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 김휼
허락 없이 내 안에서 지는 것들 앞에
두 눈을 감는 것 외엔 달리 무얼 할 수 없었던
나 때는 말이지,
한잔의 구름은 상상 카페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
목숨보다 질긴 청바지가 낭만의 상징이었던
나 때는 말이야,
두근대는 심장을 이리 가볍게 나눠 마실 줄 정말 몰랐어
당신의 그때와 나의 지금이 뒤섞인 라떼는,
뜨거움을 혓바닥을 데고도 끌리는 라떼는 말이지
쓰디쓴 고독에 부드러운 낭만을 곁들인 블랙홀
그것은 내 부름에 대한 너의 몸짓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들으면 들을수록 괜스레 가슴 시린 말
라, 떼, 는, 라떼는 말이야,
살아온 거리와 살아갈 거리의 간극이 만들어 낸
환절기의 꿈같은 한때의 이 시간은
열두 색의 옷을 입고 째깍이며 달려가는 봄밤의 이니스프리
그곳에서 회전하는 문
부푼 불안을 조절하는 밀 보랏빛 조명 아래
접힌 시간의 페이지를 가진 사람들이
어제의 화사와 오늘의 이해를 음미하는,
라떼는, 라떼는 말이야,
첫댓글 언어의 유희라고 해야 하나요?
요사이 우리말이 엄청 축약되고 재미있게 표현이 되어
신조어 따라 잡기가 힘이 듭니다.
라떼는 그러지 않았는데..... 시방은 좀 어리둥절해 집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나때는 말이야, 참 저도 그런 나이로 시나브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라떼를 말할 그날의 자격을 가지기를 열심히 살아봐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