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 살면서 오스트리아의 그라쯔가 무척 가고싶었습니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먼 것같지도 않고해서 드디어 노동절 기간을 이용해서 다녀오기로 했지요.
5월 1일은 메이데이(노동절)라 쉬고 그 다음 날은 샌드위치 데이라 놀고,토,일요일은 당연히 놀고...
(도대체 얘네들 언제 일하는지 모르겠어요.)
일단 부다에서 그라츠로 가는 왕복기차표를 끊었습니다.
그라츠가 그렇게 가고 싶은 이유는 바로 소설과 영화로 알려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때문이지요.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고즈녁한 전원도시 그라쯔가 영화에 등장합니다.
우리는 그런 호반의 도시에서 조용히(?)
며칠 묵으며 한가로이 호숫가를 산책하고 음악회도 가며 3박 4일을 보내리라 했지요.
아,우리도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구나 하며 그라쯔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그라쯔 역에 내리는 순간 약간의 의혹이 들었습니다."어,이건 우리가 바라는 컨셉이 아닌데..."
상당히 큰 도시가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도 그럴 것이 그라쯔는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이며, 남부 오스트리아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호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아,도심을 벗어나면 아름다운 호수들이 눈 앞에 펼쳐지겠지 "하며 위로했습니다.
그런대로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 있어서 볼만했습니다.
특히 시내의 중심에 있는 슬로베르크 성채와 시계탑은(그라쯔의 상징인) 어디서나 보여
도시의 중심을 잡아주었고, 구시가지는아름다운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었습니다.
그 구시가지가 '세계의 아름다운 도시'로 뽑혔다고 합니다.
게다가 시계탑을 거닐다가 예전 전교조 위원장을 지냈던 이부영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지금은 서울시 교육위원이 되어 교육기관견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뭏든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보는 것같아 좋았습니다.
선생님은 부다페스트를 향해 떠나신다고 하는데 술 한잔 대접하지 못하고 악수만 하고 헤어졌습니다.
호텔에 들어와 종업원에게 호수를 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느냐고 물었더니,
"lake?" 하며 여기는 호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세상에 호수를 보러
여기까지(무려 7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왔는데...그러면서 호수를
보려면 짤츠부르크로 가야한다고 충고까지 해주었습니다. 그때의 절망이란...이런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있나. 호수가 없으면 웅덩이라도 봐야지 하며 과감히 짤츠부르크행을 결심했습니다.
기차 시간을 물었더니 다음날 11시경에 출발한다며 4시간이면 간다고까지 하고,
짤츠부르크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며 침을 튀겨가며 설명했습니다.
일단 우리는 호수를 찾아 짤츠부르크로 가기로하고 내일을 기약했습니다.
아,그것이 엄청난 손실의 서막인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드디어 소설 제목처럼 추락하기 시작한거죠.
그라쯔는 참 심심한 도시였습니다.한나절이면 모든 걸 충분히 다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좋은 걸 많이 봐서 그런지 강한 자극이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좀 더 색다른 경치를 원했던 것이죠.사실 아름다운 도시나 건물들,
그리고 아름다운 강은 수없이 봤습니다.좀 더 야성적인 산이나 호수가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날개'는 있었습니다. 뒤의 얘기는 다음에 계속하기로하고 일단 그라쯔를 보겠습니다.
그라쯔의 무어강(사실은 개울정도임) 안에 있는 수상카페입니다.
그나마 이런 것이 있어 심심한 그라쯔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수중카페의 외관입니다. 정말 애들 장난 같은데 상상력이 기발하지 않습니까?
(달팽이에서 힌트를 얻었나봐~~모양이 재밌더라구~! )
무어 강옆에 있는 '쿤스트 하우스'입니다.디자인 관련 건물이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이 건물의 별명이 뭔지 아세요? 벌레같지 않습니까? '친근한 외계인'이라 합니다.
(우린 이건물옆의 호텔서 묵었어~ 이곳엔 한인민박이 없어서...정보도 얻을 수 없었고...
건축가는 Peter Cook 과 Colin Fournier 라네~ 위에서 내려다 본것을 보고 난
심장같이 느껴지더라~ 재밌는 전시 건물이야~ )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다리 밑의 낙서입니다.거의 예술작품 수준입니다.
