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나날속의 행복,

[설향]

대문을 들어서면 나란히 줄 지어 선 포트들이  우리를 반깁니다

야생 씨앗이라 그런지 발아도 더디 더니 새싹도 더디 나려 합니다

지난 가을에 따 모아둔 백하수오 씨방을 물에 불려 털을 제거하고 이엠과 물을 희석하여 반나절을 담궈두고

온열기 속에서 3일을 잠이 들었지요

3일후에서야 빼꼼히 나온 하얀 뿌리,

메론씨앗이나 고추씨앗과는 다르게 배가 불룩 부풀어 오르더니 그때서야 하얀 발을 내 놓습니다

야생에서 모질게 자랐으니 결코 쉽게 세상에 보이지 않으려는듯

참으로 어렵게 인사를 하네요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행여 얼까 염려하여 비닐로 씌워주고

낮엔 햇살 받으라고 열어 두죠

이제 곧 더 따스한 날에 파릇한 잎새를 보이며 수줍은듯 나오겠지요

새악시처럼,,

요즘같은 날이면 어디 바빠 살겠는가요

눈을 떠 출근하고 효소재료를 찾고 다듬고 씻고 또 교반하고 나면 하루가 끝이네요

작년 이맘쯤도 11시 안에는 잠들어 보지 못했지요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행복한것,

어여쁘게 화장하고 이쁜 옷 살랑이며 다니던 때와는 다른 그 무엇의 행복,

그래요,,난 이대로 행복 합니다

오늘도 하루를 계휙해 봅니다

큰 다라이에  숨 죽인 효소도 통에 옮겨야 하고

버무려 놓은 효소 고추장도 항아리에 옮겨 담아야 하고,

지난 번에는 효소를 끓여 넣었지만 이번엔 백초효소를 끓이지 않고 넣었답니다

물론 실험 삼아 생효소도 조금 넣어 둔 것도 있지요

고추장의 변화를 보면서,

효소를 끓인것,같은날 담은 효소지만 뒤집지 않고 둔 것, 뒤집어 주는 과정을 한 효소,

 이렇게 셋으로 구분하여 고추장을 담았는데

뒤집어 준 효소로 담은 고추장이 같은 온도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더군요

전혀 뒤집어 주는 과정을 하지 않은 효소는 끓지 않았습니다

끓여 넣은 효소와 다를바가 없엇으니까요

효소를 담는다고 하지만 이처럼 교반작업을 하지 않으면 발효가 활발하지 않습니다

맛을 보았습니다

끓인효소와 뒤집어 주지 않은 효소로 담은 것은 아직 숙성이 안된 맛이었죠

아마도 3개월 정도를 지나야 제맛이 날듯 하구요

뒤집어 주는 작업을 걸쳐 만든 생효소로 만든 고추장은 일주일도 안되어

이미 숙성된 맛을 가지고 있었어요

발효가 지속적으로 진행이 되면서 약간은 묽어지고 비빔밥이나 국수 양념에 사용하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무언가 착 하고 달라붙고 깊은 맛이라고 할까.

여튼 그러했습니다

옆지기님이 강조하는 효소의 맛의 생명은 교반에서 반은 좌우 된다는 말이

참 실감이 났습니다

강하게 표현 하자면 액기스와 효소의 차이,

그러나 감히 뭐라 말할순 없습니다

편히 갈수 있음에도 어깨 빠져가며 힘든 교반작업을 하는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것,

이리 저리 하여 지난번에 담은 고추장의 변화와 맛을 그렇게 느껴 보았답니다

이번 고추장은 모두 잘 뒤집어준 생효소로  고추장을 담았습니다

단지 다르다면 지난번엔 찹쌀을 가루로 내지 않고 물에 불려 죽을 쑤어 원형 그대로 넣었고

이번엔 찹쌀 가루로 내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엔 밥솥에 엿기름을 하룻밤 삭혀 사용했으나

이번엔 미지근한 물에 엿기름을 내어 찹쌀가루와 섞어 하루 덮어 놓은후 솥에다 달였습니다

어휴,,,,솥에다 하니 불을 때랴

넘치지 않게 저으랴,,,,

연기에 눈물 콧물도 나고...

잠시 푸념도 나오던걸요?

"어휴,,,다신 솥에 안하고 가스불에 해야지 어휴...미쳐,,,,"

혼자 중얼거르듯하는 내말을 들은 옆지기님 금새 옆으로 와 주걱으로 엿기름물을 저어 주시네요

"아 이거이 힘들어도 옛스러운 맛도 있고 좋제이? 어머니들도 눈물 콧물 쏟아가며

다 햇당게로...?"

특유의 사투리로 나를 어르듯 말 하시네요 ㅎㅎㅎ

그래,,옛스러움,,

동경하는 옛 여인네들의 삶이 다 이러했다.

힘든과정, 피할수 있다면 피해도 좋을..이런 상황도

그저 어머니의 이름으로 투박하게 묵묵히 해내셨다.

내 팔보다 더 길고 큰 주걱으로 고추장을 치대느라 어깨가 아프면

잠시 내려 놓고 뜰을 보며 나란히 줄지어 선 하수오를 보고 웃는

여유 하나 주는 삶에 나는 행복해 합니다,,,

[딱따구리]

아주 여루롭고 행복한 삶을 사시내요? 힘들다고 하시는건 애교 이신것 같아요.잼난글 잘 보구 갑니다....

[발바닥]

설향님 누구든 사는게 다 그렇구 그렇드라구유 다만 얼마나 보람되게 사느냐 문제지유 보람뒤엔 행복이 있으니까유 어쪄면 설향님이 심마니 휴게소님들이 젤 부러워 할 겁니다 부디 건강 하시고 좋은일 하고픈일 많이많이 하세유~~

[삼마니아]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백년묵은백호]

잘보고 갑니다 ^^

[부꾸미]

좋은글에 머물렀다 감니다

[정주리]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