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잡은 지가 오래되었다. 열심히 써 오지는 않았지만,
틈틈이 닦은 기량이 있어서 절의 현판이나 주련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쓸 수 있다.
대구큰절의 대웅전 현판부터 다 직접 쓴 글씨이다.
이번에는 새로 짓는 이불병좌선방(二佛竝坐禪房)의
연화전(蓮華殿)과 용화전(龍華殿) 현판 글을 썼다.
한글 두 점, 한문 두 점인데 그런대로 잘 되었다.
나무판에 글을 새기는 서각은 상좌인 정수 수좌가
하기로 하였다. 10월 29일로 낙성식 날짜가
잡혀있는지라 시일이 좀 빠듯하지만,
정수 수좌가 잘 해낼 것 같다.
나는 중국 성지 순례를 다닐 때면 늘 손에 수첩을 든다.
물론 가이드의 말을 받아 적는 수가 많으나
현판, 주련의 글을 베껴 쓰기도 좋아한다. 대감선사의
왼쪽 기둥의 주련 글이 의미가 있고 재미스럽다.
그래서 얼른 수첩에다 적었다.
감조수기연단경(鑑祖隨機演壇經),
여기서 감조는 육조 혜능 스님을 말하는데,
감(鑑)은 시호(諡號)로서 대감(大鑑)의 준말이다.
시호는 원적 후에 황제가 내려주는
이름으로 대감은 당나라 황제 헌종이 지었다.
‘감조수기연단경’이란 혜능 스님께서 근기를 따라서
육조단경을 연설했다는 뜻이다.
<자료사진>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3023359FDA72B0C)
▲대감선사(舊대범사)
우측에 ‘대당성세개보소(大唐盛世開寶所)’,
좌측에 ‘감조수기연단경(鑑祖隨機演壇經)’이라는 내용의 주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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