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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꾸는 산행이 있을 겁니다.
물론 그곳은 이미 갔다온 곳에 대한 기억의 잔영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남으로부터 들은 혹은 시각을 통해 접한 곳일 수도 있을 겁니다.
늘 머릿속으로만 자주 그리던 그곳.
제 기억 속의 그곳과 지금의 그곳을 매치시키기 위한 기회를 포착합니다.
개인적으로 1986년 처음 그곳을 답사하였던 곳입니다.
백두대간의 무룡산인데....
그 무룡산에 올라섰을 때 삿갓봉에서 남덕유와 장수덕유(당시 '서봉'을 장수덕유라 불렀음)로 이어지는 능선을 봤습니다.
그 능선의 흐름은 마치 용의 등과 같았습니다.
거의 일렬로 늘어선 그 용의 작은 혹을 보았던 것입니다.
높고 낮은 봉우리는 그 모습을 연상시켰고.....
그러고는 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운무가 오르내리니 그 모습은 바로 용이 춤추는 모습이었습니다.
용의 등이 보였다 사라지는 모습.
그 모습을 선답자는 아니 우리 선조들은 龍이 춤추는 모습舞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아!
어쩌면 그리도 정확하게 산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었던가!
산을 알고, 산을 사랑하며, 산을 이해하며 거기에 기대어 산다는 의미를 아는 민족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
몇 년이 흐른 후의 어느 날...
동틀 녘 장수 덕유에 올랐을 때 남덕유에서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비늘 조각 하나하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덕유는 그 넉넉한 품과 같이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후배가 운영하는 카페 '좌돌'에서 백두대간 릴레이 산행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 회차에 '피재 ~ 댓재' 구간을 진행한 바 있으니 올해는 이 무룡산이 속해 있는 '육십령 ~ 빼재(신풍령)' 구간을 덥썩 뭅니다.
홀로 산행으로 두 번 진행한 적이 있고 대간으로 혹은 명산 산행으로 몇 번 진행하였으니 전혀 낯설지 않은 그곳이기도 합니다.
신청서를 제출하니 두 분이 동행을 청합니다.
여수 송목사님과 '원더우먼' 노명희님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 회차에 '국립공원 산방기간'과 겹치게 되는군요.
등로 상에 삿갓재 대피소가 버티고 있어 무리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부득이 해제되는 첫 날인 2019. 5. 1.로 연기됩니다.
결국 4. 30. 무박산행입니다.
그런데 송목사님께서 5. 1.로 착각을 하시는 바람에 참석이 어렵다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저는 5. 3. 무박으로 지리산 산행이 예정이 되어 있었고 노명희님은 일부러 휴가를 낸 터라 어쩔 수 없이 두 명만 이 구간을 진행하게 됩니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23:50에 출발하는 백무동행 버스에 오릅니다.
잠도 오질 않는군요.
02:30
정시에 서상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예약해 놓은 택시를 부르고....
02:45
육십령에 도착합니다.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를 잇는 이 육십령은 원래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어. 산경표에도 육십치(六十峙)로 나오니까 나름대로 명성도 있는 고개지. 택리지에도 덕유 아래 큰 고개를 이 육십령으로 꼽았을 정도니까. 부근에 육십령 만한 고개도 없다는 얘기지. 그러니 육십령과 관련한 그럴듯한 유래도 몇 개가 있어.
회자(膾炙)되는 유래를 보면 첫째 이야기는 함양의 감영에서 이곳까지가 60리 길이고, 장수 감영에서도 이곳까지의 거리가 60리 길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 또 다른 이야기는 이 고개를 60번 돌아야 넘어 갈 수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하지만 나름대로 제일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이 고개에는 도적이 많아 최소한 육십 명 정도의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올라야 무사히 지날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는 설(說)일 거야.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122쪽
오는 도중 고라니 한 마리를 칠 뻔하고....
이 동네는 유난히 고라니가 많습니다.
밭에 먹을 게 많아서 그런가요?
지도 #1
02:55
장비를 갖추고 계단을 올라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정목의 남덕유산을 따릅니다.
