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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이제 임자 나타난 '칠석제' | |
백화점 같은 곳에서 2월이면 어김없이 밸런타인 데이 판촉에 열을 올릴 때마다, 칠석에 관련된 이벤트는 왜 없는지 의아해진다. 그 날이 되면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초등학교만 다녀도 다 아는 이야기를 지자체나 사업가들이 외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칠석이야말로 초컬릿 대신 떡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동양 밸런타인데이가 아닌가. 더구나 은하수 건너 마주보고 있는 견우성과 직녀성을 찾아보는 과학적 이벤트도 가능한데 말이다. 다행히 대전시가 큰 예산을 투자하며 대전 MBC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합동으로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야간에 ‘2007 견우직녀축제’를 여는 사업을 확정했다. 이 행사는 ‘꿈돌이 존’ 즉 갑천, 엑스포 과학공원, 꿈돌이랜드 일대에서 성대하게 열리는데 같은 기간 주간에 열리는 엑스포 과학공원의 ‘사이언스 페스티벌’과 절묘하게 결합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준비모임에서 ‘엑스포 다리’를 ‘오작교’로 재탄생시키는 것 같은 여러 가지 참신한 이벤트들이 논의되었고, 공군 대표로 참석한 장성도 적극적인 참여를 약속했다. 8월이 되면 대전만이 열 수 있는 ‘우주가 접목된 칠석제’가 웅대한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강릉 단오제처럼 전국적으로 알려진 축제를 아직 갖지 못한 대전은 이번 행사를 통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지자체가 다양한 국내외 과학행사를 유치하는 것은 체육행사를 유치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최근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을, 대구시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일은 온 국민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대전시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주축이 돼 2009년 국제우주회의(IAC·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를 유치한 쾌거는 국민들이 거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물론 체육대회에 비하면 규모도 훨씬 작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미미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주 선진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4,000명 이상의 우주 관계자가 모이는 국제행사를 유치한 ‘과학도시’ 대전시의 공적은 인천시나 대구시의 공적과 비교해 결코 작지 않다고 본다. 모든 지자체가 국제 체육행사를 유치하는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또한 그럴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현재 대덕연구개발특구는 2010년에 열리는 국제사이언스파크총회(IASP·International Association of Science Park)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수학자들이 2014년에 열리는 ‘수학의 올림픽’ 국제수학자대회(ICM·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유치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아무쪼록 지자체들이 과학행사를 유치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끝으로 이번 주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한 낭보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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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7/01 17:4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