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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은 과연 바뀔 수 있을까?'
위의 질문은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느껴진다. 내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회원으로 함께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교육 현실이 바뀌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그 중에 하나는 교육의 주체들이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대립하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하지 않고, 학교도 학부모를 어려워 하고, 지역사회는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지는 사이 학생들은 교육의 주체로 나서기도 전에 현실을 받아들일 뿐이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나와 같은 일반 시민들의 힘을 모아 바늘의 끝처럼 직접 문제에 부딪쳐 꿰메고 만들어나가는 곳이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 단체는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단체로 각 집단의 이익보다는 아이들의 교육에 촛점을 맞추는 부분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학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지켜냈던 마을교육공동체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선생님, 학부모, 학생, 지역주민이 함께 만들었던 특별한 마을교육공동체
(2013~2018 용산 화상도박경마장 추방운동)
용산 화상도박경마장 추방운동은 무엇인가요?
용산화상경마장 추방운동은 2013년 5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우리의 교육환경을 지켜내기 위한 운동이었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 200m 이내에는 유흥주점은 물론 사행행위장, 경마장, 경륜장위와 같은 시설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데 마사회는 성심여중고 인근 215m 거리에 도박경마장을 입점하려 했습니다. 물론, 200m가 넘는 거리이기에 법적으로 면피할 수 있지만 마사회 보고서에는 학교와의 거리를 성심여중의 중심까지의 거리인 350m로 보고하였고, 그마저도 지도상에 성심여고가 삭제되어 있었다. 또한, 이와 같은 대규모 화상경마장의 경우 지역주민들에게 공론화 하고 의견을 수렴하여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건물을 모두 완공한 뒤 당시 지역단체장의 임기 마지막 날 건축허가를 승인하는 등 절차에 문제가 많았다. 이를 교육의 주체들은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 우선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힘을 합쳤고,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물론 용산구 내의 34개 모든 학교들이 뜻을 같이 하기도 했다. 너무나 당위성이 있는 주제이고, 나중에는 구와, 시, 교육청까지 모두 힘을 합쳤기 때문에 금방 끝날 것 같았지만, 예상을 깨고 5년이 걸려 2018년에야 해결되었다.
1. 학생들의 활동
청와대에 처음 민원을 올린 사람은 학부모도 선생님도 아닌 중학교 학생이었다.
제발 봐주세요!!!!!!!!!!!!성심여중 학생들의 원효로 화상경마장 입점에 대한 반대의견
강예지 2013-05-09 16:40:27 조회수 2539 공감수 771
안녕하십니까?저희는 현재 성심여중에 재학중인 학생들입니다.
이런 글을 올리게 된 까닭은 화상경마장이 입주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경마도박장은 사행성이 짙은 산업으로 축소되거나 외곽지역으로 이전되어야 할 시설입니다. 하지만 현재 용산역 앞에서 운영 중인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가 2013년 9월말 한강로 16-48번지로 이전하여 입주할 예정입니다. 이 장소는 학교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학생들의 주통학로 중 하나입니다. 규모는 지하 7층, 지상 18층, 연면적 18,358㎡정도입니다. 경마장이 입점하면 그 주변으로 불법 성인오락실과 유흥업소가 같이 입주하게 됩니다. 또 불법 주정차 및 교통 혼잡 등 마권 장외발매소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저희 성심여중 그리고 성심여고와 가까운 원효로에 입주가 되면 무엇보다도 학생의 교육환경이 황폐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생활 환경도 급격히 변화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학교에서는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있고, 원효로 주민들도 많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마장이 생긴다면 주민들의 반발 또한 심할 것입니다.
