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눌타리 꽃
ㅡ 2023년
■ 하눌타리 꽃
밤에 피는 꽃으로 낯에는 볼 수 없다. 암수 딴 그루(이가화)이다.
대부분 보이는 게 수꽃으로 암꽃은 보기가 힘들다.
그 고구마 같은 뿌리에서부터 모든 부위가 약재로 활용된다.
하늘타리라고도 부른다.
▼ 하눌타리 꽃(암꽃)
하눌타리 꽃
해 지고 어둠 내릴 무렵이면
시나브로 가슴을 푼다.
어둠은 숨을 죽이고
점점 까맣게 타들어가고
드디어 극에 이를 때
풍만(豊滿)한 젖가슴의 현시(顯示)
은은히 발하는 광채(光彩)
영롱(玲瓏)한 은빛 입자(粒子)가 튄다.
넋을 잃은
어둠속 눈동자들
그 빛의 근원으로 빨려 들어
황홀지경(恍惚地境)에 눈을 감는다.
글, 사진 / 최운향
▼ 하눌타리 암꽃
꽃 아래에 둥근 자방이 있고, 유방 같은 암술 3개가
보인다. 환상적이다.
▼ 암꽃이 시들고 자방이 커가는 모습
밤에만 피는 하눌타리
빛이 없던 태고(太古)의 고요를 그리나 보다
조금씩 조금씩
하늘을 향해 기어올라
아무도 모르게 밤에만 꽃피워
땅이 꼴을 갖추지 못하고
어둠이 심연(深淵)을 덮고 있던 (창. 1. 2)
무명(無明)의 태(胎) 속
그 먼 고향을 그리나 보다
시공계(時空界)를 초월해 흐르는
보이지 않는 힘
그 진한 모정(母情)을 향한
무위(無爲)의 도(道)
절로 절로
어둠의 향기를 거슬러 오르다가
북받치는 그리움
하얗게 토하나 보다
글, 사진 / 최운향
▼ 하눌타리 수꽃
자방이 없고 수술만 있으며 암꽃과
구별이 된다.
글, 사진 최운향 / 202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