항상 신뢰가 가는 이정목.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정표만큼은 늘 신뢰할 수 있는 그것이죠.
저희가 산방 기간이 해제되고는 첫 손님 같습니다.
온누리가 조용합니다.
다만 군장동 마을의 개들이 냄새를 맡았는지 이 이른 새벽에도 짖어대는군요.
그러고 보니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과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의 도계道界가 되는 곳입니다.
백두대간은 그 도계를 따라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죠.
산체가 아니고 줄기로....
그래서 산맥이 아니고 산줄기라는 것입니다.
예전의 거리 표시가 된 구조목을 뽑고는 새로 박은 것인데....
그냥 놔둬도 될 것을....
자금이 남아 돌아가나요?
03:28
헬기장을 지나....
03:46
할미봉입니다.
함양군에 소재한 산에는 늘 이런 붉은 페인트로 쓴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밤에 홀로 산행을 하다 이걸 볼 때에는 섬뜻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③노고단을 어원으로 풀은 거야. 우리말의 ‘한’이란 말은 우선 ‘크다, 많다’를 뜻하잖아? 그러니 ‘큰 산’일 경우 ‘한뫼/한미/한메’ 등으로 불렸다고 하지. ‘한뫼’가 발음이 바뀌어 ‘할미’가 되자 이를 한자어 노고(老姑)로 표기했고. 산에 단(壇)이 있으니 노고단(老姑壇)이 되었다는 얘기지. 그렇잖아? 우리나라 곳곳에 노고산이 많잖아. 그 이유야!”
- 졸저 전게서 66쪽
과연 이 할미봉이 한뫼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봉우리인가요?
실제 서상면 면소재지에서 육십령으로 오다보면 보이는 봉우리는 바로 이 할미봉 옆의 암봉들입니다.
덕유산 바로 아래에서는 이 봉우리밖에 안 보인다는 것이죠.
그만큼 큰 봉우리입니다.
비록 이 시간에는 이렇게 밖에 보이지 않지만....
3등급삼각점(함양304)을 확인하고 자리를 뜹니다.
03:52
그러고는 나무데크를 내려가서는,
03:54
쌍팔년도에 제작된 나무 사다리를 지납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참 이상한 생각....
다른 데는 몰라도 왜 이 곳의 로프와 나무사다리는 10년이 넘게 그대로 있는 것인지....
나무 계단을 만들 수 없는 환경인가요?
분명 공단에서 이곳에 다른 안전시설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인데 왜 인지.....
04:30
교육원 삼거리를 지나,
04:47
지도 #1의 '나'에 있는 이정목을 따르고....
지도 #2
05:21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좌측 서봉에서 우측 남덕유까지 대간길은 스카이 라인을 긋습니다.
그냥 가실 분이 아니죠?
오늘 저때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 얘기는 반대로 "오늘 산행 무지 편하셨죠?".
서봉.
지나온 할미봉은 구름에 가렸고....
남덕유.
남덕유에서 갈라진 지맥은 남령 너머 월봉산으로 향하고....
남강지맥입니다.
존경하는 박성태 선생님은 '진양기맥'이라 명명하셨고....
뒤에 자세히 보도록 합니다.
05:49
나무 계단 하나만 더 오르면 바로 서봉입니다.
오늘 산행 중 같은 방향으로 진해하는 팀은 둘을 만났습니다.
'좋은사람들'과 '대구 등고선산악회".
우리를 추월한 좋은 사람들의 한 대원이 계단을 막 올라섰군요.
06:00
“이제 바위 구간이네. 급경사에.....와! 저게 뭐야?”
드디어 장수덕유가 보이기 시작한다. 서봉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그 봉으로 올라서기 바로 직전 돌무덤 옆으로 남덕유산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인다.
