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제로 어리석고 불확실하다. 그 때문에 이와 같은 확실성을 말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어린아이는 만약 자기가 카드로 세운 집이 무너져 버린다면 분개한다. 왜냐하면 한 어른이 책상을 확 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상이 밀쳐졌기 때문에 카드로 세운 집이 무너졌던 것이 아니라, 그것은 카드로 세운 집이었기 때문이다. 실제의 집은, 그 책상이 장작으로 잘게 썰리게 될지라도 무너지지 않는다.”
카프카의 <잠언집>에 실린 글이다.
내 마음의 불확실성이 내가 들어선 나의 집, 나의 방, 나의 책상들을 더더욱 낯설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나에게 카프카가 나직히 충고한다.
“항상 너의 마음이 문제이다. 정당하게 말하고, 적어도, 난 이와 같은 믿음을 갖고 있는가? 혹, 나는 한 번도 정당성을 갖지 못한 게 아닌가? 왜냐하면, 나는 원래 ‘정당함’에 대해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은 정당함과 부당함을 그 내부에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임종 때 정당함과 부당함에 대해 숙고할 여유가 없듯이 절망적인 삶 속에서도 그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