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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포먼스
모두가 다 아시겠지만, E200은 패밀리 세단이지 스포츠카가 아니라는 사실을 저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저의 입장에서 E200은 성능에 관한한 저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준 차였습니다.. 그것도 복잡 다단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가 아닌, 아주 기본적인 성능에서 말이죠..
E200은 1796cc의 엔진에 직분사 터보를 얹고, 5250rpm에서 184마력을, 1800~4600rpm에서 27.5kg.m의 플랫 토크를 냅니다..
또한, 제로백은 7.9초이고, 최고속도는 232km 정도 됩니다..
뭐.. 요즘 시대에 이 정도면 그저 무난한 성능이지, 그리 괄목할만한 스펙은 아니군요..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건, E200 역시 벤츠인지라 벤츠 고유의 주행 성향을 유전자로써 물려받았다는데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박자" 늦게 반응하는 고유의 습성입니다..
실제로, E200을 운행하다보면, 순간 추월을 하려고 하다 늦은 리스폰스로 인하여 추월 타이밍을 놓치거나, 신호등이 황색인 상황에서 교차로 패스를 시도하다 빨간색으로 바뀐 한참 후에 넘어가는 경험도 종종 겪게 됩니다.. 킥다운을 하더라도 한박자 있다 "꿈틀"하며 그저 도도하게 튀어나간다고나 할까요.
이러한 벤츠 특유의 한박자 느린 반응으로 인하여 "안 그래도 그저 무난한 성능의 E200"의 체감 속도는 그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브레이크 또한 예민하다기보다는 살짝 무딘 느낌으로 꾸준히 잡아주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많은 분들이 브레이크가 좀 밀리는 것 같다는 얘기도 많이 하시더군요..
이는, 가속이나 브레이킹이 즉답식인 경쟁사 BMW와 대비되는 부분들입니다..
서스는 적당히 탄탄하나 단단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 큽니다.. 또한, 노면의 울퉁불퉁한 부분이나 요철을 잘 흡수해주면서 일반적인 턴을 할 때 큰 쏠림없이 탄탄하게 잘 잡아줍니다.. 거기다, 고속 크루징에서의 안정감 또한 일품이죠.. 아무리 부드러운 벤츠이고, 엔트리급 E클래스여도 비슷한 가격대인 제네시스와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핸들은 다소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네시스 만큼 가볍지는 않습니다..)
벤츠의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물론 뛰어나나, 핸들이 묵직하게 잡히지는 않아서 팔에 힘이 더 들어갑니다.. 또한, 본 차량인 E200에는 AMG휠로 인치업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노면을 많이 타는 편이었습니다.. 가벼운 느낌의 핸들에 차량이 노면까지 타니 지면이 조금이라도 매끄럽지 못하면 고속에서도 핸들이 휙 움직이더군요..
게다가 E200의 바디가 5m가 좀 안 되는 거구이다 보니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질 못합니다.. 벤츠 특성상 고속 순항은 안정적으로 잘 해내지만, 짧게 잘라 차선 변경이나 턴을 하는 형태에서는 꾸물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 역시 E클래스와 동일 세그먼트인 BMW F10과 비교될 수 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E200을 타면서 가장 경악을 금치 못했던 부분은 바로 패들 시프트를 통한 수동 모드 운전에서 였습니다.. 한 마디로, 이 차에서 수동 모드를 위한 패들 시프트가 왜 있나 싶을 정도로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느껴지더군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본 차량에는 스티어링 칼럼 시프트가 핸들 우측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동 모드는 무조건 패들 시프트로만 해야 합니다.. (타사 차량들은 패들 시프트로 기어 변속을 해도 되고, 중앙의 기어봉을 통해서 해도 되죠..)
E200의 경우, 왼쪽 패들을 당기면 수동 모드로 들어가고, 오른쪽 패들을 당기고 있으면 자동 모드로 바뀝니다..
여기서 문제는, E200을 수동 모드로 놓고 타면, 기어를 넣을 때마다 변속 속도가 정말 엄~~~~청 느리다는데 있습니다.. 가속을 하면서 기어를 바꾸면 rpm의 변화를 통해 기어가 얼마나 천천히 바뀌는지 눈으로 관찰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큰 차체에 1800cc엔진인데 대단한 변속 속도를 바라는거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E200의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이 차의 변속 속도는 수용할 수 있는 정도를 훨씬 지나쳐버린 수준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하나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던 건, 원래 수동 모드에서 가속을 하며 기어를 넣는 건 (올리는건) 운전자가 해야 하지만, 감속을 할 때 기어를 내리는 건 운전자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어야 맞습니다.. 이 말인 즉슨, 다른 차량들은 감속 때, 운전자가 기어를 내리지 않으면 차량이 알아서 시프트 다운을 시키지요..
하지만, E200의 경우 4단까지 갔다가 감속을 하면 디스플레이에는 4단 그대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정지를 해도 그대로 4단을 표시합니다..
게다가, 4단이 표시되어있는 상태에서 다시 가속을 하면 4단까지는 차량이 알아서 시프트 업을 진행합니다.. 분명 난 수동 모드로 놓았는데 자동 모드처럼 시프트업을 지가 진행을 합니다.. 더 웃긴건 4단까지만 자동으로 기어가 바뀌고, 5단부터는 또 내가 기어를 올려야 됩니다.. 즉, 마지막으로 놓은 기어 단수까지만 자동으로 시프트 업을 진행하고 나머지 기어는 운전자가 넣어야 합니다.. 만약, 마지막 놓은 단수가 3단이었다면, 4단부터는 운전자가 시프트업을 진행해야만 다음 단수로 넘어갑니다..