태극종주코스
이곳에서 좌측으로 작은 샛길 하나가 보인다. 이른바 덕유태극종주코스 중 장수 방향 루트다. 간단하게 ‘덕태’라고도 부른다. J3클럽이라는 중장거리 산행을 하는 모임을 만든 ‘배병만’이 개척한 코스다. 수승대 ~ 갈미봉 ~ 백암봉 ~ 덕유서봉 ~ 영구산 ~ 학선교를 잇는 약50.3km에 달하는 거리다. 참고로 태극종주코스는 이곳 덕유태극 코스와 지리태극, 설악태극, 속리태극, 소백태극, 영남알프스태극 등 6개의 코스가 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태극이란 단어가 들어가니까 대강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태극종주에 대해서 얘기 좀 해 줘.”
“그러자. 앞으로도 계속 나올 테니까. 태극종주는 말 그대로 태극 문양 중 음과 양의 경계선인 ‘~’ 모양의 능선을 이어가는 것을 말하는 거야. 이게 처음 등장한 것은 2000년 경 전후였지. 지리산부터 시작됐어. 지난 번 얘기한 지리의 서부능선 + 주릉 + 동부능선의 이음이라고 보면 돼. 그런데 처음 그려진 이 ‘지리태극종주’의 그림을 보면 모양이 좀 일그러진 것을 발견하게 되지. 그래서 동부능선 방향으로 조금 더 수정을 하여 수양산 ~ 사리마을로 가는 지금의 지리태극코스를 확정하게 됐지. 배병만이 그 코스를 새롭게 개척한 게 아마 2001년경일거야. 그 다음에 나온 게 설악태극 종주 즉 설태, 덕유, 속리, 소백이 계속 이어졌지.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만큼은 배병만이 아닌 울산의 모 산악회 작품이고.”
- 졸저 전게서 128쪽
덕유태극의 모습.
영구산에서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죠?
그러니 이곳에서 덕유태극과 백두대간이 합류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 라인은 장수군 계북면과 장계면의 면계가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계북면을 만나 장계면과는 작별을 고합니다.
덕유 서봉의 모습은 두 가지입니다.
보통 '블야'인증샷을 하는 '서봉-1'의 봉우리와
좀 너른 정상을 가지고 있는 '서봉-2'의 봉우리 등이 그것입니다.
멀어도 아주 먼 옛날.
제단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저렇게 깎았을까?
아니면 저 부분이 연약한 지질이어서 풍화와 침식으로 저렇게 지금의 저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장수군에서 특히 장수덕유長水德裕라 부른 그 꼴을 보기 역겨워 하여 西峰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에는 해발 1492m의 장수덕유였습니다.
우측으로 보이는 저 남덕유로 건너가야죠.
남덕유로 가는 길도 참 험합니다.
저렇게 뚝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니....
아쉽군요.
삿갓봉이니 무룡산이니 그 라인을 하나도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덕유의 바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은 오늘 단 하루.
그것도 단 이 순간뿐이니 그것만으로도 저는 행문아입니다.
앉아서 간식을 먹으려니 너무 춥습니다.
06:13
13분 정도 머무르다 자리를 뜹니다.
30년이 넘은 철계단.
이 철계단을 처음 만진 시간이 1986년경이니 벌써 33년 전입니다.
굳건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06:34
지도 #2의 '다'의 곳입니다.
여기서 직진하면 바로 남덕유로 오르게 되고 좌틀하면 바로 삿갓재 대피소로 진행하게 됩니다.
직진하여 남덕유로 향합니다.
06:43
너른 광장 같은 곳에서 산꾼들이 간식도 먹고 장비도 점검하고 나름대로들 다 바쁩니다.
그 구석에 있는 거창서극점.
이곳이 거창군의 가장 서쪽이라는 얘깁니다.
그러고 보니 이 남덕유산에서 거창군을 만나게 되니 이 남덕유가 거창군, 함양군 그리고 장수군이 만나는 삼군봉三郡峰입니다.
우리나라에 오리지널 삼도봉은 충청도와 경상도 그리고 전라도가 만나는 곳 단 하나뿐이지만 삼군봉은 이렇게 여러 곳입니다.
거기서 내려온 서봉을 봅니다.
06:48
남덕유산에 오릅니다.
아!
아무리 날씨가 그렇다고 해도 역시 남덕유는 남덕유입니다.
중앙에 삿갓봉이 일어나 있고 그 뒤에는 무룡산이 우뚝합니다.
