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8일 연중 제20주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51-58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유전자가 같습니다.
말을 할 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합니다. 분명 다릅니다. 어감도 다르고 발음도 다르지요. 그러나 나처럼 설인두암을 앓고 혀가 짧아진 사람은 처음부터 다르게 들립니다. 어린 손자 녀석은 무슨 말인지 전혀 구분이 가지 않게 말합니다. 그런데도 어미는 잘도 구분해 내서 알아듣습니다. 익숙해져서 그런지, 엄마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은 말의 표현상의 발음을 가지고 말하는 것보다는 그 어감상의 의미를 가지고 더 많은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에 느낌이 더 중요하고, 그 느낌에서 오는 암묵적인 암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화를 내거나 기분 나쁜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싫은 소리도 자주 합니다. 그러면서 내 화를 불태웁니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낸다는 과거의 사실을 빌미로 현재에 미친듯이 화를 내는 것입니다. 그 것은 결국 자신의 화로 자신을 태운다는 것이고, 같이 있는 사람들도 속을 긁어 주고 태우며, 화를 내는 상대방도 태우며 그만큼 상처를 상대방뿐만 아니라 이웃에게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요즘 111년 만에 찾아온 더위라고 하는데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매일 열대야로 미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불쾌지수가 자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나도 짜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나무라면, 젖 빨던 아이가 그 자리에서 생 똥을 싼다고 합니다. 아이의 수유를 위해 아무리 대 자연의 정기담긴 음식을 정성을 다해 먹인다고 해도 사람들과 불화하면 젖 먹는 아이가 먹은 것은 엄마의 사랑이 아닌 시어머니에게서 비롯된 엄마의 화와 독을 먹는 것입니다.
정성과 사랑이 담긴 피는 그 맛이 대략 달고 짭짤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애간장(오장육부)을 태우거나 화가 담긴 피의 맛은 쓰고 떫으며 흑갈색을 띤 강한 산성의 피로 변해 버린다고 합니다. 피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화를 내거나 슬픔 속에 있어 산성이 된 피에는 산성을 좋아하는 호산세균들이 혈액 안에 급속히 팽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들이 인체 중에서 가장 방비가 허술한 부위로 몰려들어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는 것이랍니다. 그러한 원리로 잘못 사육된 고기를 먹는 사람은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은 난치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랍니다.
독일에서 한 실험에 의하면 인간이 극도로 화를 낼 때 입에서 나오는 탄소를 돼지에게 주사했더니 돼지도 즉사시킬 수 있고, 오이도 시들어버리게 할 정도로 독성이 심하였다고 합니다. 사람에게서 그런 독성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그래서 화를 내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극약과 같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매일 자식들에게 무슨 음식을 어떻게 주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한 부모님에게 어떤 음식으로 봉양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나이 많이 드신 부모님들이 도시의 자식들에게 얹혀살면서 눈칫밥을 먹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식들은 잠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여우나 늑대가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서 밥통 속에 저장해 놓은 먹잇감을 토해 내놓는 것을 보면서, 펠리칸이 가슴의 피를 쪼아 마시라고 새끼들에게 내 놓는 사랑을 전해 들으면서 사람은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사람도 어머니의 젖을 먹고 크면서 어머니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엄마는 몸을 쪼개서라도 자식에게 나누어 주려고 합니다. 엄마는 자신의 피로써 자식을 응급상황에서 구했고, 엄마는 자식의 위험을 대신함으로써 생명을 지켜왔습니다. 불구덩이에도 뛰어 들었고, 물속에도 뛰어 들었습니다. 그것이 부모의 행동이고 삶입니다. 오랜 동안 부부로 살아도 사랑으로 서로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같은 솥의 밥을 먹는 사람들을 식구(食口)라고 하는 이유는 생명의 양식을 같이 나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전자 구조가 서서히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하는 사람들도 정치에 입문하면 그 즉시 유전자 구조가 아주 '못된 놈'들이 되어 갑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말을 함부로 하고, 저주성 말을 하면서 자랑스러워하는 그들이 우리의 대변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과 우리를 부자지연(父子之緣)으로 맺어 주시는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십니다. 성체와 성혈로 예수님과 혼연일체가 되어 완전히 합일되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양식으로 하고, 하느님으로 수혈하여 유전자가 하느님의 유전자가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부모의 피를 받고 태어나고, 부모와 같은 양식을 먹고 자랐으니 부모와 같은 유전자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이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먹고 마심으로써 우리는 예수님의 유전자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돌연변이의 자식이 되는 듯한 느낌을 갖고 불효자가 된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그동안 그 엄숙한 사실을 외면하고 그 진실을 외면하였기 때문이며, 신앙으로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과 유전자가 같은 자식이니 그분을 닮았습니다. 감히 넘보지 못할 그분을 닮았습니다.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5,15-20
형제 여러분, 15 미련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살펴보십시오.
