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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자고교 왕따 오춘자 】───────────────
※춘자고교 왕따 오춘자※
[51]
“응?”
시선을 느낀 건지 소유가 뒤를 돌아보았다. 남이 봐도 한눈에 알아챌 정도로 흠칫 놀란다.
난 흔들리는 눈동자로 소유를 직시하다 곧 혀 짧은 아이가 방금 했던 말이 떠올라 두 눈에 힘을 빡 주었다.
“언제 나왔어? 나왔으면 말을 하지. 하하.”
어색한 웃음이었다. 본인도 어색하단 걸 느꼈는지 금세 거두어버린다.
타닥, 후다닥! 소유가 우리 쪽으로 관심을 돌리자 목소리가 작던 남자아이가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친구를 부축하며
잽싸게 도망을 가버리고 만다. 그들을 소유가 짜증스럽다는 듯 바라보다 시선을 다시 내게로 돌렸다.
“뭐…뭐해? 다 샀음 빨리 가자. 지우랑 비야누나가 기다릴 거야.”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딴청을 피워댄다. 하지만 그냥 대충 넘길 일이 아니다. 설우도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딜 그냥 가려고?”
설우의 목소리가 돌아선 소유의 발목을 붙잡았다. 소유가 고개를 돌린다.
“하하. 형도 참? 지금 걸어가고 있잖아. 내가 언제 기어갔다고. 농담도 참 잘 하시지.”
소유는 언제나 그렇듯 말귀를 못 알아들었다. 지금의 소유는 평소와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왜 내 눈엔 마치 연극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새꺄, 쇼하지 마.”
“무슨 소리야?”
설우의 말에 소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설우가 계속 말을 이었다. 그의 말은 나조차도 처음 듣는 사실이었다.
“무슨 소리긴. 네 눈엔 내가 지금 헛소리 지껄이는 걸로 보이냐? 막말로 너 말귀 못 알아듣는 거, 그거 쇼 아냐?
예전에 자살소동 일으킨 것도 쇼 아니냐고!”
“하하, 난 도대체 형이 무슨 말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
“나한테 구라 깔 생각하지 마! 네가 5층에서 뛰어내린다고 생 지랄을 떨 때 너희 학교 놈 붙잡고 다 물어봤으니까!”
설우가 화를 내며 고함을 치고, 소유의 눈은 휘둥그레진다.
더 이상 그 어떤 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저 설우의 말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네가 영원중에서 제일 잘 듣고 제일 말 잘하는 놈이라며? 영원중 대가리, 이소유!!
학교에서 너한테 안 맞아본 놈이 없을 정도로 성질 더럽고 쌈박질만 하는 놈!
그러다가 3개월 전에 전학생한테 밀려 대가리에서 물러난 게 너 아냐?”
“누가 그래? 누가 다 불었어?!”
이야기를 계속 듣고만 있던 소유가 무서운 얼굴로 돌변하더니 언성을 높였다.
그러고 보니 자살소동 때 내가 소유를 타이르는 동안 설우가 영원중학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본 것 같기도 하다.
그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그런데 소유에 대해 물어봤을 줄이야.
“오춘자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냐? 속이니까 재밌든?”
질문은 설우가 했지만 대답은 내가 더 활짝 귀를 열고 기다렸다. 소유가 망설이는 가 싶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래. 내가 왕따라는 것도, 말귀가 어두운 것도 다 거짓말이야.”
그에 대한 한 톨의 믿음마저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다. 소유를 보고 있으니,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입술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냥 심심했어. 새로운 놀이가 필요했어. 따분함에 인터넷을 뒤지다 우연히 춘자누나가 올린 글을 발견하게 된 거야.
처음엔 많이 웃었어. 솔직히 한심하기도 했고. 그러다가 문득 이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지더라고.
여자에다 고등학생이라는 걸 알고는 과연 어떤 식으로 왕따를 도와준다는 건지 의문이 생겼어. 그래서.”
“그래서 날 속이고 모임에 들어온 거라고? 그래, 날 보니 어떻던? 재미있든?”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런 나를 보자 소유는 미안했던지 내가 아직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을 덤으로 알려주었다.
“왜 나한테만 그래? 나 말고 지우도 거짓말하고 들어온 거야!”
또 한번의 충격이었다. 크나 큰 배신감이 울분과 함께 밀려온다.
“야! 이소유!”
“진짜야! 지우랑 나랑 짜고서 들어온 거야!”
설우의 외침에 소유가 억울하다는 듯이 소리친다.
애초에 짜고서 함께 모임에 들어온 거라고? 언제는 모임에서 친해졌다더니…
바보같이 난 그것도 모르고 다 내 덕이라며 우쭐해했는데….
서러웠다. 그리고 가슴이 답답했다. 한심하던 내 삶 중 오늘이 가장 최악이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그냥 두고서 집으로 향했다.
“오춘자!”
아무런 상관도 없는 설우가 내 이름을 크게 불러도 눈물을 닦으며 걷기만 했다.
그렇게 도착한 집에선 비야와 지우가 슈퍼에 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에 잔뜩 눈물을 묻히고 온 나를 보더니 비야와 지우가 놀란 얼굴로 소파에서 일어났다.
날 따라오던 설우와 소유도 도착했다.
“누나, 왜 울어?”
“언니!”
요상한 분위기에 지우가 소유를 본다. 그에 소유가 난처해하며 눈치를 보낸다.
비야는 내 눈물을 닦아주며 영문도 모른 체 달래기 위해 애를 썼다. 저 두 녀석들 때문에 비야까지 의심스럽다.
그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말이다.
“나가.”
“네?”
비야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내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가라고. 너희 셋 다 당장 나가! 왕따스쿨이고 뭐고 다 집어치워! 나도 알아.
