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한 달 간의 앙코르 여행 기록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 여행
기간 : 7월 20일(목)-8월 18일(금) 29박 30일
장소 : 인천-태국(방콕-깐짜나부리-나컨빠톰-쑤코타이-씨 쌋차날라이-싸완클록-우돈타니-반치앙-나컨빠놈)-라오스(타캑-싸완나켓-빡쎄-짬빠싹-씨판돈)-캄보디아(스뚱뜨렝-꼼퐁짬-씨엠리업-바탐봉-씨쏘폰)-방콕-인천
8월 16일(수)
반띠아이 쯔마로 가는 도중에 LPG 충전소에서 약 13kg 연료를 주입하였다. 가스통을 거꾸로 저울에 올려놓고 주입해서 빠진 무게로 가격을 계산한다. 가스 요금 400 바트를 요구한다. 리엘로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니 45,000 리엘을 달라고 한다. 리엘로 주면 손해다. 그래서 바트화를 주었다. 씨쏘폰만 하더라도 자기 나라 리엘보다 태국 돈인 바트화를 더 요구한다. 따라서 이곳에선 바트화를 리엘로 바꾸면 더 불리하다.
도로는 비포장 진흙길이라 우기엔 몹시 패여 차가 울렁거린다. 앞자리에 앉았지만 피곤해서 꼬박 꼬박 졸면서 간다. 운전 기사 맙, 인상은 좋지만 말수는 적다. 드디어 반띠아이 쯔마(Banteay Chhmar)에 도착하였다. 해자와 숲에 가려진 성벽이 보인다. 해자에는 연이 잔뜩 자라고 있고 어떤 곳은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나무로 된 차단기가 세워진 곳으로 차는 들어간다.
그러나 아무도 지키는 이는 없다. 차를 세우고 기다리니 저쪽 숲이 우거진 곳에서 군복을 입는 사내가 어슬렁대며 나타난다. 방명록에 출입자 이름을 적으라고 주는데, 어제는 일본이 한 명, 그저께는 아무도 없었고, 그 전날은 프랑스인 세 명이 방문한 기록이 보인다. 일반 관광객은 거의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군인 복장은 맙과 한참 이야기하더니 맙은 우리더러 입장료를 4 달러 내야 한다고 한다. 달러 대신 16,000 리엘로 주니 아무 말 없이 받는다.
성벽 안에도 농사를 짓고 있다. 경운기가 지나가고 소들은 풀을 뜯어먹고 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방치된 유적이나 폐사지 주변이 농경지로 이용되는 것과 비슷했다. 유적지에서 놀던 아이들이 우리를 따라 붙는다. 씨엠리업 아이들처럼 그렇게 닳아빠지지 않아 ‘원 딸라’ 소리도 없고, 말을 붙이지도 않는다. 아마 아이들이 영어를 몰라서 그런 모양이다. 그냥 말없이 우리들을 호위하는 셈이 되었다.
무척 넓은 유적지에 사람이라곤 우리 밖에 없다. 풀밭에 석주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다. 맙이 앞장을 서고 우리는 천천히 숲속에 파묻힌 반띠아이 쯔마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바이욘에서 보던 사면불상이 몇 개 보이지만 대부분은 허물어져 있다.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는 벽에는 부조가 군데 군데 보인다. 부조 내용은 비슷한 내용도 있지만 전혀 색다른 곳도 있다.
가끔 개미가 발등을 물어 깜짝 놀란다. 심지어는 배꼽 위를 물어서 정말 놀랬다. 양말을 신거나 긴 옷을 입어 개미가 몸을 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람이 찾지 않아 우거진 풀숲에서 뱀이나 독충들이 나오지 않을지 염려되어 조심스러웠다. 아마도 앙코르 왓이나 앙코르 톰도 처음 발견되었을 때 이보다 더 심하지 않았을까? 이곳은 대부분 유물이 도굴과 파괴되었고, 다시 관광객을 위해 복원하기에는 여력이 닿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것 같다.
캄보디아인으로 보이는 서너 명의 관광객이 밴에서 내려 역시 유물을 둘러본다.
사원 안쪽을 돌아보고 다시 승용차에 타고 성벽 부조가 남아 있는 부분을 뺑 돌면서 중간 중간 내려서 부조를 감상하였다. 바이욘과 마찬가지로 자야바르만 7세가 참파를 물리친 내용들이 조각되어 있다. 천수관음을 묘사한 부조가 특이했다.
여행을 마치고 서울에서 중국 장애인 예술단이 공연한 천수관음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반띠아이 쯔마의 생각이 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세오녀는 아예 택시 뒷좌석에 드러누웠다. 충분히 보기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대충 훑어보고 나왔다.
이곳도 며칠을 잡아도 될 만한 충분한 볼거리가 있다. 무척 큰 지렁이가 많이 보인다.
* 환전
-우리은행 2006년 7월 6일
1바트 25.21 원으로 30,000 바트 환전(우대 40% 적용)
-외환은행 2006년 7월 19일 환전 클럽 이용
1달러 964.47 원(고시 환율 975.37원에서 사이버 환전으로 65% 할인율 적용)
-라오개발은행(타캑) 2006년 8월 1일, 1 달러=10,020 낍
-빡쎄 란캄 호텔 2006년 8월 5일, 1 달러=10,000 낍
-1달러 : 4,136 리엘 2006년 8월 8일, 꼼뽕짬 환전소
* 연오랑 세오녀 가족의 다른 여행기는 http://cafe.daum.net/meetangkor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첫댓글 아... 이곳은 정말 흥미롭네요... 앙코르 유적에 천수관음상이라니.... 다음번에는 잊지말고 꼭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