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이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의 가장 어려운 현장부터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저임금, 대기업 원청과
하층의 먹이사슬 구조 등 주로 서민 내지 소외계층에 대한 현안해결을 그 방향으로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발표한 對 국민 공약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내용들이다.
민주당 울산시당이 이번에 내 놓은 민생탐방 방향을 보면 다수 지역민을 위한 측면이 부족하다. 대개 보편적인 노동관련 현안들이거나
노동 투쟁과 관련된 것들이다. 당장 오늘 내일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지역 재래시장 영세상인 지원방안, 지난해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보상 문제, 지진에 대비한 종합 대비책, 근로자 공공병원 건립, 조선해양공사 설립 등과 같은 보다 근원적이고 지역적인 것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은 더 이상 이전의 야당이 아니다. 집권 여당으로서 국정운용 주도권을 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기 때문에
국책 향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정당이다. 결정하기 나름에 따라 가능성이 희박했던 국책사업이 현실화 될 수도, 또 그 반대일수도
있다. 예컨대 울산 산재母병원 설립은 지난 정부들이 대선공약으로 내 걸었음에도 이런 저런 핑계와 이유로 무산시켰지만 민주당이 추진할 경우 건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 울산시당이 해야 할 몫은 바로 이런 것이다.
울산에는 노동계의 지지가 주효해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있다. 이들은 ‘한 우물’을 팠다. 이들은 여러 차례의 정치적 위기와 좌절
속에서도 노동계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그치지 않았다. 그 결과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울산에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는 반면 이들은 2명이나
당선됐다. 이에 견주면 민주당 울산시당이 그 동안 뚜렷한 목표 없이 거저 제1 야당의 테두리 내에서 안주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울산시당이 민생탐방에 나선 이유가 내년 지방선거나 이 후의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면 그만 두길 권한다. 울산시당이 지금처럼
자신을 드러내며 이런저런 공언을 할 수 있는 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란 후광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대선에서 울산 유권자의 37%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것과 이들의 민주당 울산시당에 대한 지지를 결부시켜선 안 된다. 문 후보에 대한 지지와 울산시당에 대한 지지는 별개라고 봐야
한다. 집권 여당으로서 지역전체를 투시하고 여당으로서 포괄적이고 독자적인 대안을 갖지 않으면 울산시당은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
기사입력: 2017/05/24 [15:26]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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