그 무룡산 우측으로 흘러내리는 1284.2봉 라인도 볼만합니다.
다음에는 저 봉을 꼭 가봐야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체크하고 가야죠?
산줄기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백두대간에서 갈라지는 산줄기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물줄기를 봐야겠죠?
이 남덕유산에서 함양군과 거창군의 군계가 되면서 흐르는 산줄기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도 #1
바로 백두대간 우측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위천이라는 물줄기임은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상 자명합니다.
* 이 위천은 경상북도 군위의 위천과 경상남도 함양의 위천과 구별하기 위하여 거창 위천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물줄기의 어원은 중국 황하의 지류인 위수渭水를 본따 지은 이름으로 보입니다.
(할미봉도 이제는 어느 정도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그리고 그 줄기 우측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남강임도 확실합니다.
한편 장수군 쪽으로 발원하는 물은 영덕천이기는 하지만 이는 이쪽 산줄기와는 무관하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합니다.
그러니 이 위천은 뒤에 초점산에서 발원하는 황강에 합류되므로 사실상 이 산줄기와도 무관해 집니다.
이 산줄기가 지맥으로서 하는 역할은 상당히 큽니다.
참고도 #2 지맥과 물줄기
백두대간과 거기서 산줄기 하나가 가지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는 물줄기들입니다.
우선 남강지맥이라는 산줄기를 보니 아까 보았듯이 거기서는 좌우로 남강과 위천이 발원하게 됨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백두대간이 남진을 하면서 친 가지줄기이니 여기 이 줄기는 남강이 맡게 됩니다.
그러니 남강과 이 남강의 상위 등급의 강인 낙동강의 합수점에서 이 줄기가 그 맥을 다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참고도 #3 진양기맥과 우봉지맥
위 개념도는 우리나라 산줄기 개념도의 창시자라 할 박성태 선생님께서 제시하신 신산경표의 산줄기입니다.
선생님은 산줄기 중 특수한 경우와 정맥급의 세력을 가졌으면서 정맥에 속하지 않은 산줄기들을 위해 '기맥岐脈'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러고는 진양기맥의 경우 그 산줄기가 지나는 동네의 이름을 따서 진양기맥이라 명하였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신산경표의 시각과는 달리 대한산경표의 분류 조건을 보면 이와는 조금 다릅니다.
또한 기맥이라는 개념도 인정하지 않고 단순하게 백두대간과 9정맥이 아닌 산줄기 중 다음 3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지맥이라고 봅니다.
지맥은 대간과 정맥의 하위개념이다. 즉 대간大幹〉정맥正脈〉지맥枝脈이니 지맥은 산줄기 계급 체계의 제일 하위에 있는 개념이다. 물론 기맥, 분맥, 단맥, 여맥도 상정할 수 있지만 너무 세분시키는 것이기도 하며 논란만 부추기는 격이니 여기서는 언급을 피한다.
지맥이라는 계급이 붙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즉 ①‘산줄기 요건’으로 백두대간이나 정맥 그리고 자신보다 상위 등급의 지맥에서 가지를 친 줄기여야 한다. 그리고 ②‘물줄기 요건’으로 그 줄기가 가지 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는 물줄기와 자신보다 상위등급의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합수점형)여야 하며, ③마지막으로 ‘산줄기의 길이 요건’으로 그 도상거리가 30km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들이다.
다만 ②요건의 경우 산줄기를 조금 더 유용하게 쓰기 위하여 특별한 경우에는 예외를 두는 바, 가령 관련된 물줄기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울타리형)이나 반도의 모양새를 가진 땅에서 호수나 강 혹은 바다 등으로 진행하는 산줄기(㉰산줄기형)의 경우 등이 그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합수점형, ㉯울타리형, ㉰산줄기형 등 세 가지가 유형에 해당되어야 한다. 좀 어려운 내용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산줄기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니 차근차근 살펴보자.
㉮ ‘합수점合水點’형의 예
위 개념도는 백두대간 지리산 입구인 여원재에서 고리봉을 지나 만복대 ~ 반야봉으로 진행하는 대간능선과 대간길의 만복대 바로 앞에서 가지를 쳐 밤재 ~ 견두산 ~ 형제봉을 지나 서시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33.2km의 가지줄기 개념도이다.
