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에 매미소리에 놀라 그 상황을 TV통해 보았겠지만 내가 경험한 몇가지를 적어봅니다.
태풍의 중심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부산 지방은 바람이 제일강하다고하는 것은 이제 상식적으로
아는 상황이다.
첫째 - 집에서
밤 9시가 지나면서 전후면 발코니를 전부 잠가놓고 VIDEO를 보고 있는데정전, 곧이어
고층에서 유리창이 깨어지는 소리 곧이어 안내방송 -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아래층으로 대피
하라는 멘트, 처 근옥이는 안방에서 태연히 자고 있는줄 알았는데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만약, 아파트가 무너지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들 주안이 연락처를 친구에게 문자로 넣었다는 거라.>
예전에 태풍에 놀란 경험이 있는 처의 심정어떠 했는지 감이 잡힐거라 본다.
그리고 종웅이, 저녁먹으면서 소주 한병에 맥주 한캔 한 상태라 불은 꺼지고 잠은 안오고
해서 밖으로 나가 보았는데 위에서 뭐가 막 날라 다니고 여기저기서 깨어지는 소리 등등으로
무서움을 느껴 집에 들어와 밖의 상황만 발코니 창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곧이어 분양한 빌라의 꼭대기에 사는 사람의 전화가 걸려왔다.
도로 사선제한으로 5동중 맨 앞동의 꼭대기층은 경사지게 건물이 준공되고 곧이어
샤시및 판넬로 확장한 발코니 부분이 바람에 위험하다는 전화.머리가 쭈빗 서면서 밖으로 차를 몰고 나갔다.
태풍이 통과하는 거리의 풍경
먼저 해운대 신시가지
신시가지내 장산역과 중동역주변으로 즐비한 모델하우스의 피해가 제일 심하였고 거기서
파손된 합판및 유리, 그리고 사인물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날라다니는 풍경이 예전에
본 터네이도영화가 생각날 정도이다.
해변도로는 곳곳에 통제가 되고 번화가인 서면에는 여기저기서 119구조대의 앰블런스소리가
들리고 왠만한 간판들은 거의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신축공사의 현장에서는 휀스는 거의
무너지고 휘장막이 바람에 찢겨 휘날리는 그야말로 폐허의 도시....
빌라에 도착
파손시 바람에 날리지 못하게 밧줄로 꽁꽁묶어 응급조치하고 날라간 지붕판넬은 다행히
화단으로 떨어져 피해는 없었다.보라보라 나이트의 길거리에 넘어져 엄궁앞길이 마비되고....
그리고 그 집에서 소파를 거실창에 기대어 놓고 두부부와 잠을 청했는데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어 철거 작업을 시작 하였는데 오후 세시에 상황이 종료됨.
집에 오는 길
일부러 남천동 해안도로로 왔는데 해안도로는 공무원들이 와서 큰쓰레기만 주워내고 해일에
밀려온 흙더미와 모래더미가 도로에 약5센티미터 이상으로 깔려 있어 아스팔트는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음.
정박중인 목선은 서로 엉겨 파손되고 뒤집어지고 물속에 잠기고,이것 복구하는 데만 최소 4개월
정도 소요될거라는 한숨섞인 선주들의 한숨소리를 뒤로 하고 오는데 그리고 해안 주변의 상점은물건들을 꺼내 말리고 청소를 하는데 거대한 쓰레기장이었음.
해운대에 접어들면서 해운대의 랜드마크중 하나인 지하수족관 아쿠아리움과 해상관광호텔의
피해가제일 큰듯하다.
아쿠아리움은 잠겼고 해상관광호텔(최하 숙박료가 10만원이상)이 피곤한 몸을 도크에 기대어
누워있었음. 연휴가 되어서인지 이를 구경나온 인파들로 해서 집에 오는데 3시간 정도 소요되어
저녁 6시 집에 도착하여 저녁먹고 골아떨어졌는데 일요일 아침 9시에 잠에서 깨고
매미소리에 쬐끔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이 글을 적는다.
첫댓글 세상에나...같은 부산인데도 거긴 엄청났네요 자연의 위력앞에 인간은 너무 하잘것 없습니다 고생이 많으셨네요 애쓰셨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해운대 미포선착장에서 파라다이스 호텔까지 걸어 봤는데요. 어떤 폭탄의 위력이 이만큼 폐허로 만들 위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점은 폐허가 되고요.... 그나마 골조 형태가 남아 있는 집은 복구가 쉽겠지만 극동호텔앞 포장마차에서 생존을 하는 사람들의 피해는....... 착찹한 휴일 밤입니다.
피해가 많이 컷다고 하는데...생활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얼마나 맘이 아플까?? 힘들 냈으면 좋겠네요...
가슴이 쓰린 가운데, 저희집이 무사하다는것에 너무나 감사하며 요즘을 보냅니다.(저희집도 아랫지방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