내가 얼마나 한심한 짓을 했는지…. 너희들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고!!”
쏟아지는 울음을 참지 못해 터뜨려버렸다. 울고 또 울었다.
나이 어린 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남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그렇게 펑펑 눈물을 쏟아내었다. 내가 정말이지 한심스럽다.
“언니, 왜 그러세요…?”
“이소유, 신지우. 그동안 즐거웠니? 난 개그맨이 아니라 웃기는 덴 자신이 없는데.
만약, 재미없었다면 내가 사과할게. 내가 너무 못나서…그래서 그래. 주제도 모르고 감히 방정을 떨어서 미안해.”
난 지갑에서 5만원을 꺼내었다. 그리고 그 돈을 소유의 손에 쥐어주었다.
“자! 이거 너희들한테서 거둔 돈이야. 내가 이 돈 거둘 때마다 웃겼지? 너희들 벌금 내려고 일부러 그랬던 거잖아.”
“누나…미안해.”
“필요 없어. 너희들이 왜 미안해? 미안해하지마.…미안해하지 말고 그냥 나가.
이제 여긴 왕따스쿨이 아닌 그냥 우리 집이야! 그러니까 빨리 나가!…제발…나가줘.”
털썩.
내 분에 못 이겨 그만 주저앉아버렸다. 설우가 내게 다가와 어깨를 감싸준다. 그리곤 기운 없는 나대신 그들을 내쫓아주었다.
“안 나가고 뭐해?”
설우의 한마디에 세 사람은 더 이상 대꾸도 하지 않고 집에서…우리 집에서 나가버렸다.
쾅. 현관문이 닫히자 난 혼자서 그들과의 이별, 절교, 그리고 bye를 선포했다.
설우와 나만이 남은 조용한 집안.
들리는 소리라곤 내 흐느낌이 전부다. 설우의 부축을 거절하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설우의 묻는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내 방으로 올라갔다. 그에 화내지 않고 조용히 따라오는 설우였다.
방으로 들어온 나는 곧장 컴퓨터를 켰다. 확인해볼 것이 한 가지 있었다. 무작정 컴퓨터를 켜는 날 설우는 이해하지 못했다.
“훌쩍, 흑…”
코를 훌쩍이며 들어간 싸이트는 몇 개월 전 내가 왕따스쿨 모집 글을 올렸던 곳이었다.
작성자에 내 이름을 친 뒤 검색을 해보았다.
“이건…”
설우는 내가 올렸던 글을 보곤 사뭇 놀라는 표정이었다. 조회수 210에 리플 수만 해도 30개였다.
복잡한 심정으로 클릭을 해 내 글에 달린 리플들을 보았다.
「별 미친 인간을 다 보겠네. 할 짓이 그렇게 없냐? kirara」
「꼭 보면 이런 것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지. uhehe」
「제 친구 이 모임에 들었데요. 재미로~ㅋㅋㅋ. bang9」
「어! 우리 반 애도 가입했다던데? ojummaro」
「이거 진짜예요? 장난 같은데. 왕따보험도 엄청 웃기던데, 이건 더 웃기네요. hahaha」
탁.
손에서 마우스를 놓았다. 내 행동에 회의가 느껴진다.
과연 괜한 짓을 한 걸까? 이들의 말처럼 난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걸까?
하지만…하지만 난 정말이지…
“진심이었는데…진심으로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는데…”
고개를 떨구었다. 어깨 위로 설우의 손길이 느껴진다.
“네가 진심이면 된 거야.”
“아니.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
“그럼…내가 알아줄게. 내가 믿을게. 그러면 안 되냐?”
“흑…난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내가 너무 답답해. 한심스러워.”
의자에 앉은 체 설우에게 안겼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건 이럴 때 좋은 거구나…하고 생각했다.
설우가 없었다면 난 지금쯤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서 울고 있겠지? 설우의 말 대신 음악소리를 위로삼아 울고 있겠지?
“그건 맞는 말이다. 넌 어떤 때보면 정말 답답하고 한심스러워.”
“엉엉엉…”
난 하염없이 울음을 토해내었다.
“그리고 또 바보스럽고…”
“흐어엉. 엉엉.”
“그래도 네가 좋기만 한 나는 더 답답하고 더 한심스럽고 더 바보스러운 거겠지?”
설우의 말은 위로가 되기보단 감동을 주어 내 눈물샘을 더 자극시켰다.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힘든 하루…설우가 곁에 있어 다행이다.
그렇게 난 설우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며 소망했다.
영원히 설우와 함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지만 그것은 내게 있어 지나친 욕심이었고, 하늘이 들어줄 수 없는 소원이었다.
내가 그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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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자도 이제 2/3가량 쓴 것 같네요.
1월 말쯤이면 완결이 날 듯...
그러려면 정말 부지런히 써야겠어요. ^^
오늘도 즐겁고 보람찬(?)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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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이야기□
First Story。그녀석의 슬픈인형.
Second Story。ⓐⓝⓖⓛⓔ'ⓣⓞⓡⓨ.
Third Story。전국 고교 일진협회.
Forth Story。춘자고교 왕따 오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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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ㅜ_ㅜ춘자가 불쌍하구, 아아~ 1월말쯤이면, 이제 완결이 난다구용? 쪼끔 더 보구 싶은데,,,
이제야 제대로 된 댓글을...오늘에야 집으로 돌아와서...먼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길거같군요...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에효//또 무슨일이 생기는 구나 ㅜㅜ
-a-무슨일이 생기려나..
내가 또 또 또 , 이럴줄알았어 ㅠ_ㅠ 아아 !! 춘자랑, 설우랑,,,,,, 뭔일 생기죠 ? ㅠ_ ㅇ ㅏ, 해피엔딩이 좋은데 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