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9. 6. 금요일.
하늘이 흐리다. 일기예보에는 서울 비 내린다고 보도한다.
며칠 전부터 대전 C고교친구 전기우 회장으로부터 문자와 전화가 왔다.
2024. 9. 6. 금요일 11시에 강남구 일원역에서 만나 인근에 있는 대모산에 등산하자. 천천히 걷기에는 아주 적합한 장소라고 말했다.
나는 참가한다는 뜻으로 답신을 보냈다.
당일인 오늘 아침. 하늘을 올려다보니 흐리다.
등허리뼈가 유난스럽게 더 힘 든 오늘 습기차서 미끄러운 산길에서 넘어지면 크게 다칠 터.
몇 차례 망설이다가 오늘 아침에 전기우 회장한테 "나는 불참한다"라고 통보했다.
오랜만에 등산할 수 있는 기회인데도 산길, 빗길에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넘어지면 통나무처럼 그대로 쓰러져서 다칠 게다.
평지에서도 힘들여서 느리적거리며. 등허리를 펴려고 두 손을 뒤로 돌려 맞잡고는 천천히 걷는 내가 만약에 경사지고, 미끄러운 산길에서 넘어진다면....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나는 위험한 짓은 덜 해야 하는 세월에 와 있다.
수십년 전부터 약했던 허리뼈가 나이 든 70대 후반인 요즘에는 등뼈가 해마다, 다달이, 나날이 더욱 굳어졌다.
잠자리에 누워서 자는 것도 힘이 들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이 들고, 걷는 것조차도 무척이나 힘이 든다. 벌벌 떨면서 허리를 천천히 겨우 쳐들어야 하기에 내 양손은 늘 벽 기둥을 잡고서 몸 중심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대모산은 내가 사는 송파구 잠실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아주 가깝게 보이는 앞산이다. 산 높이도 아주 낮아서 등산하기에 아주 좋은 코스인데도 나는 포기한다.
요즘 비가 자주 내려서 등산 길이 다소 미끄러울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깨뜨린 내가 한심스럽다.
산행을 포기하는 게 차라리 잘한 짓일 게다.
예전에는 나는 도보여행을 정말로 즐겨했다.
<국보문학카페> '세상사는 이야기방' 제5509번에는 '바람의 아들'이란 제목의 글이 있다.
한번 읽기를 바란다.
그 당시에는 무릎연골이 닳아서 정형외과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나이가 많은 70대 후반 노년기에 와 있는 지금에는 등산은 커녕 걷는 것조차도 무척이나 힘이 든다.
지나간 세월들이....이제는 옛날이야기 같다.
아쉽다. 모든 게.
2024. 9. 6.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