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마치 적이 탱크를 몰고 우리나라에 쳐들어왔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포를 맞아도 그 탱크가 부셔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온 나라가 짖밟히는데도 대포를 사용하지 않고 고이 모셔두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바이러스가 내성이 생기면 간염이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닌가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B형간염바이러스가 이 약에 대하여 내성이 생기더라도 돌연변이가 생기기 전의 바이러스보다 생존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약을 중단하면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는 없어지고 원래의 바이러스가 다시 번식하여 원래의 상태처럼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어떤 약이나 치료법을 사용할 때에는 그것을 사용해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부작용,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초래될 수 있는 결과를 잘 따져보고 저울질하여 손해보다 이익이 훨씬 클 때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방법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생각해봐야죠.
이 약의 경우에는 사용하였을 때 바이러스의 번식을 막고 염증이 가벼워지는 이익과 바이러스가 내성이 생겼을 때 올 수 있는 결과를 잘 저울질해야하는 것입니다. 이 약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고려하면서요.
지금 나눈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시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왜 제가 처음에 돌연변이 이야기를 꺼냈죠?
처음 올린 날 ; 200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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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부딘은 꼭 식후에 먹어야만 하는가?
라미부딘은 꼭 식후에 먹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가 약을 식후 30분에 먹는 일이 많지만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약이 공복에 먹었을 때 흡수가 잘 되고 효과가 가장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양약이 몸에 해롭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있어서인지, 양약은 독하다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공복에 약을 먹으라고 하면 불안해하고 실제로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서 공복에 먹는 것이 더 나은 것을 알면서도 그냥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라미부딘은 위장장애가 그리 심한 약이 아니므로 꼭 식후에 드셔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아침에는 집에 있는 일이 많으니 아침에 약을 먹는 것이 편한데 아침 공복에 드시고도 위장장애만 없다면 공복에 드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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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을 강화해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앨 수는 없을까?
만성 B형 간염과 면역체계 사이에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전모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면역기관과 관련된 약 중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은 인터페론 주사 밖에는 없습니다.
면역을 강화시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애준다는 약(?)들은 인터페론이 아닙니다. 그런 약(?)들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를 인정받은 적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B형간염바이러스를 몸에 가진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의 10m 이내로 접근하기만 해도 모두 전염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은 모두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는데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은 급성 B형 간염 환자, 만성 B형 간염 환자, B형 간염 건강 보균자, 그리고 간경변증 환자 중에 일부 B형 간염 바이러스 양성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위의 네 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됩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경로 중 흔한 것은 세 가지 입니다.
우선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과의 성적접촉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습니다. 환자 몸에서 분비되는 거의 모든 체액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는데 그 전염성은 각각 다릅니다. 그 중에서 정액을 통하여 전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과의 성교는 전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성간이거나 이성간이거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다음으로는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여자가 임신했을 때 태어나는 아기가 전염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인데 임신 중에 아기가 전염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고 태어나는 도중에 전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의 피를 통하여 전염되는 경우입니다. '피'하면 수혈을 생각하기가 쉬운데 우리나라처럼 수혈할 모든 피에 대해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지 검사하는 나라에서는 수혈에 의해 B형 간염에 걸릴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그보다는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에 B형 간염에 걸릴 수가 있습니다. 기구에 붉은 피가 아니고 피의 맑은 액체 성분인 혈장이 묻으면 혈장에 들어있는 B형간염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침, 귀뚫기, 손톱 다듬기, 문신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도 있으며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과 면도기나 칫솔, 세면수건을 같이 쓰는 경우에도 B형 간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미국과 같이 의약분업이 잘 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일회용 주사기를 구하기가 힘들답니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마약중독자들은 주사기를 서로 돌려 가면서 쓰는데 이 경우에도 B형 간염에 전염되는 수가 많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처럼 일회용주사기를 구하기 쉬운 나라에서는 그런 일은 드물 것으로 생각됩니다.(그렇다고 걱정 말고 마약중독자가 되시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오해 마세요.)
그러나 B형간염바이러스가 악수, 포옹, 가벼운 키스나 음식물을 통하여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와 만나거나 함께 노는 것으로는 옮지 않고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와 식기를 함께 사용해도 옮지 않습니다. 목욕탕이나 사우나 또는 수영장, 화장실 등에서 B형간염이 전염되지도 않으며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기침하거나 재채기를 해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습니다.
술잔 돌리기에 의해 B형 간염이 전염될 가능성에 대하여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B형간염에 대하여 가장 공신력있는 기관의 말을 인용합니다.
보건복지부 - B형 간염은 타액 등을 통하여 일상생활에서 전염될 실질적인 가능성이 없다.
