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 “여보! 얼릉 와 보랑께유! 세상에! 워쩜 저리 끔찍허게 크디야?” 해설 : 올여름은 가뭄에 무더위에 장마로 그야말로 견디기 힘든 <여름나기 3종세트>가 우리나라에 재앙처럼 펼쳐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나는 베란다에 나가 장대비 하늘을 내다보고 있는데 마누라가 외치는 것이었다. 남편 : “에잉? 뭘 보라구 그리 호들갑인게여?” 아내 : “아유! 글쎄 청주에서 이번 폭우에 메기가 잽혔는디 1미터 50센티랑 1미터 30센티짜리라지 뭐유?” 해설 : 그리하여 나는 청주의 물폭탄 속에 잡혔다는 엄청난 크기의 메기를 보게 되었는데 마치 아마존강의 대형 메기처럼 보였던 것이다. 남편 : “허허! 무슨 슈퍼 왕개구리처럼 메기도 외국에서 왔나?” 아내 : “글쎄유! 아무래두 저건 토종 메기는 아닌 것 같네유!” 해설 : 순간 나에게는 문득 내가 어려서 내 고향 청양에 살 때 당시 엄청난 크기의 메기를 보았던 추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남자1 : “허어! 이건 가물어두 너무 가무는구먼! 저수지까지 마르겄어!” 남자2 : “누가 아니랴! 영전뜰 논배미가 바짝 말라 볏모가 타들어 간다니께!” 남자1 : “이런 땐 앞냇가두 말랐으니 쪽을 풀어 물고기 잡기 안성맞춤이지!” 해설 : 이리하여 동네어른들은 달밭산에서 쪽을 따다가 절구에 찧어 앞냇가에 풀었던 것이다. 그러자 웅덩이의 물고기들이 허옇게 튀어나왔다. 남자2 : “와아! 저 물고기좀 봐! 어서들 줍지 않구 뭣들 허능겨?” 해설 : 그러자 동네어른들은 이리저리 뛰며 물고기를 줍기에 난리들을 피웠던 것이다. 그런데 쪽을 풀어 물고기를 잡을 땐 독이 약해서 잠시 후면 되살아났으나, 산에서 계피나무를 베어 삶아 껍질을 말려 가루로 빻은 것을 시냇물에 풀었을 때는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죽어 나타났던 것이다. 이때 나는 왕정봉이란 산자락 아래의 도깨비툼벙에서 엄청난 크기의 메기가 나와 여뀌풀 속에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남편 : “어? 셋째 성(형)! 일루 와봐유! 짚토매만한 메기가 있단 말유!” 셋째형 : “에잉? 워디 메기가 있다구...?‘ 해설 : 이에 셋째형은 너무 큰 메기의 모습에 놀라 이렇게 말했다. 셋째형 : “은집아! 저건 용이 되려는 이무기인지 몰러! 그렁께 잡으면 안돼!” 해설 : 하지만 메기는 어른들에게 잡혀서 동네 큰사랑방에서 막걸리잔치의 안주가 되었는데, 그날 밤에 어찌나 천둥번개를 치면서 요란스럽게 폭우가 내렸던지 메기를 먹은 사람들은 밤새 잠을 못이루고 떨었던 것이다. 남자1 : “아이고! 하마터면 용이 못된 이무기를 잡아먹고서 벼락을 맞아 죽을 뻔 했당께!” 해설 : 암튼 그 왕메기의 일화는 두고두고 이어져서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도 툭하면 메기를 빗대어 엉뚱한 이야기를 하곤 했던 것이다. 화순 : “야! 찬식아! 넌 웬 아가리가 그리 큰냔 말이다. 메기아가리잖여?” 해설 : 화순이란 계집애가 찬식이를 놀려대자 이런 대꾸가 튀어나왔다. 찬식 : “뭐라구? 넌 홑치마 입은 네 거시길 본께 메기보X더라!” 해설 : 화가 잔뜩 난 찬식이가 이렇게 맞짱뜨자 개구쟁이 경철이가 혓바닥을 날름거려 약을 올리며 이렇게 큰소리로 떠벌였다. 경철 : “야! 메기아가리 찬식아! 넌 메기보X 화순이한테 장가가면 잘 살꺼야! 히히! 앙 그래?” 해설 : 그런데 며칠 후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풍금을 치며 가르쳐 준 노래가 또한 <메기의 추억>이었던 것이다.(그때 우린 ‘메기’를 물고기 ‘메기로’ 착각하고 이상한 노래라고 생각했음!) 노래 :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메기 내 사랑하는 메기야!/ 동산 수풀은 우거지고 장미꽃은 피어 만발하였다. / 물레방아 소리 그쳤다. 메기 내 사랑하는 메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