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역사
이탈리아 요리에 토마토가 등장한 역사는 불과 300년밖에 되지 않는다. 파스타에 토마토소스를 섞은 요리 '나폴레타나'가 언제부터 일반적인 요리가 되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18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토마토소스가 기본으로 들어가는 피자 역시 나폴리에서 만들어졌다. 오늘날의 피자는 나폴리에서 만들어 먹던 둥글납작한 빵에서 진화한 것이다. 피자의 원래 모습은 납작한 빵 위에 마늘과 돼지기름, 소금을 얹은 것으로 흔히 화이트 피자라고 했다. 요리사들은 피자에 토마토를 얹은 마카로니를 팔던 나폴리의 파스타 노점상들과 경쟁하기 위해 토마토를 쓰기 시작했다.
원래 피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피자는 평일에 먹는 음식이었고, 마카로니는 모아 둔 돈으로 일요일에 먹는 특식이었다. 나폴리의 가난한 사람들은 집에 요리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노점에서 피자를 사서 길거리에서 먹었다. 그리고 1페니면 조그만 피자 한 조각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오랫동안 피자는 남부 이탈리아의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1889년에 피자 역사에 전설이 된 사건이 일어났다.
통일된 이탈리아 왕국의 2대 국왕 움베르토 1세와 그의 아내 마르게리타 여왕이 1889년에 나폴리를 방문했다. 왕과 왕비는 당시 귀족들이 먹던 프랑스 요리에 질려 있었다. 여왕은 피자 가게 브랜디의 요리사 라파엘로 에스포시토에게 먹을 만한 여러 가지 피자를 만들라고 했다. 그 가운데 여왕은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 그리고 바질을 얹은 피자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 피자는 나중에 여왕의 이름을 따 '마르게리타' 피자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피자는 전국적인 음식이 되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남부 이탈리아 사람들이 북부 도시로 대거 이주하면서 피자가 이탈리아 북부로 퍼지게 되었다. 그리고 유럽 다른 국가와 미국에도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탈리아 안에서도 남부는 특히 더 가난했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남부 이탈리아 사람들은 19세기 후반부터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들은 미국 북동부 몇몇 도시에 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대단위 주거단지를 이루고 살았다. 이 이민자들을 상대로 피자를 파는 가게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무허가 피자 가게들이었다. 1930년대 초에 롬바르디라는 이탈리아 이민자가 뉴욕에 간단한 파스타와 피자를 파는 가게를 열면서 뉴욕에 피자 가게 열풍이 일어났으나 미국 북동부의 이탈리아계 거주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온 병사들이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음식 맛을 잊지 못해 이탈리아 식당을 찾았고, 피자를 집에서 만들어 보기도 했다. 1940년대 말과 1950년대 초 가정에서 피자를 만드는 요리법이 널리 알려졌다. 1940년대 중반 시카고에서는 크러스트가 더 두껍고 토핑이 많은 딥디시 피자가 등장하여 이탈리아 출신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얻었다. 드디어 1958년에 캔자스 위치토에 피자헛 1호점이, 1960년에 미시간에 도미노 1호점이 문을 열었다. 1970년 무렵 피자는 미국 20대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되었다. 피자는 나폴리의 초라한 거리에 태어나서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 되고 오늘날에는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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