처음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하더군요.. 패들 시프트가 보다 다이내믹한 주행을 위한 방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몇 단까지 자동으로 올릴건지 설정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량을 반납한 지금에도 벤츠가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갖고 이렇게 만든것일까란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 새로운 기능이 나왔나란 의구심까지 드네요..
또한, 패들 시프트를 당겼을 때의 조작감이 좋지 않습니다..
보통은 패들 시프트를 당겼을 때, 육안으로도 패들이 움직였다 싶을 정도의 움직임 (유격)이 있습니다만, E200의 경우 유격이 아주 얕아서 당겼을 때 무슨 버튼 눌렀을 때 살짝 움직이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때문에, 확실하게 제대로 당기지 않으면 기어가 들어가지 않는 상황도 생깁니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당기고 있음 오토 모드로 바뀌어 버리죠. (오른쪽 패들을 당기고 있음 오토모드로 바뀐다고 앞서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E200의 수동 모드의 느린 변속 속도와 더불어 떨어지는 직결감과 조작감을 이유로 수동 모드 보다는 그냥 패밀리 세단 답게 오토 모드로 운전을 하시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렇다면, 성능도 나을게 없고, 가속감도 떨어지고, 반응 속도도 떨어지는 E200한테 퍼포먼스 부분에서 볼게 전혀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다행히도, 다른 벤츠 모델들이 그렇듯이 E200에도 두 가지 주행 모드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E와 S모드 입니다.. 타사 차량으로 치면, Comfort와 Sports 모드 정도로 보시면 되겠네요..
물론, E200의 주행 모드를 바꾼다고 해서 서스의 감도가 확 달라진다거나 핸들링이나 기타 가속 성능이 확 올라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E200은 그저 커다란 체구를 가진 평범한 세단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E200"의 성능과 성향을 가혹한 주행이 아닌 "통상 주행"에서 어느 정도 커버하여 주는 기능이 바로 S모드입니다..
E모드의 경우, 나은 연비와 안락함을 제공하는 일반 모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벤츠의 경우, E나 C모드에서 2단 출발을 하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콱 밟아도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출발을 하며, 가속성은 다소 포기를 하고, 편안함과 안락함을 위한 변속과 가속을 제공합니다..
반면, S모드의 경우, 나름 스포츠성이 가미된 주행 감각을 전해주는데요..
E200의 경우엔, 변속 타이밍이 소폭 빨라지고, 같은 속도라도 높은 RPM을 사용하면서 RPM을 물고 있는 시간 역시 길기 때문에 실용 영역대가 많이 넓어집니다.. 낮은 영역에서 토크가 터지는 E200이 rpm을 물고 최대한 힘을 뿜어내기 때문에 통상 주행에서의 힘의 부족함을 만회를 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는, 뛰어난 성능을 가지지 못한 태생의 E200이 자신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도록 꽤나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히든 카드라고나 할까요..
다만, S모드도 운전자가 너무 쌔려밟으면 늦은 응답성과 떨어지는 힘으로 답답함을 안겨줍니다.. 혈기왕성하신 분들은 벤츠의 특성과 E200의 작은 엔진을 이해해주셔야 합니다.. 킥다운을 한다기보다는, 지긋이 발에 힘을 주는 주행방식으로 운전을 하신다면 S모드가 꾸준하게 밀어주며 가속에 관한 퀄리티를 한층 올려준다고 생각하심 됩니다..
* 리뷰를 마치며
E클래스는 약 60여년간 전세계인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고, 또한, 2009년에 W212로 모델 체인지가 되고나서도 여전히 변함없이 BMW F10 5시리즈와 함께 국내외에서 E세그먼트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제가 E200의 성능 부분을 다소 안 좋게 묘사한 부분은 있지만, E200의 성능이 밀린다기보다는 개개인이 가진 성향과 차량에 대해 추구하는 바에 따라 품평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접기에 앞서 분명히 말씀 드리고 싶은 건, E200 역시 대상층이 누구냐에 따라 모자라지 않는 성능을 가진 세련된 차로 인식될 수도 있고, 벤츠지만 느려터진 답답이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아직 피가 끓으시는 연령대라거나 스피드 및 운전의 재미를 조금이라도 추구하시는 분께는 E200은 절대 감흥을 주지 못할겁니다..
반면에, 편안하고 안락한 차를 좋아하시고, 실용 영역에서 얌전히 운전을 하는 스타일이시라면 E200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킥다운이 아닌,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으시면 저rpm에서도 쭉쭉 밀어주는 뒷심이 있어 통상 주행에서는 힘이 모자라단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또한, 스티어링 휠을 훽 잡아채는 코너에서도 제법 잘 지지해주는 서스와 고속 크루징에서 주는 안정감은 E200의 또 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E200이라도 고속도로 직선 구간에서 조용하고도 안정감있게 쭉쭉 밀면서 달려나가는 느낌은 비록 엔트리 모델이지만 역시 벤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어쩌면, 다소 답답한 응답성의 이면에 이러한 벤츠만의 장점들이 스며들어 있기에 사람들이 E200에 매료되는지도 모르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호 대기 중에 잠자리가 앉아 있길래 재미있어서 찍어봤습니다..

첫댓글 역시 전문가포스십니다
진심으로 소중한 이용후기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