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탄생예고 대축일 [0325]
이사 7,10-14; 8,10ㄷ 히브리 10,4-10 루카 1,26-38
2024. 4. 8. (월). 이동축일
주제 : 하느님이 나를 찾아오실 때
오늘은 3월25일에서 축일의 기념을 옮긴 성모 영보대축일입니다. 성모님에게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소식이 가브리엘 천사를 통하여 전달된 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나자렛에서 약혼한 아가씨로 살던 한 여인이 결혼도 하기 전, 아기를 갖게 된 것이 기쁜소식이었을까요? 세상에서는 그렇다고 하지 않지만, 우리 신앙에서는 마리아에게 이 소식이 전달된 날을 기쁜 소식이 도착한 날이라고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세상의 경우에서는 우리가 준비할 것도 많고, 사람이 준비하는 자세에 따라서 좋은 결과가 생긴다고 말합니다만, 우리가 오늘 축일을 통해서 바라보는 마리아와 관련된 성모영보축일은 사람으로서 먼저 준비한 내용을 특별히 생각하지 못할 일이 일어난 날입니다.
사람의 삶에는 기쁜 일과 힘겨운 일이 나름의 순서에 따라 일어납니다. 그 일이 사람이 예상하는 순서대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여러 가지 일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우리의 삶에 찾아오고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나자렛에 살던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천사가 왔다는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또 매우 놀라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천사를 만난다면 과연 우리는 그 천사를 어떤 대상으로 보겠습니까? 과연 하느님의 뜻을 나에게 전하러 온 대상으로 생각할까요? 아니면 내가 하느님의 방문을 예상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그 일은 허황된 것이고 거짓이라고 말하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일은 내가 예상하고 준비하기에 따라서 달라지는 모습일 것입니다. 현실에 사는 우리는 마리아에게 일어났던 놀라운 일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기억하면서 받아들이거나 올바르게 이해할 대상으로 생각하겠지만, 우리와는 다른 삶의 태도를 가졌을 그 옛날의 마리아에게는 얼마나 황당한 경험이었겠습니까?
시대를 다르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의 힘이 나에게 다가온다면 우리는 대부분 놀랄 것입니다. 세상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하느님을 올바로 느끼거나 만날 사람은 매우 적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삶에 찾아오신다면 나는 그 하느님과 천사를 어떤 일로 대하는 사람이겠습니까? 올바로 대하는 자세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나를 통해서 이루시려는 하느님의 뜻에 우리는 참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