대통령님께서 이 글을 읽어주셔서 좋은 결정을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학생의 글은 변호사처럼 세련되거나 유창하지 않았지만 순수한 호소력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학생도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당당한 국민이라는 것을 깨닫는 학생들이 생겨났고 이는 교실의 배움과 시민사회의 실질적 실천과의 연결점이기도 했다. 어떤 학생은 장학금을 대책위 활동기금으로 기부하기고 하고 학교 축제에서 물품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대책위에 매년 기부하기도했다. 문화제를 할 때는 인근지역의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함께 했습니다. 교복을 입은 채로 모인 학생들의 ‘본인들이 졸업을 하더라도 후배들이 평화로운 거리에서 등하교 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며 집회에 참여했다.’는 발언은 큰 울림을 주었다. 학생들의 진정성 있는 참여는 그 무엇보다 강한 힘이 있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은 청와대 앞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하고 동영상제작, 소논문을 발표하며 경마장 폐해를 알렸다.
2. 선생님들의 활동
아이들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움직인 선생님들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대책위를 꾸리기 시작한 것은 선생님이었다. 학부모는 물론 인근 지역 초중고교들에 알리며 연대를 부탁했고 서명운동과 민원넣기, 탄원서 보내기, 행정소송을 위한 법률적 대응 등의 활동을 함께 했다. 2013년 8월 27일에는 서울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및 용산구 관내 34개 초중고 교장단, 학운위위원장, 학부모대표단과 함께 ‘용산구 교육환경 수호를 위한 성명서’발표 및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다. 2014년 6월 28~29일에는 화상경마장 기습개장을 막는 중 여러 선생님들은 학부모, 지역주민들과 함께 깔리고 넘어져 발로 밟히고, 허리를 다치고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아래의 결의문에서는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위한 선생님들의 뜨거운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학생들의 외침에 응답한다!
(용산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교사들의 결의 일부 발췌)
공기업이라는 마사회는 많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협의 없이 입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국가기관의 권고마저 무시하며, 지난 6월 28일, 용산 화상경마장을 기습적으로 개장했습니다. 주민들은, 그리고 학부모들은, 이러한 마사회의 치졸한 행태에 맞서, 개장을 저지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싸웠습니다. 시험을 끝내고 나와 이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 아이들은, 엄마아빠를 향해, 선생님들을 향해, 주민들을 향해,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외치며 힘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우리아이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믿다 무참하게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은 친구들을 보며, 우리 아이들은 충분히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자신들의 일을 스스로 해결해 보겠다고 거기로 나섰습니다. 7월 14일, 학생 대표들은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정성껏 쓴 청원 엽서들을 전달했습니다. 7월 17일에는 국회에까지 찾아가,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 줄 수 있는 관련 법안들을 발리 처리해 달라고 호소하고 왔습니다. 고3 학생들까지도, 이 사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마사회는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는 금요일에는 휴업하겠다는 농간을 부리며, 오히려 아이들의 외침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어린 말을 끌어다 놓고, 어서 오라고, 말 타고 놀아 보라고, 재미있지 않냐고 감히 유혹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부끄러운 어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부끄러운 교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어른으로서, 교사로서, 진실되고, 정의롭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의 외침에 화답하고자, 우리 교사들이 이 자리에 함께 외칩니다.
2014년 7월 25일 학교 앞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교사 일동
3. 학부모들의 활동
거리에서 서명을 받고 천막을 지키며 공동체를 이루어 간 학부모들
학부모들은 선생님들과 함께 모든 활동을 함께 하였다. 특히 기존에 사례들도 조사하며 도박경마장이 학교 앞에 들어왔을 때 예상되는폐해에 대해 외부에 알리는 등 많은 활동을 하였다. 때로는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험한 욕설과 담배꽁초를 던지기도 했지만 지금의 아이들 뿐 아니라 앞으로의 아이들을 위해 그만둘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한다.
