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열차에는 모두가 편도표(One-way Ticket)만 지닌채 탑승 한다. 앞으로 몇번째 정거장에서 내리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 달려 가는 것이다.
얼마전 일본에서 지인이 와서 관광안내겸 술한잔 할곳을 찾다가 종로 광장시장 먹자골목에 들른적이 있었다.
광장시장의 명물이라는 마약김밥과 녹두빈대떡을 사들고 시장의 인당1만원 횟집에서 인당 소주도 한병씩 하고...2차는 좌판을 벌이고 돼지 머리고기를 파는 할머니집으로 옮겼다.
이미 손님들과 소줏잔을 받거니 주거니 하셨던 모양인지 좌판 할머니는 불콰한 얼굴이었는데...
마침 지나가는 시장의 길거리 밴드 색소폰 아저씨가 좌판앞으로 오더니 신나는 트로트를 연주한다.
버들잎 외로운 이정표 밑에 말을 메는 나그네야 해가 졌느냐~~
흥이 오른 할머니는 내가 이래봬도 왕년에 낙원동 원투쓰리 캬바레에서 좀 놀았다며
일어나 혼자 춤을 추신다.
누군가가 나가서 손을 좀 잡아 주었으면 하는 타이밍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일어나 할머니의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게 되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박수 소리도 들려 오는 즈음 갑작스레 가슴을 찌르는 가시 같은 아픔에 찡한 느낌이 다가왔다.
할머니의 일생이 시장에서 좌판만 벌이며 살아 온것은 아닐테지만 그간의 삶이 얼마나 신산 하였을까 동시대를 살아온 남자로서 연민을 느낀다.
즐겁게 춤만 추며 살아온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우리들 세대도 가난하고 힘든 시대를 겪으며 책임을 다하려 가장으로서 또 남자로서
얼마나 애환들이 많았을까?
소금보다 더 짜다는 인생을 안주 삼으며 살아온 막걸리 한잔같은 인생...
돌아보면 구비구비 넘어온 고갯길에 가슴 아련하다.
우리가 가야 할 길들이 춤추며 넘어갈 기쁜길만 남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이들어 넘는 고갯길은 더 가파르고 숨 차오를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맞이 하게될 정류장은 기쁨 환희의 역 보다는 고통과 절망이라는 역이름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도 이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 들여야 한다.
마라톤 같은 인생 경주길의 마지막 승부는 어차피 마지막 구간에서 갈라진다.
우리가 맞이 하게될 인생길의 승자는 부와 명예같은 세속적인 가치보다는 이해와 성찰 그리고 무소유의 비움을 우선 하는 도량의 크기에서 가름 될것이다.
삶의 기준이야 각자 다르겠지만 넘어 서야할 고갯길의 이름은 많이 닮아져 있다.
그래서 남은 고갯길들은 혼자 보단 같이 넘어가야 수월할 것이다.
깊어가는 밤 같은 인생에 비록 찬란한 여명의 순간은 다시 못올 지라도 고갯마루 주막에서 인생길 함께 되돌아 볼 친구가 있다면 행복할 일이다.
삶이 가끔씩 팍팍해 질때면 광장시장 좌판 할머니의 순박한 미소를 떠올리며 인생이란게 춤추기 나름이라는 평범한 가르침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그 삶의 리듬이 결코 평탄치는 않을지라도...
P.s : 사진 사용은 할머니의 허락이 있었습니다. ^^
첫댓글 '나의 바램'이란 제 시로 댓글을 대신합니다.
온 누리를 비추다 저녁놀을 피워놓고
서쪽으로 지는 해
어둠을 밝히다 새벽을 불러놓고
이우는 달과 별똥별
제 할 일 다 끝내고
넓디넓은 우주 안으로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가 아름답다
산처럼 너그러운 가슴으로
물처럼 낮은 자세로
바람처럼 자유롭게
나무처럼 아낌없이 주는
그런 삶을 살다가
나도 해와 달과 별처럼
꽃이 되어 아름답게 지고 싶다.
생성과 소멸은 본디 하나입니다.
우리네 삶도 그속에 찰나와 같은 것
아직도 지지 않은 꽃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류하 맞는 말씀입니다.
탄생과 주검, 생과 사는 하나입니다.
아
멋진 춤사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멋진글 잘 봤습니다
낙서 같은 글을 잘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힘찬 하루 되십시오^^
찬스를 이용하시며
즐겁게 보내시는 시간
멋지게 보이십니다.
어디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의 가치
황금물결의 시간도
알차고 멋지게 보내실것
같습니다.
남은 정류장이 몇개일지
모르지만 끝까지 달려야죠.
산다는게 생각하기에 따라
많이 달라지지요.
늘 좋은 시간들 되십시오 ^^
@류하 ㅎㅎ
승용차타고 정류장
본인이 만들고 시퍼요. ㅎ
이건 너미차쥬
그날의 모습들이..
본듯이 느껴집니다
생각도 줄줄이~~
해피하루 되십시요
코로나 와중 이지만 시장은
활기를 회복한듯 붐비던 군요.
힘찬 하루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류하님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광경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태라지만
이렇게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보며 연민과
사람의 정을 즉석에서 보여주시는 님은
사람살이의 깊이를 아시는 분입니다.
수많은 입술이 닿았을 시장
좌판의 낡은 술잔에 나도 입술을
대며 서민들의 삶이 더해 가는거죠.
막걸리 한잔이 그리울 때 한번
들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
좌판 하면 베트남 하노이 여행 중 해변가 음식점 밖 좌판에서 베트남 젊은이들
한잔하는 모습이 장관이더군요
날씨는 무더위지만 좌판 옆 옹기종기 모여서 즐기는 그들이 아름답기까지 ...
울 동네 공원 빈터에 5일장 들어오거던요 장애를 가진 남자가 소소한 생필품목 끌고 다니며 파는데 음악을 신나게 틀어줘요 요즘 할머니 한 분이 춤사위를 합니다 ㅋㅋ 왕년에 콜텍이 다녀본듯
늙어보면 못하는것보다 할 수 있는게 다행이겠지요
아 내돈 학원에서 잠을 자네요
자이브 들어가야 되는데
쉬니까 무한정 쉬게 되네요
추석 지나고 운동 가려나 생각중 입니다
근데 집착이 약하고 흥미가 반감되는
성격이라서 학원비 벌써 두번째 날리지는 말아야 되겠지요 ㅎㅎ
사진이 참 정겹습니다
복고풍 사진이 예술이에요
라틴댄스를 하시는군요.
저도 조금은 할줄 알지요.
대학병원 의사인 조카의 권유로
건강을 위해 시작했는데 참 좋은듯
합니다. 열공 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인생이라는게 춤추기 나름 이란말에 딱 멈춰집니다
일체유심조란 말을 좋아 합니다.
인간사 행불행이 마음 먹기에
따라 크게 달라 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