이를 위 지맥의 3요건에 대입시켜본다.
보다시피 이 가지 줄기는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친 줄기이니 ①요건에 합당하다. 그리고 이 줄기가 백두대간 만복대 부근에서 가지를 칠 때 그 사이에서 서시천이라는 물줄기가 발원을 하는데, 이 서시천이 자신보다 상위 등급의 물줄기인 섬진강과 합류되는 합수점인 개념도 ‘A'의 곳에서 이 줄기의 맥이 잠기게 되니 이 역시 ②요건에 합당! 그리고 이 가지줄기의 도상거리는 33.2km가 되므로 기본 요건인 30km를 넘으므로 이 역시 요건 ③에 합당하다. 그러므로 이 가지줄기는 枝脈이라는 계급을 얻게 되고 그 이름은 강 이름인 서시천을 따서 ’서시지맥‘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이는 고유명사가 된다.
㉯울타리형의 예
합수점형에 비해 설명이 조금 복잡해진다. 산줄기가 여러 개 나오긴 하지만 원리는 같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좌측 개념도의 주主줄기는 역시 백두대간이다. 그런데 아까와는 달리 백두대간에서 큰 줄기인 한남금북정맥이 가지를 쳐 나가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에서 보청천이 발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정맥 이름이 암시하듯 이 산줄기는 금강의 북쪽을 진행한다. 그러므로 이 보청천이 10대 강 중 하나인 금강과 만나는 합수점을 보면 된다.
그런데 이 보청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두 개의 산줄기가 잠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산경표 상으로는 팔음지맥과 금적지맥이 그것이며 대한산경표 상으로는 보청지맥과 보청북지맥이 그것이다. 신산경표와 대한산경표의 차이점에 관해서는 여기서 논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필자가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대한산경표의 이름으로 얘기를 이어가겠다.
똑같은 물줄기로 들어가는 두 산줄기의 우선권은 그 산줄기가 속한 주산줄기의 계급이나 세력에 따른다. 이 경우 백두대간〉정맥이므로 이 물줄기는 백두대간 몫이다. 따라서 보청천과 금강의 합수점으로 잠기는 줄기는 대간에서 분기한 줄기이므로 ①의 요건을 충족하고 합수점으로 갔으니 이 역시 ②의 요건을 충족한다. 마지막으로 이 가지 줄기의 도상거리가 57.7km가 되니 지맥이라는 계급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이 지맥의 이름은 물줄기 보청천의 이름을 따 보청지맥이라 명명한다.
이렇듯 ‘합수점’형인 이 보청지맥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보청천으로 들어온 다른 줄기가 문제이다. 즉 이 줄기 역시 한남금북정맥이라는 정맥에서 분기 되었으므로 ①요건은 충족하며 이 산줄기의 도상거리가 약 49.6km가 되므로 이 역시 ③요건을 충족한다.
다만 합수점은 합수점인데 주主산줄기가 아닌 부副산줄기이기 때문에 위 보청천에 밀리는 모양새이다. 하지만 시종일관 보청천의 북서쪽 울타리 역할을 하므로 이런 경우는 지맥의 유형 ‘②울타리형’으로 보아 지맥에 편입시키기로 한다. 엄격한 해석보다는 산줄기를 유용하게 사용하자는 취지이다. 따라서 보청천의 북쪽으로 잠기는 산줄기이므로 이름은 ‘보청북지맥’으로 명명한다.
㉰산줄기형의 예
위에서 반도의 모양새를 가진 땅에서 호수나 강 혹은 바다 등으로 진행하는 산줄기의 유형을 ‘산줄기’형이라고 분류한다고 했다. 이는 혹시나 합수점형이나 울타리형으로 분류될 경우 모두 잔가지 가령 여맥이나 단맥 등으로 처리되어 지맥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됨에 따라 선조들이 물려주신 이 소중한 산하를 유용하게 선용하지 못하는 불합리함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라 이해하면 된다.