들어보셨나요?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학부모이자 대책위 공동대표인 정방 대표의 서울시 NPO지원센터 2019년 지속가능성보고서 <NPO가 바꾼 사회변화> 기고문 중 발췌)
딸이 중학교 2학년이던 2013년 4월, 학교 정문에 <학교 앞 화상경마장 절대 반대>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2013년 9월 입점예정이니 5개월도 채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는 학부모, 주민, 교사들로 주민대책위를 구성하여 서명부터 받기로 했다. 아파트를 돌고 교회와 성당, 시장에서 ‘용산 화상경마장 입점 저지 서명’을 받았다. 한 달 만에 1만 명 서명을 받아 구청에 항의방문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도박의 폐해를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화상경마장 입점 예정지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했다.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처음에는 혼자 피켓을 들고 있는 것이 창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실에서 보이는 곳에 거대한 화상경마장이 입점한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에, 알려지기만 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용기를 냈다.
우리나라는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을 사행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간의 본능이 도박을 좋아하니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관리한다는 것이 명분이다. 하지만 그 논리와는 무관하게 불법도박은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고 국민들은 합법 사행산업을 통해 도박중독에 빠지고 있다. 우리나라 도박중독 유병률은 성인인구의 6.1%(중위험도박 4.4%, 문제성도박 1.7%)로 전체 국민 중 230만 명이 도박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동일한 척도를 사용하여 조사한 외국의 도박중독 유병률(캐나다 3.3%, 호주 2.4%, 영국 1.9%)에 비해 2~3배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문제가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어릴 때부터 도박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위험하다. 청소년들에 도박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연구보고서’(2015)에 따르면 인적 유해환경(주위에 돈내기 게임을 자주하는 사람이 있는지 여부)이나 물적 유해환경(집이나 학교 주변에 도박장이 있는지 여부)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경우 유해환경이 없거나 모르겠다고 응답한 청소년들보다 도박문제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 때부터 학교 근처 화상경마장에 다니다가 도박중독이 됐다며 농성장에 찾아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던 30살 청년이 생각난다. 용산 화상경마장 앞을 지나가던 중학생이 “저기 한 번 들어가 보고 싶다.”고 말해 학부모들이 모두 충격 받고 반드시 아이들을 지키리라 다짐하기도 했다.
4. 지역사회의 활동
용산의 주민들, 시민단체, 종교단체, 행정기관까지 함께 힘을 모으다
시민단체와 주민들도 누구보다 발벗고 나섰다. 현수막을 달고, 전단지를 돌리고, 천막을 지키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거리행진, 자전거 순례단을 계획하고 진행하기도 했다. 지역 상인분들도과 교회, 성당 등 종교 단체에서도 함께하였고 이후 용산화상경마장이 문을 닫을 때 까지 기도회와 미사를 이어갔다. 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은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사람들이 다니는 주요한 곳에서 서명을 받았다. 이런 노력으로 5만 서명을 받았고, 용산구청이 행정기관을 통해 12만의 서명을 받아 총 17만의 반대 서명을 받았다. 때론 ‘국가가 하는 일에 왜 반대 서명을 받느냐’는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서명에 동참했다.
싸움이 이길 줄 몰랐지만 누구나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싸움이 언제 끝날 줄은 몰랐지만 우리가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5년의 시간이 힘들었지만 그 시간동안 우리가 지치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앞 도박장을 막기 위한 모두의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승리를 만들었습니다.
<용산화상경마장 추방운동 백서> 중 이원영 용산시민연대 대표의 인사글
보통 투쟁현장을 방문하면 기운이 빠져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용산은 달랐어요. 5년에 걸친 투쟁 속에서도 주민 분들이 헌신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용산 화상경마장 추방운동을 응원할 때마다 제가 힘을 얻고 갔답니다! 이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용산화상경마장 추방운동 백서> 중 심현덕 참여연대 간사의 인사글
도박추방운동을 한지 10년이 되어가고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유는 후세에 나와 같은 불행한 국민이 나오는 걸 막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 첫 목표의 달성이 용산주민과 함께 한 용산화상경마장 추방이었습니다. 용산주민이었기에 가능했음을 절감합니다.
