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9. 3. 화요일.
오래 전에 쓴 산문일기를 검색하다가 아래 글을 발견했다.
다시 자판기를 눌러서 '국보문학카페'에 올린다.
나는 오래 전에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 있는 MND에서 근무했다.
고향에 늙은 어머니 혼자서 사시기에 격주마다, 때로는 주말마다 고향으로 내려가 어머니를 만나뵈었다.
내 어머니가 만나이 95살이 된 지 며칠 뒤에 저너머 세상으로 떠나셨기에 고향 앞산 성황당 너머에 흙집 무덤 하나 지어드리고는 나는 그참 서울에 올라와서, 서울에서만 산다.
그래도 내 마음은 늘 고향집에 내려가 있다.
3월 말의 반짝추위
3월 28일이면 3월도 거진 다 지나간다.
그런데도 날씨가 꾸물거렸다.
사무실 안에서 전기 히터를 켰다.
따뜻하니 으시시 추운 기색이 조금 가셨다.
내일은 수은주가 영하1도까지 내려가 춥다고 하니 벌써부터 몸이 움츠려든다.
해마다 3월 말 쯤에는 반짝추위, 꽃샘추위가 와 철이른 꽃봉오리를 상하게 한다.
냉해가 길면 작물에도 해가 되겠지.
.... .....
몸은 비록 서울에 있지만 마음은 고향*에 내려가 있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주변에 노란 개나리꽃이 만개했는데도
고향 밭두둑에는 개나리 꽃봉올가 겨우 눈꼽만큼 싹트고 있었다.
서울보다 훨씬 더 아랫녘에 있는 고향이 서울보다 더 춥다는 뜻이겠지.
갯바람이 산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곳이라서 더 추운가 보다.
엊그저께 고향에 가 있었고,
지금은 서울에 있는데도
아직도 고향냄새가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늙은 홑어머니가 지키는 시골은 그래서 영원한 마음의 고향.
2006. 3. 28. 화요일. 바람의 아들
* 고향 :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고뿌래 : 꽃을 바라본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