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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트비체가 출격한 직후 8군단 모선 내부
부유성과 세르니온 일행이 활약은 인베이더 군단 내부에서도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가장 강력한 함대를 보유한 8군단이 부유성을 추격하기로 결정이 났고 결국 센시 근처 하늘에서 부유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전투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부유성 내부로 침투한 부대들은 별 성과 없이 전멸했지만 부유성에 공중 전력이 많지 않았는지 함선들에 의한 공격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유성의 안드로이드와 드론 부대들의 저항이 있었지만 이대로 시간이 지나간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군단장인 000의 눈에 부유성에서 빛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저건 뭐지?”
부관은 별 대수로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안드로이드로 파악 됩니다. 그래봤자 혼자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각 함선에 주의하라고 전달해라.”
“네 알겠습니다.”
부관이 피닉스의 명령을 전달하고 있던 사이 한 함선에서 무선이 들어왔다.
“적과 조우중 지금 적이 함선 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 요격 들어가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쟁터에 퍼진 빛. 그리고 추락하는 함선 지휘부에 있던 모든 인베이더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야 저건?”
“저 녀석들 저런 무기가 있었어?”
불안과 공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려 할 때 피닉스가 소리쳤다.
“다들 조용. 상식적으로 저 정도 공격을 지속할 수 없다. 만약 가능했다면 놈들도 처음부터 사용했겠지. 지금 저 공격은 놈들로서도 예상 외였을 거다. 아마 저런 공격은 많아야 한 두 번이 전부 일 것. 당황하지 말고 적의 정체를 파악해라.”
잠시 시간이 지난 후 부관이 외쳤다.
“정체 파악되었습니다. 안드로이드들의 장비를 부착하고 있지만 놈의 정체는 이 세계의 전쟁의 여신 플리트비체라 파악됩니다.”
피닉스의 눈이 반짝였다.
“이 세계를 침공하는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 중 하나 아닌가? 부유성에 있었다고?”
“정확히는 파악이 되지 않으나,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여신이라도 우리 모두를 상대하기에는 힘들겠지. 아마 녀석은 우리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이 크군.”
“그럼 군단장님 일단 본 함은 여기서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요?”
피닉스는 부관의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리며 말했다.
“아니, 전 함대에 전달해라 적들을 공격하되 적이 이 모선에 올 수 있게 하라.”
“그게 무슨?”
“어차피 이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 볼 필요가 있겠지.”
부관은 피닉스의 명령을 전달했고 인베이더 함대들은 플리트비체와 안드로이드들을 공격하되 플리트비체가 모선에 도달 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플리트비체가 모선 앞에서 포를 쏘기 전 피닉스가 밖으로 나갔다. 신의 힘을 느껴보기 위해.
*
8군단 모선 앞
함선도 파괴시키는 빛을 막아낸 피닉스는 너무도 여유로웠다. 반대로 모든 힘을 소모한 나는 제대로 움직일 힘도 없었고 피닉스는 나에게 다가와 내 날개를 뜯어버렸다.
“꺄아악!”
날개가 뜯겨지는 고통은 내 사고를 마비시켰다. 나는 마구잡이로 에너지 소드를 휘둘렀지만 놈에게 닿지 않았다.
“신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이게 전부라니. 실망이군.”
내 앞에 서 있는 피닉스는 나를 향해 화염을 두른 손칼을 휘둘렀다.
삐융!
뒤에서 날아온 탄환이 피닉스의 머리를 지격했다. 피닉스는 큰 타격은 없어보였지만 잠시 멈칫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안드로이드가 나를 감싸 안았다. 그녀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뭐야, 도망가라 했잖아.”
“당신은 저희가 가진 가장 강한 전력입니다. 당신을 지키는 게 부유성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아까와는 달리 약간의 안도감을 주는 목소리에 나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고마워.”
“나를 너무 무시하는건가?”
피닉스가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안드로이드가 탄환을 쏘려 했지만 피닉스이 손이 먼저 안드로이드의 목을 잘라버렸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에너지 소드를 펼쳐 피닉스에게 돌진했다.
“죽어버려!”
모든 힘을 다한 일격이었지만 오히려 내 에너지 소드가 놈의 육체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러저버렸다. 더 이상 나에 대한 흥미를 잃은 듯 피닉스는 공격도 없이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 구세주님이, 알겠다. 바로 귀환 준비를 해라. 나머지는 함선 2개를 남기겠다.”
피닉스는 그제야 나를 바라보았다.
“운이 좋았군. 아직 움직일 수 있다면 이대로 이 전장을 떠나 도망쳐라. 그래도 이세계의 신인데 직접 죽이고 싶지는 않군.”
놈이 말 하나 하나를 할 때마다 치가 떨리는 것을 느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무력감,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허탈 그리고 이제는 목숨을 구걸 받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 까지.
나는 오른팔의 버튼을 눌렀다. 두 번의 사용으로 이미 망가진 포신이었지만 나는 놈을 향해 겨눴다.