<용산화상경마장 추방운동 백서> 중 정 덕 도박규제네트워크 상임대표의 인사글
5. 교육의 주체들이 함께 만들어간 교육공동체
많은 교육공동체가 있지만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지켜내기 위한 일이기에 학교와 선생님,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 힘을 합칠 수 있었고 그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의지했다. 이렇게 함께 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곳에서는 화상경마장이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천막이야기
2014년 설 명절에 개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1월 22일 선생님과, 학부모, 시민단체를 포함한 주민들은 차가운 돌바닥을 지키다 최후의 수단으로 천막을 설치했다. 마사회가 동원한 용역업체와 도박경마장 찬성 시위대의 방해로 설치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도박경마장 찬성에 참여한 사람들 또한 마사회에서 동원된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설치된 천막은 3개월 정도면 천막생활이 끝날 줄 알았는데 무려 1,440일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24시간 동안 지켜야했기 때문에 학부모들, 시민단체 회원들과 선생님, 수녀님들, 동문들을 비롯한 분들이 순번을 정하여 지켜갔다. 여름에는 모기와 개미, 벌레와 싸우고 겨울에는 추위와 싸웠지만 이른 아침 정성껏 밥을 준비해주시는 손길, 천막이 무너지면 함께 고쳐준 손길,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채워주는 손길들로 따듯하게 채워져 갔다. 그곳은 공동체 안에서 재능나눔이 오가는 문화공간이 되어 꽃꽂이, 기타, 젬베, 수세미만들기 등을 함께 배워나가기도 했다.
문화제
2013년 7월 13일의 첫 촛불 문화제를 시작으로 500일문화제, 1,000일 문화제를 진행했다. 처음의 문화제 때는 600여 명만 와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는데 2,000여명이 참석하여 많은 사람들이 용산화상경마장을 반대하고 있다는 여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제에서 학생들과 주민들은 공연을 하고, 선생님들은 안전요원이 되었다. 의지를 끈끈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그간의 학생, 교사, 주민들의 심신 피로감에 대한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마을축제
함께 한 5년의 시간은 각 교육주체들을 축제로 이어지게 했다. 학교와 선생님들, 학부모, 지역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십시일반 비용을 모아 매년 가을 성심여고 후문 주차장에서 원효로 축제를 연다.
“정의가 승리하였습니다.”“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우리 가족을, 우리의 이웃을 지키기 위해 함께한 5년의 시간을 기억합니다.”
2013년 5월 1일에 시작된 ‘용산화상경마장도박장추방대책위’는 정의를 위해 1,075일(천막농성 1,440일)의 긴 싸움을 해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우리 가족들의 건강한 삶을, 우리 이웃들의 행복한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이었습니다. ...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물러서면 무너질 둑 앞에서 아이들과 가족들과 이웃들의 죽음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었습니다.
<용산화상경마장 추방운동 백서> 중 성심수녀회 수녀,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이자 성심여고 교장선생님이신 김율옥 선생님 발간사 중 발췌
정리하며
"우리아이들의 생명을, 우리 가족들의 건강한 삶을, 우리 이웃들의 행복한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물러서면 무너질 둑 앞에서 아이들과 가족들과 이웃들의 죽음을 나몰라라 할 수 없었습니다."
위의 김율옥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가 가슴에 맴돈다. '과연 우리의 교육은 바뀔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인 것 같기도 하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의 삶을 살지 못한 채 어른이 되고, 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이미 무너진 둑일 수도 있다. (어쩌면, 둑을 처음부터 잘못 쌓은 것일 수도.) 하지만, 나몰라라 하지 않고 그 둑을 다시 쌓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좀 더 나은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바늘 끝과 같이 제일먼저 상처받고 닳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교육 현실을 나몰라라 하지 않는 많은 선생님, 학부모, 학생, 시민사회와 함께 더욱 힘을 내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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