산자분수령의 대원칙인 합수점으로 가지 않는 특수한 경우니 이를 산자분수령의 예외 유형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강이나 하천을 동원할 수도 없으니 물줄기 이름을 붙이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그 산줄기가 마무리되는 지역의 행정구역 이름을 따서 명명하기로 한다.
물론 이 경우도 ②의 합수점 요건에만 예외가 되기 때문에 ①, ③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위 참고도의 경우 금북정맥의 구수산에서 3.2km 진행한 곳에서 가지를 쳐 태안군 이원면 내리의 후망산 부근에서 잠기는 산줄기는 ‘이원’면의 이름을 따서 이원지맥이라 하고 같은 방법으로 금북정맥의 솔개재에서 1.2km 진행한 곳에서 가지를 쳐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황금산 부근에서 잠기는 산줄기는 대산읍의 이름을 따 대산지맥이라 명명하기로 한 것이다.
- 졸저 '현오와 걷는 지리산' 405쪽 이하
우리나라에서 물줄기에 관한 한 독보적인 존재인 존경하는 'J3클럽'의 배병만 방장남은 물줄기와 산줄기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은 남강이라고 주저없이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지맥을 얘기하려면 남강을 보면 된다."고 딱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산견에 따를 때 "역시 우리 산줄기를 가장 잘 이해하는 분이구나!'하는 경탄을 하게 만듭니다.
그런 배방장님이 말하는 남강에는 어떤 얘기가 숨어 있을까요.
설명의 편의상 선생님의 신산경표에서 그 개념도를 가져옵니다.
참고도 #4 남강지맥과 그 지맥들
아까 얘기했듯 이 산줄기가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치면서 남강이 발원하였으므로 이 남강이 낙동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합니다.
지맥의 제1요건인 합수점형이라....
그런 예시를 위 신산경표의 개념도에서도 정수지맥, 웅석지맥, 연비지맥 등이 보여줍니다.
결국 같은 취지라 보여집니다.
그러니 이 진양기맥 또한 그 원칙에서 달리 볼 아무런 이유가 보이지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맥(진양기맥이라 하더라도)은 당연히 한우산 부근에서 좌틀하여 그 합수점으로 가야함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입니다.
그 결과물이 위 참고도 #4의 붉은선입니다.
그 도상거리도 139.3km가 되므로 지맥의 요건을 충족하고 나아가 그 명칭은 물줄기의 이름을 따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同旨 배병만)이므로 남강지맥이라 명명합니다.
그 다음 나머지 산줄기들을 봅니다.
남강지맥을 분기한 산줄기는 그 우측으로 산줄기를 내놓으면서 그 사이에서는 의령천이라는 물줄기를 내놓게 되고 이 물줄기는 의령천과 그 상위등급의 물줄기인 남강과의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가 됩니다.
그 줄기가 위 개념도의 연두색 선입니다.
그 산줄기의 도상거리가 34.3km가 되므로 지맥의 제1, 2, 3 요건을 충족하게 되므로 그 물줄기의 이름인 의령천을 따서 의령지맥이 되게 됩니다.
그 다음 나머지 줄기들은 숱한 작은 개천들을 내놓지만 이들 물줄기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제1요건인 합수점의 요건과 3요건인 30km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다만 그 자잘한 줄기들을 이었을 경우 진양호로 잠기는 긴 줄기는 36.9km가 되는 바, 바로 이것이 제3요건인 산줄기형의 요건을 충족하게 됩니다.
그렇게 간신히 지맥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고 그 지맥의 이름은 물줄기와는 무관하니 그 지방의 이름을 따 집현지맥이라 명명합니다.