16 시간을 잘 쓰십시오. 지금은 악한 때입니다.
17 그러니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십시오.
18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 거기에서 방탕이 나옵니다. 오히려 성령으로 충만해지십시오.
19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로 서로 화답하고,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십시오.
20 그러면서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축일8월 18일 성녀 헬레나 (Helen)
신분 : 황후
활동 연도 : 250?-330년
같은 이름 : 헤레나, 헬렌
콘스탄티누스 대제(Constantinus I)의 어머니인 성녀 헬레나(Helena)는 250년경 소아시아 북서부 비티니아(Bithynia) 지방의 드레파눔(Drepanum)에서 태어났다. 성 암브로시우스(Ambrosius)의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여관 주인의 딸이었다. 그녀는 270년경에 후에 황제가 된 로마의 장군 콘스탄티우스 1세(Constantius I)를 만나 현격한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혼하였다. 그들은 280년경 나이수스(Naissus)에서 외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콘스탄티누스이다. 하지만 콘스탄티우스 1세는 289년에 정치적인 이유로 성녀 헬레나와 이혼하고, 그리스도교 박해자 중 한 명인 막시미아누스 황제의 의붓딸인 테오도라(Theodora)와 결혼하여 292년에 황제 휘하의 카이사르(Caesar)가 되었다. 남편에게 버림받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던 성녀 헬레나는 당시 박해를 받고 있던 그리스도교에 대해 알게 되었다.
306년 콘스탄티우스 1세가 오늘날 영국의 요크(York)에서 죽자 아들인 콘스탄티누스가 아버지를 이어 황제가 되었다. 그는 어머니를 황궁이 있는 독일의 트리어(Trier)로 모셔와 그녀를 ‘아우구스타’(Augusta), 즉 황후라 부르도록 하고 그녀의 초상이 새겨진 동전을 주조하였다. 312년 10월 12일 ‘밀비오(Milvio) 다리 전투’에서 막센티우스를 격파하고 승리한 콘스탄티누스는 로마로 입성하였다. 그리고 60세가 넘은 어머니 헬레나를 설득해 세례를 받도록 했다. 성녀 헬레나는 개종한 순간부터 신앙생활에 전념했고, 그리스도교가 널리 전파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녀의 노력에 힘입어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313년 ‘밀라노(Milano) 칙령’을 반포하여 로마제국 내에서 그리스도교를 인정하고, 투옥된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를 석방하며 빼앗은 교회 재산을 반환하였다.
326년 총애하던 맏손자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두 번째 부인을 잃는 가족의 비극을 겪은 후 성녀 헬레나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티나로 순례를 떠났다. 에우세비우스(Eusebius)에 의하면, 그녀는 ‘왕 중의 왕’이신 하느님께 충성과 신앙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녀는 막대한 후원금을 내놓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선행에 헌신하며, 그리스도교의 일을 돕는 데 적극적이었다. 특히 구세주의 발자취에 대한 경배를 표하기 위해 아들의 도움으로 예루살렘 성지 곳곳에 수많은 성당을 세웠다. 대표적으로 베들레헴의 ‘주님 탄생 기념 성당’과 올리브 산의 ‘주님의 기도 성당’을 짓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루살렘의 골고타 언덕에 ‘주님 무덤 성당’(성묘 성당, Sacrum Sepulchrum)을 건립했다.
루피노(T. Rufinus, 345-410년)가 전해주는 전설 같은 이야기에 따르면, 주님 무덤 성당을 지을 때 예수 그리스도를 처형한 십자가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무수히 많은 십자가가 발굴되자 성녀 헬레나는 참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찾기 위해 한 젊은이의 시체를 모든 십자가 위에 올려놓게 했는데, 그때 한 십자가 위에 올려놓았을 때 그 젊은이가 다시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참된 십자가를 발견한 성녀 헬레나는 이를 셋으로 나눠, 하나는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에 있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에게 보내고, 하나는 예루살렘의 주교인 성 마카리우스(Macarius, 3월 10일)에게 주고, 남은 부분은 로마로 가져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성녀 헬레나의 상징은 십자가이며, 이콘에서 십자형의 십자가를 들고 있는 성인은 오직 헬레나뿐이다. 교회 미술에서도 그녀는 보통 왕관, 성당 모형, 십자가, 못과 함께 등장한다. 성녀 헬레나는 330년 8월 18일 오늘날 터키의 이즈미트(Izmit)인 니코메디아(Nicomedia)에서 사망하여 라비카나 가도(Via Labicana)의 화려한 무덤에 모셔졌다가 콘스탄티노플로 옮겨 사도 교회의 황실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동방교회에서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와 함께 5월 21일에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오늘 축일을 맞은 헬레나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