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악도는 대기점도-소악도- 진섬-소기점도-딴섬 모두 다섯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어진 곳이다.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길을 '노두길'이라고 하는데 오래 전에 주민들이 갯벌에 돌을 던져 넣어서 만들 길이라고 한다. 그 때 돌로 만든 징검다리 위에 지금은 시멘트 포장을 하여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하루에 두 번, 민물이 되면 바닷물이 차올라 길이 사라졌다가 약 3~4시간 뒤에 썰물이 되면 길이 나타난다.
대기점도 송공항에서 배를 타고 소악도로 들어가는 중이다.
12사도 예배당 순례길은 순례길 사이 사이에 작은 예배당들이 세워져 있다. 작은 예배당들은 너무 예쁘기도 하지만, 종교를 떠나서 잠시 쉬면서 생각에 잠기게 하는 작은 성소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12 지혜의 집- 가롯유다(작가: 손민아)는 12개의 작품을 지나오는 동안 힘들었을 마음을 종탑에서 열두번의 종을 천천히 치며 하나씩 날려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지혜를 얻기를 바라는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 12번 지혜의 집은 물대가 맞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하여 12번부터 돌기로 한다.
11 사랑의집-시몬(작가:강영민)은 반쯤 감긴 눈의 조는 하트는 완성된 사랑을 의미한다.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개선문이 되고, 사랑의 상처가 있는 이에게 치유의 공간의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10 칭찬의 집- 유다 타대오(작가: 손민아)는 진섬의 큰길이 모이는 이곳에서 각기 다른 지붕의 내부가 하나의 공간이듯, 모두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유를 가지고 서로를 칭찬하고 배려하는 하나의 마음을 가지길 바라는 작가의 원의가 담겨있다.
9 소원의 집- 작은야고보(작가:장미셀, 파코)는 유럽의 바닷가에 어부의 기도소가 있듯, 기점소악도 어부의 집으로 구성되었다.
바다를 상징하는 파도와 커다란 물고기를 전면에 배치하였으며, 기점소악도의 돌이 설치되어 쓰다듬으며 소망을 기원하도록 한 작품이다.
교회 앞에 있는 이 작은 건물은 기부형 화장실이다.
8 기쁨의 집-마태오(작가: 김윤환)는 금빛의 양파 모양 돔근 섬주민들의 일상과 삶에 경의를 표하고자 하였다. 밀물 때 고립되고 썰물이 되어 다시 일상의 기쁨이 반복된다.
7 인연의 집-토마스(작가: 김강)는 왼쪽벽엔 오병이어 부조가 있고, 신비한 빛깔의 푸른색 안료는 모로코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 구슬바닥이 인상적이다.
작가들의 작업실
이곳은 순례자의 섬 건축미술 작품을 제작하던 외국작가들이 2019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숙식하며 거주하던 공간으로 지금은 순례길 전시관으로 계획중이라고 한다.
6 감사의 집 바르톨로메오(작가: 장미셀, 얄룩)는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물결 모양의 마루가 있다. 태양과 패널이 설치되어 한낯의 빛을 모아 밤에는 은은한 빛을 밝힌다. 이 작은 예배당은 물 위에 떠 있어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물위에 비치는 하늘과 예배당이 환상적이다.
5 행복의 집 필립(작가: 장미셀, 파코)은 전통적인 프랑스 남부의 건축양식, 지붕의 바람창은 주민들의 절구통을 뚫어서 활용, 철탑에는 물고기 조형물이 달려있어 이곳이 바다와 더불어 사는 섬이라는 것과 주민들의 생업을 표현하고 있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십자가를 표현하고 있다.
3 그리움의 집 야고보 (작가: 김강, 손민아)는 논길을 따라 작은 호수 주변 숲속의 작은 예배당이다. 심플한 디자인에 로마식 기둥을 입구 양쪽에 새워 안전감이 돋보인다.
숲속의 오두막을 연상시키는 이 예배당 안에는 성덕여왕 신종의 비천상에서 영감을 받은 부조가 설치되어 있다.
2 생각하는 집- 아드레아 (작가: 이원석) 는 길고양이들을 섬의 수호신으로 상징한다. 밀물과 썰물을 해와 달로 해석하며 공간을 구분, 동절구, 여물통 등 주민의 삶과 풍경을 작품에 담았다고. 발굴된 유물처럼 보이는 십자가 등을 설치하여 사유하는 작은 공간으로 꾸몄다.
1 건강의집 - 베드로(작가: 이윤기)는 그리스 산토리니풍의 둥글고 푸른 지붕, 흰 회벽으로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옆에 있는 종을 한 번 치면 순례를 시작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1번부터 12번까지 약 12km로 순례길 곳곳에 지어진 열 두개의 작은 건축미술 예배당들은 잠시 잠깐씩 묵상, 기도, 명상, 쉴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시 한 번 더 이 곳을 찾게 된다면 게스트하우스에서 묶으면서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그리고 기점소악도가 순례의 섬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는 기점소악도에 속하는 신안 중도면은 주민의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일년에 아홉 켤레 고무신이 닳아질 정도로 섬을 돌아다니며 전도한 한국 교회 역사상 첫 여성 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