그러니 신산경표에서는 남강을 수계로 한 산줄기를 진양기맥, 우봉지맥, 정수지맥 등 3개로 분류하였던 것을 대한산경표에서는 수계 즉 물줄기의 원리에 충실하게 재해석하여 남강지맥 + 황강지맥 + 의령지맥 + 집현지맥 등으로 분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우연찮게 인터넷에서 '자유인 산악회'가 진양기맥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산행기 한 편이 있어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자유인에서는 2019. 2. 24. 진양기맥이라는 이름으로 첫 산행을 하였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내용이 충실하고 글도 제법 길게 작성한 분의 산행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초보산꾼'이라는 닉에 걸맞지 않은 고수의 품격이 엿보이는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첫 구간 진행을 마친 후에 쓴 소회가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수계로 따진다면 진양기맥은 한우산 부근에서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우봉지맥으로 이어가야 하고 우리가 걷게될 진양호로 들어가는 산줄기는 소룡산 다음 620봉에서 분기된 정수지맥과 함께 영강의 분수령이 되어 진양지맥 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여기서 영강은 무엇을 말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양천강의 오타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어쨌든 그 글을 읽으면서 문득 제가 '초보산꾼'님과 함께 이 구간을 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분의 연구하는 지고한 자세한 엿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을 만나 함께 산길을 걷는 것도 같은 산꾼으로서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습니까?
함께 그 멋진 산줄기를 걸으면서 칼날봉 정도에서 남덕유를 보면서 잠깐만이라도 쉬자고 했을 겁니다.
그러면서 얘기하였을 겁니다.
"초보산꾼님. 산줄기를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보신대로 그렇게 이 산줄기를 분류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줄기의 이름은 물줄기의 이름을 따 남강지맥이라고 합시다.
그럴 경우 나머지 자투리는 정수지맥(대한산경표에서는 양천지맥)의 맞은편으로 가는 게 맞을 것도 같으나 몇 가지 이유로 인해 그 이름을 진양지맥(위 개념도의 '가'부분인 핑크색선)으로 하자는 주장에는 반대합니다.
즉 초보산꾼님은 위 산줄기 요건의 제2요건인 '울타리형'을 염두에 두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자체라면 30km가 충분히 넘어 진양지맥은 아니더라도 양천동지맥 정도의 이름을 얻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초보산꾼님은 의령천을 간과하셨습니다.
위 남강지맥에서 가지를 친 줄기가 의령천을 내놓는 것을 못보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번 쯤은 그 의령천과 남강과의 만나는 합수점도 고려하여야 할 것을 그저 선답자가 그려주는 그 그림만을 찾아가셨다는 겁니다.
그렇게 한 다음 초보산꾼님께서 그리신 대로 나머지 줄기로 양천동쪽 합수점으로 가보면 그 길이가 20km정도 밖에 되지를 않아 부득이 합수점이나 울타리형 조건에 부합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 합수점과는 무관하게 물을 만나는 곳까지 길게 늘여보니 그 줄기는 결국은 진양호로 들어가게 되고 그 거리 또한 36.9km로 30km를 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대한산경표에서는 제3요건으로 분류하여 '산줄기형'으로 이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위의 졸저 '현오와 걷는 지리산' 설명을 보면 될 것입니다.
초보산꾼님의 연구 자세에 경의를 표합니다.
혹시 이글을 보게 되면 댓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뭐 대단하지는 않지만 초보산꾼님의 산행에 도움이 되도록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과 '현오와 걷는 지리산' 책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다시 남덕유로 돌아갑니다.
오늘 노명희님은 산줄기 공부 톡톡히 합니다.
남강과 위천을 보았으니 많은 것을 본 것이죠.
그 위천이 초점산에서 발원하는 황강에 합류되어 황강지맥이 된다는 것도 알았으니....
그렇죠?
기분 만땅이실 겁니다.
그러니 포즈를 취하셔야죠.
서봉을 보고는,
삿갓재 대피소를 따릅니다.
지도 #3
07:24
월성치입니다.
그런데 못보던 방향표시...
양악호라....
그러니 여기서 좌틀하면 계북의 양악리에 있는 양악호 방향으로 하산이 가능하다는 얘기겠습니다.
새로 길을 터주겠다는 취지로 들립니다.
지나온 등로....
골격....
정말 덕유의 힘을 느끼게끔 해 줍니다.
좌측은 남강지맥의 월봉산1281.7m.
계단도 오르고....
그런데 조금 전 제가 조명희님께 몇 가지 얘기를 해 드린 게 있습니다.
