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중앙시장 뒤편,‘고가네 숯불고기냉면’, 애견샵 ‘개구멍’
화장실 앞에서 2차 운동을 하고 묵호중앙시장 뒤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담배가 피고 싶어졌다.
1000원 짜리 국수 ‘까치식당’ 바로 앞에 고기 냄새가 풍기는 가게가 있길래 일단 앉았다.
어디서 주워왔는지, 아주 오랜 초등학교 의자에 아줌마 한 명이 담배를 피고 있길래 그 옆 의자에 앉아서 같이 담배를 피웠다.
의자는 아주 밝은 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가게 이름이 ‘고가네 숯불고기냉면’이었다.
여름에 지나다 보면 손님들이 많았다.
의아했다. 망한 가게를 인수하여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가게가 북적거리는 것은 뻔한 것이다.
마케터의 날카로운 시선은 정확했다.
검색을 해보니 역시 블러그 작업이었다.
돈을 꽤 들인 모양이다.
짐작컨대 별로 효율적인 마케팅은 아닌 것 같다.
여름이 지나면 어떻게 먹고 살려고 그러는지. 오죽 했으면 그랬을까.
인터넷 마케팅은 비수기에 먹고 살수 있는 기반이어야 하는데, 블러그를 살펴보니 영 아니었다.
묵호중앙시장 입구 건너편 묵호농협 바로 앞에, 묵호 시내에서는 유일한 애견샵 ‘개구멍’이 있다.
키우던 ‘데니’ 때문에 몇 번 들락거린 적이 있다.
가게 이름을 잘 지은 것 같다.
개들만 들락거리는 구멍이 개구멍이다.
어릴 적, 나는 넘치는 장난끼로 일부러 동네 개구멍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좁은 구멍으로 들어 갔다가, 개에게 물린 적이 있다.
그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서 ‘개구멍’ 이라는 이름이 공포스러웠다.
검둥이 친구 흰둥이가 동물병원에서 마취제를 맞고 목욕하는 곳이기도 하다.
나의 슬픈 과거를 기억나게 해주는 ‘개구멍’이 잘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