“죽어보자.”
길을 잃은 빛은 내 오른팔과 함께 터져버렸다. 그러나 놈에게도 예상 외였는지 놈의 얼굴에서 피가 흘렀다.
“신은 신이라는 건가?”
놈은 이제 움직이지도 못하는 날 무시한 체 어딘가와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뒤 놈이 나를 돌아보았다.
“이 세상에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게 해주지.”
놈의 손바닥에 검은색 구체가 만들어졌다. 구체가 내뿜는 열기에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 한 느낌을 줬다.
“이 구체는 내 힘을 옹축한 것으로 한번 불붙은 물체를 완전히 소멸시킬 때 까지 꺼지지 않지. 사라져라 이세계의 신이여.”
놈은 나에게 불꽃을 살며시 건넨 후 사라져 버렸다. 나는 나에게 오는 불꽃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불꽃은 나에게 다가오자마자 폭발적으로 타올랐다. 불꽃이 주는 열기는 1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은 체 내 몸을 불태워버렸다. 이제 바로 앞도 볼 수 없다. 귀도 들리지 않는다. 말도 할 수 없다. 몸의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남은 건 생각할 수 있다는 것 뿐이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
“하하 괜찮니? 딸아.”
갑작스레 들리는 아빠의 모습. 나는 나를 돌아보려 했지만 불가능 했다. 이건 아무래도 내 어릴 적 기억인거 같다. 이게 죽기 전에 보여지는 주마등이라는 것일까? 울고 있는 어린 나를 아빠가 달래고 있었다.
“그래 그래 울음 뚝. 왜 울고 있어?”
“카마엘이 나 놀렸어.”
뿌애앵 울음을 터뜨리는 예전의 모습을 보자니 만약 거울을 볼 수 있다면 지금 내 얼굴은 굉장히 새빨갛게 달아올랐으리라. 그러고 보니 생각났다. 어릴 적에는 카마엘 아저씨가 많이 놀렸었지.
“카마엘이 놀렸어? 이 녀석 아빠가 혼내줄게. 근데 뭐라고 놀린 거야?”
아빠가 과장된 목소리로 말하며 옹기동기 해주자 나는 울음을 멈춰갔다.
“그게, 나도 나중에 아빠 닮아서 나쁜 놈들 혼내주는 전쟁의 신이 된다고 하니까. 카마엘이 ‘넌 비둘기의 신이 될 걸’ 이라고 놀렸어.”
“비둘기?”
“응 우리 가문의 문장의 새가 비둘기라고 막 놀렸어.”
“카마엘 이노무 자식 담에 만나면 가만 안둘 테다.”
아빠는 과장되게 말하며 이제 멈춰서 고여 있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괜찮아. 우리 플리트비체는 이 아빠를 닮아서 최고로 멋진 전쟁의 신이 될 거야.”
“진짜?”
“그럼 진짜지 말고.”
어린 나는 그 말이 기뻤는지 이제 방긋 방긋 웃고 있었다. 그러다 아빠가 들고 있는 프로미넌스를 발견했다.
“그럼 나중에 나 저 칼 가져도 돼?”
아빠는 프로미넌스를 슥 하고 보더니 웃어보였다.
“그럼 그럼, 당연히 가져도 되지. 프로미넌스는 우리 가문에 대대로 전해지던 보검. 나중에 우리 공주님이 이 검을 소유할 자격이 될 때 네 앞에 나타나게 될 거야.”
“우와 신난다!”
아빠는 기뻐서 폴짝 폴짝 뛰는 나을 안아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아빠, 나 궁금한 거 있어.”
“응 뭔데?”
“우리 가문의 문장 진짜 비둘기 아니야?”
아빠는 크게 웃었다.
“요 녀석, 그거 비둘기 아니라고 아빠가 이야기 해줬지. 아빠가 무슨 새라 했지?”
“불사조.”
“그래 잘 기억하고 있네. 다음에도 카마엘 녀석이 놀리면 꼭 말해주렴. 우리 가문의 문장은 불사조이고. 불사조는 재속에서 진정한 모습을 찾는다고…….
그 말을 끝으로 갑자기 의식이 이동하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나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없어졌던 내 두 손, 두 발, 날개 모든 몸이 멀쩡했다. 심지어 봉인당한 이후 찾지 못했던 힘까지 몸에 넘쳐흘렀다.
“내가 살아난 건가?”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고민할 틈이 없었다. 나는 주위를 바라보았다. 내가 상대하고 있던 8군단의 함대는 거의 사라졌지만 2개의 함선이 부유성에 다가가고 있었다. 나는 즉시 함선을 향해 날아갔다. 근처에 가서 보니 한 안드로이드가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안드로이드 덕분에 부유성은 큰 타격을 입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중과부적임을 알 수 있었다.
“내 가 왔 다 !”
내 함성에 적들도 나를 눈치 챘는지 나를 향해 요격기 들이 날아왔다. 망설임은 없었다. 나를 감싸고 있는 불꽃이 느껴졌고 나를 향해 다가오는 요격기들을 향해 내뿜었다.