대한간학회 - B형 간염은 음식물을 통하여 전염되지 않으므로 식기 등을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
이제 '술잔 돌리기와 B형 간염의 전염'에 대하여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기 전에 몇가지 사실을 말씀드려야겠군요.
사실 1.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침(타액)에는 B형간염바이러스가 들어있습니다.
사실 2.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사용한 컵에는 B형간염바이러스가 묻어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이미 밝혀졌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마신 술잔에는 B형간염바이러스가 묻어있으니 그것을 통해서 전염이 되는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그것을 확인하려면 실험을 해보면 되겠죠? B형간염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을 모아서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와 술을 마시면서 술잔을 돌리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실험은 불가능합니다. 아주 효과적인 치료제도 없는데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는 실험을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요. 우선 동물 실험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원숭이에게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침을 모아서 먹여본 적이 있습니다. 컵에 묻은 침이 입에 들어가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양이겠죠? 결과는 실험대상이 되었던 원숭이 중 한마리도 B형간염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았습니다.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피를 먹인 원숭이들은 전염되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술잔을 돌리는 사람과 돌리지 않는 사람 사이의 차이를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나라에는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많으니 다방이나 술집에 다니는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많을 것이고 그런 곳에서 사용하는 찻잔이나 술잔을 통해서 전염된다면 다방이나 술집에 자주 다니는 사람은 잘 다니지 않는 사람보다 B형 간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라는 가설 하에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결과는 다방에 자주 다니는 사람과 잘 다니지 않는 사람사이에, 술집에 자주 다니는 사람과 잘 다니지 않는 사람 사이에 B형 간염의 빈도는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사용한 술잔이나 찻잔 뿐 아니라 그 사람이 사용한 관악기에서도 B형간염바이러스가 검출됩니다. 그리고 인공호흡법 실습자 중에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그 사람이 사용한 실습용 인형의 입부분에서도 B형간염바이러스가 검출됩니다. 그 뿐 아니고 여러 사람의 입이 닿는 성당의 성찬례(정확한 명칭은 모르겠군요.)에 사용하는 잔(이름이 뭐죠?)에서도 B형간염바이러스가 검출됩니다.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사용한 관악기를 사용한 사람들에서,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와 같은 실습용 인형을 사용해 구강대구강법(아시죠? 인공호흡법의 하나로 숨을 쉬지 못하는 사람의 입에 처치하는 사람이 입을 대고 숨을 불어 넣은 방법입니다)을 실습한 다른 사람들에서, 성당의 신도 중에서 관악기나 실습용 인형이나 성찬례가 원인이 되어 B형간염바이러스에 전염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모두 B형 간염이 흔하지 않은 외국의 연구입니다.)
그럼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 술잔을 돌려서 B형간염바이러스가 전염될 가능성은 없는 것입니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입니다. 그 낮은 가능성마저도 걱정된다면 B형 간염 예방주사를 맞으면 전염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B형간염 예방주사를 맞으면 전염될 가능성이 없는데도, 자기 자신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면서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들은 병을 퍼뜨릴 수 있다'고 멀리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B형 간염 예방주사를 맞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신생아와 B형 간염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은 B형 간염 예방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이미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와 면역이 있는 사람은 맞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B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기면 B형 간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과 성행위(성교나 입맞춤; 가벼운 입맞춤은 제외)를 하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므로 바이러스가 옮을까 걱정하여 입맞춤까지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B형 간염 예방주사를 맞고 항체가 생긴 다음에는 B형 간염에 대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러므로 배우자나 배우자 되실 분이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할 것을 권합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여자분이 임신하여 출산하는 과정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임신한 여자는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지 검사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면 아기가 태어난 직후에 아기에게 적절한 조치(주사)를 함으로써 아기가 전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왕절개수술을 하더라도 B형간염바이러스가 전염되는 되는 것을 줄일 수는 없기 때문에 B형간염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하여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는 침, 귀뚫기, 문신, 손톱다듬기 등으로 B형 간염이 옮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는 곳이나 면허 없이 그런 행위를 하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사를 사용하는 마약을 사용하는 경우 주사기를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사용하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지 주사기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B형간염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사용한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세면수건은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식기를 따로 쓰거나 특별히 소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와 각방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 간염이 침을 통해서 옮을 수 있다는 글을 썼더니 어떤 한의사께서 요즈음 한의원에서는 1회용 침을 사용하기 때문에 간염이 옮을 위험성은 없다는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1988년부터 우리나라의 한의원에서는 소독된 일회용 침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한의원이 아닌 곳에서는 아직도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침을 사용하는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곳에서 침을 맞으면 B형간염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