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초월한 아름답고 우아한 작은 음악 여행 Blackmore's Night
사람마다 음악 성향이 틀리겠지만 아일랜드풍 선율은
언제 들어도 세포 곳곳을 건드리는 아리함이 있다.
앤야, 모야의 목소리가 그렇듯
캔디스 역시 고요하고 맑고 몽환적인 멜로드에
통기타 음률과 함께 포크 성향이 내 정서와 맞아서이지 싶다.
캔디스 나이트(Candice Night)는
음악을 동경하던 평범한 여자에 지나지 않았다.
어릴 적에 연기와 노래 레슨을 받았지만
정작 그녀에게 뮤지션으로서의 길은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단지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롱 아일랜드의 방송국에서 근무하게 된 그녀는
어느 날 축구 경기장에서 리치 블랙모어를 만나면서 캔디스 나이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그들은 주로 15세기 중세 음악에 대한 것을 생각했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리치 블랙모어는
'한 중세'하는 그 시대의 문화와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은 인물이다.
때문에 초기 레인보우의 음악을 보면
Sixteenth century greensleeves, Kill the king 등
중세를 테마로 한 노래들이 많았던 것도 그 이유에 해당한다.
물론 리치 블랙모어가 레인보우나 ?퍼플 시절에 강하고 빠른 리듬으로
팬들에게 다가서 그의 이미지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캔디스와의 인연은
그가 오래전부터 르네상스 시대를 그린 모던 뮤직을
원하던 공감대와 계기가 된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짐작만 할 뿐이다.
그렇게 '97년에 블랙모어스 나이트(Blackmore's Night)라는
팀 명으로 Shadow of the moon이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이들의 프로젝트 이름은 글자 그대로 '블랙모어의 밤'이라는 뜻도 있지만
'블랙모어 소유(?)의 (캔디스) 나이트'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 앨범에서 캔디스는 프로그레시브 그룹 르네상스(Renaissance)의
애니 헤이슬럼(Annie Haslem)의 풍부한 성량과 엔야(Enya)의 신비스러운 보이스가
절묘하게 결합된 듯한 목소리로 리치와 천상의 호흡이 단연 돋보인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