(여기 그라피티는 예술이지?)
구시가지의 입구입니다.바로코,로코코 양식의 예쁜 건물들이 줄지어 있어 거리가 아름답습니다.
시계탑에서 내려다본 시가지의 모습입니다.지붕이 아름다워 찍었습니다.
그라쯔의 상징인 시계탑입니다.어떤 여행사이트에 보니 이 시계탑이 4대 썰렁한(인어공주 동상,
오줌싸개 동상, 트로이 목마 등) 유적에 뽑혔더군요.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시민들의 간청으로
남게되었다 합니다.
(남편 사진을 지우고 내것으로 대체했어~ 이거 찍고 남편이 자뻑한 사진~~ㅋㅋ
친구들아~그럴만하냐?~^^)
유럽엔 어딜가나 튜립이 만발인듯~~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건지? 꽃이 더 아름다운건지? 암튼 이뻤어~~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등꽃이라 넘 반가웠어~
수락산 영원암에도 만발 했겠지?~~~
그라쯔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입니다.1569년에 문을 열었다 하니 450년이나 된 셈입니다.
이집 빵은 정말 맛있었습니다.그라쯔 하면 그 빵맛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구시가지를 반대편에서 잡았습니다.건물들이 모두 예쁘게 단장하고 있습니다.
그라쯔의 오페라 하우스입니다.비엔나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쿤스트 하우스의 야경입니다.정말 벌레같네요.
무어 강과 슬로스베르크 성채의 야경입니다.밤이 더 아름다운 것같습니다.
구시가지의 끝에 예쁜 꽃밭이 있어 찍었습니다. 이 앞에 그라츠 출신인 '터미네이터' 아놀즈
스와즈네거(현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사진을 잔뜩 붙인 카페가 있습니다.
구시가 중앙광장의 저물 무렵 모습입니다.비교적 소박합니다.
그라쯔 중앙역의 내부입니다.여기서 사고를 쳐 과감히 짤츠부르크행을 결행햇습니다.
아,그 엄청난 기차삯! 악명 높은 OBB(오스트리아 철도)를 미처 몰랐습니다.짤츠부르크까지
왕복으로 1인당 20만원이나 합니다.그렇게 비싼 덕분에 기차 한채를 전세 내 갔습니다.
문제의 OBB(에비비 !)기차입니다.비싼 기념으로 한 장 찍었습니다.(잘 봐 두시길!)
첫댓글 "추락하는것은 날개가 있다" 영화를 볼때 호수가 너무 아름다워 죽기전에 전에 꼭 한번 가보리라~! 그때는 여행이란걸 꿈도 못꿔 볼 어려운 살람살이였기에.. 그때 남편에게 부탁을 했죠~~나 저기는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꼭 가자고~~ 세월지나 자연스레 여행기회가 와서 실행했는데..참으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호수를 보기를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의 제 2도시 그라쯔도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여서 감탄감탄했습니다~^^
기차삯이 왕복이라지만 20만원.... 정말 살인물가(?)네요..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기차위의 하늘색이 너무 예쁩니다.
우리나라도 요즘 신도시 구도시 있지만 저렇게 역사가 남아있는 모습이 너무 부럽습니다^^
오죽하면 우리가 지은 이름..에비비라고..그래서인지 기차에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사진보며 오 전시장이 서울을 디자인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이런 곳에서 얻었나 하는 생각이 잠깜 드느구료 선옥^^
오래된 역사와 새로움을 잘 조화 시킨 도시란 느낌이... 구경 잘했어 선옥아~~
그랬을지도~~~지붕색이 잘 어울려 넘 예쁘더라~~~
450년 된 그라쯔의 빵집의 빵 맛은 어땟을까?
빵집 내부도 궁금하고 맛난 빵 사진들도 있으면 한컷 ㅎㅎㅎ
남편이 빵사는거 한장 찍었는데요~~네~! 나중에 기회 닿으면요~^^ 역쉬 창농회 총무님 다우세요~^^
이문열의 동명 소설을 읽고, 영화는 못보았지만..
아주 훌륭한 이미지들을 보면서 눈 관광 즐거웠답니다^^
관심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당~!
31회 카페로 스크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