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불갑사는 인도승 마라난타가 서기 384년(백제 침류왕 원년)에 영광 법성포를 통해 백제에 불교를 전래하고 최초로 지은 불법도량이라 하여 '부처 불(佛)', 첫째 갑(甲)자를 따 불갑사라 지었으며, 불갑사는 으뜸의 부처를 모신 최초의 절이라는 의미랍니다.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830호 대웅전과 보물 제 1377호 목조삼세불좌상, 보물 제1470호 불복장전적, 기타 전남도지정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천년고찰 입니다. 불갑산(516m)은 천연기념물 제112호인 참식나무군락지와 전국 최대 규모의 상사화(일명 꽃무릇)군락지로 매년 9월 중순 상사화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불갑사와 관광지 일원에서 열렸습니다. 수려한 자연경관에 인공폭포, 전망대, 수변공원, 공중으로 높이 솟아오르는 수직분수 등이 설치되어 있는 전남 최대 규모인 불갑저수지 가로변부터 빨간색 꽃을 피워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상사화! 7월 중순부터 진노랑상사화가 피기 시작하여 붉노랑상사화, 백양꽃 등 다양한 상사화속 꽃이 차례로 피어나며, 9월 중순에는 전국 최대의 군락지를 가진 석산(꽃무릇)이 활짝 피어나 산을 온통 붉게 물들입니다. 이렇듯 상사화가 차지하는 상징성을 감안하여 "상사화"라는 꽃을 주제로 축제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2009년에는 상사화속 식물 모두를 영광군화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입니다. 늦은 봄이나 이른 여름에 잎이 지고 난 뒤 꽃이 피기 시작해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어 서로 만나지 못하기 때문(花葉不相見)이지요. 불갑사에선 상사화 설화도 전해지는데요, 신라시대 불갑사 경운스님이 인도 간다라로 유학을 갔고, 공주와 사랑에 빠졌는데 왕은 경운을 추방했답니다. 공주는 스님에게 내세를 기약하는 증표로 참식나무를 주었고, 경운은 불갑사에 돌아와 참식나무 아래에서 열반에 들었고, 이후 9월이 되면 나무 주변에 꽃이 피었는데,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자 상사화(相思花)로 불렀다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3대 상사화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 입니다. 불갑산은 불갑사와 용천사를 끼고 있어 불갑산과 선운산 두 산이 우리나라 상사화 주요 군락지라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상사화라고 부르는 건 붉은빛의 꽃무릇(석산)을 말한답니다. 꽃무릇은 그늘에 숨어 무리지어 핀다 하여 "꽃무릇"이라고 부르며,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 모양의 뿌리라는 뜻에서 석산화(石蒜花)라고도 부른답니다. 꽃무릇은 일본에서 들어와 여러 갈래로 갈라진 우산형 꽃을 피운다는 점에서 중국이나 우리나라가 원산인 노란색 상사화와는 구별이 됩니다. 상사화는 9월에 피는 꽃무릇 보다 더 이른 8월에 피고 색깔도 분홍색에 가깝습니다. 사찰 인근에서 상사화를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는 스님들이 상사화의 뿌리를 탱화의 방부제로 사용하기 위해 주변에 많이 재배했기 때문이랍니다. 불갑사 앞 무료주차장에 주차하고 천변에 나서면 냇가 언덕과 차도 안쪽 산자락이 온통 상사화 세상이어서 감탄사를 발하며 사진에 담기 바빠지는데, 일주문을 통해 불갑사에 이르기 까지는 수천평의 바닥이 전부 만발한 상사화 꽃밭으로 변해 있고 그 사이로 상사화길이 조성돼 있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황홀경에 빠지게 됩니다. 말 그대로 지천이라는 말이 맞을것 같습니다. 불갑사 담 주변과 저수지 옆 산자락 오솔길가로도 쭈욱~~. 행사장엔 규모가 큰 분재(열매가 많이 달려있는 분재도 있음)도 전시되어 있고, 산쪽으로는 '불갑산 호랑이 유래'라는 안내판 옆으로 늠름하고 위용이 있는 불갑산에서 서식하던 호랑이 조형물도 있습니다. 박제된 호랑이는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기증하여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랑이 조형물 옆에는 호랑이가 서식했던 모형 동굴도 만들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야생화와 볼거리도 있어서 만족감을 한껏 높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최근 개통된 '목포해상케이블카'와 유달산, 삼학도, 갓바위, 춤추는 바다분수이기 때문에 목포 가까이에 있는 무안으로 향했습니다. 낙지의 고장, 갈낙탕이라는 음식을 먹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