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방화동에서 발로 뛰며 사회사업한 지 이제 4년 차입니다.
4년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의미 있게 한 일은 학교와 협력하여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만나 캠페인, 또래 모임을 진행했던 일입니다.
학교와 협력하면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을 강점으로 사랑해주고
주도성과 성공을 경험시켜주는 사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잘 만날 수 있도록 학교 공간을 내어주시고
복지관이 이러한 의미와 의도를 가진 사업을 잘 알아봐 주십니다.
또한, 사회복지사는 몰랐던
학교 안에서의 아이들의 성장, 변화를 발견해주십니다.
이렇게 재밌고 설레고 의미 있는 학교협력사업을
우리 승희, 희영 학생과 함께 하다니!
승희, 희영 학생은 정말 복 받았습니다!
농담이고 이렇게 재미있는 사업을
여러분들과 같이하니 제가 복 받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웠습니다.
실습생들에게 배움이 있고,
과업이 내 과업이라고 생각하려면
과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데
필카추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에
실무자가 너무 품고 있어 놓지 않으면 어쩌나,
마음에 감동과 배움이 오는 멋들어지는 슈퍼비전을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기대됐습니다.
제가 가장 애정하는 청소년 사업을
제 인생과 사회사업의 큰 영향을 미친
단기사회사업으로 함께하다니!
사회사업은 이런 것이다,
이런 재미 실컷 누릴 수 있다,
나도 이렇게 배웠다고
그 재미와 배움을 승희 희영 학생에게 잘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승희 희영 학생은 조회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 틈틈이
15분이라도 아이들을 보기 위해 방화중학교에 갔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눈을 맞췄습니다.
출사 여행, 일일 카페, 사진전
모두 아이들의 의견으로 이룰 수 있도록
잘 묻고, 잘 부탁하여 역할을 나눴습니다.
학교 안에서 일일 카페를 열었습니다.
아이들이 초대하고 싶은 선생님, 친구들을 불렀습니다.
맛있는 디저트와 음료를 만들기 위해
마을에 있는 카페 사장님을 찾아가 음료를 배웠습니다.
배운 음료 레시피와 빨미까레로 만든 디저트를 대접하고 응원받았습니다.
함께 자연을 즐기며 땀 흘렸습니다.
남산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oo이가 친한 친구도 없는데
남산 여행을 안 가는 거 어떠냐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제가 세운 계획이잖아요.
책임감이 들어서 친구는 없지만 왔어요.’
한창 친구가 좋은 여중생이
친한 친구 한 명 없는 남산 여행에 참여했습니다.
동막해변에서 물놀이와 갯벌을 즐겼습니다.
예쁜 풍경에서 맛있는 고기도 먹었습니다.
복지관에서는 고기만 샀습니다.
아이들은 본인의 여행이라고 생각하며
프라이팬, 버너, 집게, 가위 빠짐없이 다 가져왔습니다.
여행을 못 가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할머니의 김치전을 먹이고 싶었던 규빈이는
주말에 예원이와 만나 반죽을 전달해줬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오가며 보는 동네 카페에서 사진전을 했습니다.
내가 찍은 사진을 사진전이 열리고 구경하러 가족, 친구들이 왔습니다.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요?
각자 맡은 역할로 사진전을 진행하니 아이들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아이들이 가족에게 자랑할 거리가 생겼습니다.
여러 일정으로 사진전에 못 온 가족들에게도
아이들은 집에서 내가 찍은 사진을 자랑하며
다음에는 꼭 오시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승희 희영 학생과의 마지막을 참 아쉬워했습니다.
하루에 3번 15분이라도 자기들을 만나러 오는 여러분들이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감동이었을 겁니다.
처음에는 참여율이 저조했지만,
관계가 쌓이고 나니 학원까지 미뤄두고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방화중학교 복지부장 서혜숙 선생님도
매일 아이들을 만나서 모든 과정을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승희 희영 학생을 보고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승희 희영 학생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만나는 모습을 보시고 감동하셨을 겁니다.
승희 학생은 섬세한 사람입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친구들은 섬세하게 만나야 합니다.
재미와 감동, 관심이 있어야 모임에 참여합니다.
아이들을 성의정심으로 만나니 그 진심이 통했습니다.
4~6월에는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유미와 예원이를 덕분에 함께 모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희영 학생은 배움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합니다.
희영 학생은 복지요결을 잘 배웠고,
복지요결방식대로 아이들과 사진 여행을 즐겼습니다.
배움을 즐기고 사회사업의 재미를 알았습니다.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한 여름밤에 꿈처럼 낭만 있고 설레고 가슴 뛰는 일이었길 바랍니다.
실습 기간 실습생 학생들과도 많이 의지하며 친해진 그 인연 이어가길 바랍니다.
함께 동고동락한 소중한 동료와 계속 소통하며
고민이 많을 대학 시절을 의지하며 함께 사회사업을 누리길 바랍니다.
부족한 저와 함께 실습해주어 고맙습니다.
승희 희영 학생 덕분에 저도 성장하고 실천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승희, 희영 학생은 가지만 필카추 친구들과의 과업은 계속됩니다.
이제 승희, 희영은 치열했던 단기사회사업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지금처럼만 하면 어디서든
당사자의 주도성, 지역사회의 자주성을 살리며
사회사업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꿈을 꿀 승희, 희영 학생을 응원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2024년 8월 1일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이예지 사회사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