쾅 쾅 쾅
요격기들이 나에게 도달하지 못한 체 파괴되었다. 나는 함선을 향해 불꽃을 내뿜었지만 함선의 보호막에 막힌 듯 타격을 입히지 못했고 잠시 물러나 안드로이드와 합류했다.
“괜찮아?”
“괜찮습니다.”
“누가 이렇게 잘 싸워주고 있나 했는데 너구나 MK.99"
“맞습니다. 정말 플리트비체씨가 맞으십니까?”
“맞아. 뭐가 궁금한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함선들부터 막아야 해 좋은 방법 없어?”
“제 오메가 블레스터를 부유성의 에너지와 연결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10분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10분 알겠어. 내가 버텨볼게 가.”
MK.99는 곧바로 부유성으로 날아갔다. 홀로 적들의 함선과 요격기의 공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요격기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곧 두 함선의 거대한 주포가 밖으로 나오며 에너지를 모으고 있었다.
“과연 내가 저걸 막을 수 있을까?”
잠시 망설이던 사이 뒤에서 로레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플비씨 피해요!”
뒤를 돌아보니 부유성의 중앙 지면에 발을 고정시킨 MK.99가 보였다. MK.99는 오메가 블래스터를 함선에 고정한 체 발사했다.
“하이퍼 에너지 캐논!”
부유성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함선을 향해 뻗어나갔다. 함선도 그것을 알았는지 급하게 주포를 발사했다.
콰아아앙!
거대한 두 빔줄기가 서로 맞부딪히면서 소멸해보였다. 그러나 하나 남은 함선의 주포가 불을 뿜었다.
“으아아!”
약간의 망설임도 필요치 않았다. 이미 나를 위해 죽어간 안드로이드들이 지키고자 했던 부유성을 위해 비록 이 목숨을 다시 잃을지라도 물러설 수 없었다.
“와라아아!”
빔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그 순간 내 눈앞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프로미넌스가 나타났다. 빔은 검에 부딪히면서 갈라져버리며 하늘로 흩뿌려졌다. 프로미넌스를 잡을 때 아빠의 말이 떠올랐다.
“내가 프로미넌스를 소유할 자격이 생긴 거야?”
나는 프로미넌스를 쥔 채로 함선들을 바라보았다. 함선은 자신들의 주포가 막힌 것에 당황했는지 황급히 방향을 선회하고 있었다.
“가게 내버려 둘 것 같냐. 받아라.”
나는 프로미넌스를 힘차게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검 끝에 모든 불꽃이 모이며 검신이 붉게 바뀌어 가고 있었다.
“정화의 불꽃!”
나는 프로미넌스를 휘둘렀다. 프로미넌스를 떠난 불꽃은 한 마리 불새가 되어 함선을 향해 포효했다. 그리고 첫 번째 함선에 돌진했다.
콰콰콰콰쾅!
함선을 뚫고 나온 불새는 멈추지 않고 그 다음 함선으로 날갯짓을 했다.
콰콰콰콰쾅!
하늘을 뒤덮는 두 개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함선에 있지 않으면서 폭발을 피한 일부의 전투기와 요격기들만이 황급히 도망을 쳤다. 나는 도망가는 적들을 쫓는 대신에 부유성으로 내려왔다. 곳곳이 파괴되었지만 모두가 기뻐하며 나를 반겨줬다. 한창 서로 기뻐하며 웃던 도중 로레인이 다가왔다.
“수고하셨어요. 그런데 괜찮은거에요?”
“응 괜찮아.”
“하지만 관측결과에 따르면 플비씨는 한번 완전히 소멸되었었어요.”
“음……. 불사조는 재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법이거든.”
내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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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플리트비체 편까지 끝났습니다. 이 소설은 이곳까지를 1부로 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 13월드의 마지막 부분에 착안해서 그 부분만 쓰려다가 가테 백일장을 보았고 이왕 이렇게 된거 가테 시나리오를 축으로 한번 써보자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게 되었습니다. a4로 한 88페이지 정도 쓴것 같은데 원래대로라면 완결까지 생각했던 분량이 1부의 분량이 되었습니다. 항상 짧게 가려고 하지만 많은 케릭터들을 다루고 또 그들이 제 손을 떠나 논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아주 조금 알게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시작했기에 한분이라도 이 이야기의 끝을 봐주시는 분이 있는 한 끝까지 가보려고 합니다. 다만 애초에 생각했던 부분 자체가 뒤에 부분부터 생각을 했기에 앞에 부분을 생각하고 완성할 시간등이 필요해서 1,2 주 정도 뒤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가능하다면 가테 축제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원정대가 나올 때 쯤 돌아오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가테 생활 하시며 악으로 깡으로 버티시길 바라겠습니다. ㅎㅎ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편아닌가여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플비 멋있어요. 인게임 속 플비도 이렇게 떡상할지도.
플비떡상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