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낙타에게/ 나태주
아들아 지고 있는 짐이 무겁냐
부리고 싶으냐
모래밭에 발이 빠져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으냐
그렇다고 그 짐
다른 낙타에게 대신
지고 가게 할 수는 없는 일
낙타에겐 짐을 아주 부리는 날이
땅에 몸을 눕히는 날
목숨까지 내려놓는 날
등에 진 짐이 살을 파고들어도 그것은
아직은 살아있다는 증거 아니냐
지고 있는 짐 버겁다 해서
너의 짐 함부로 부리지 않을 것이며
다른 낙타에게 대신
지고 가게 하지도 않을 것을
나는 믿는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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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읽은詩
아들 낙타에게/ 나태주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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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1 16:2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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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들에게 부탁하는 글처럼 느껴집니다.
무엇이던 철철 넘쳐흐르는 세상,
과유불급이 사라진 세상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자식에게
부족해지라고 담담히 말하는 옛어른의 묵직한 한미디 같이 다가옵니다.
아이들을 자립시키는 것이
생의 근력을 키워주는 지름길일 텐데........
받고만 자란 아이들, 의존만 한 아이들이어서....쉽지 않은 듯요.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부모들의 생활과 생계가 얼마나 얄팍한지
알려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