덕유산이 국립공원 되기 이전 산림청에서 만든 나무 이정표와 돌에 새긴 이정표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나무 이정표는 이미 다 없어졌고 다만 돌이정표는 진행방향 우측으로 서너 개가 분명 있었는데....
바로 이겁니다.
그런데 이 이정석milestone의 용도가 계단 버팀석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도 선명하게 보이는 남덕유산과 정상이라는 표기가 산꾼들이 무심코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그 마모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수가 있습니까.
이 정도면 국립공원관리공단 혹은 산림청에서 산림문화재 정도로 보호해야 하는 자원 아닙니까?
옛것을 우습게 여기면 안 되죠.
08:17
삿갓봉 갈림길입니다.
다른 팀들을 보니 그저 이곳을 그냥 통과하시는군요.
몇 분에게 사설을 늘어놓습니다.
'오늘 이런 환경 속에서 삿갓봉에 올라가도 별반 조망할 게 없다. 하지만 삿갓봉만큼 남덕유와 서봉 부근 그리고 무룡산 일대를 한눈에 보여주는 곳은 없다. 더욱이 정상에는 정상석까지 있다. 그리고 이정표에는 0.3km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거리는 그보다 짧다. 그리고 되돌아 나오는 곳이 아닌 정상에서 넘어가는 길이 있기도 하다. 그런 곳을 그냥 스쳐 지나가야 하겠는가! 더군다나 이 삿갓봉이 장수군과 무주군 그리고 거창군 등 삼군의 경계가 되는 삼군봉三郡峰이니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런 열변이 가여웠던지 지나던 분들이 다 따라 올라옵니다.
08:23
5분도 채 안 걸립니다.
물론 오늘 조망은 이 정도밖에 허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와 보십시오.
이 삿갓봉이 어떤 곳인지 분명 알게 될 것입니다.
그분들 사진도 찍어주고 수다좀 떨다 내려옵니다.
이제부터는 장수군을 버리고 무주군과 거창군의 도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원 길에 합류하고....
그런데 또...
돌계단이 되어 버린 이정석里程石.
영각사와 백련사 글이 명백합니다.
예전 왕의 비석이 민가에 디딤돌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08:44
그러고는 삿갓재 대피소입니다.
취사장에 가서 가지고 온 떡과 빵으로 아침을 먹습니다.
물도 보충하고....
09:29
너무 오래 머물렀습니다.
다시 올라가죠.
음...
무룡산.
빨리 무룡산으로 가서 지나온 길을 보고 싶습니다.
용이 춤추는 모습은 아니더라도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겁니다.
초원길을 연상시키는 무룡산 오르는 길.
삿갓봉.
뫼 山.
그런데 버팀목도 대주지 않아 따 뽑혀버린 묘목들.
이런 식으로 관리하실 겁니까!
10:23
그러고는 무룡산입니다.
비록 조망이 없어서 꿈꾸던 덕유의 흐름은 볼 수 없어도....
무룡산 정상에는 2등급삼각점과,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1492.1m.
정상석에는 1491.9m.
예전에는 1492.0m
서봉의 높이와 같습니다.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이지요.
그 지긋지긋한 산죽길도 덕유산으로 오면 이렇게 낭만적입니다.
10:49
그 자태도 이렇듯 곱고....
지도 #4
11:10
동엽령을 따릅니다.
그런데 몸에 이상이 느껴집니다.
약을 먹은 거 같이 힘이 쪽 빠지기 시작.
운동량 부족과 살이 찜에 따라 다리가 몸을 버티지 못하는 현상.
큰일입니다.
이제 겨우 반을 지났는데.....
제2덕유산.
중봉이라고도 하죠.
뒤를 돌아서 무룡산을 다시 보고....
음...
그렇죠.
날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난 구간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런 분위기는 오늘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니 그렇게 만족합시다.
바로 앞이 동엽령.
그 뒤로 백암봉1500.4m 올라가는 길이 뚜렷합니다.
백암봉 뒤로는 중봉.
그리고 좌측 뒤가 향적봉.
중간 백암봉 우측으로 대간길은 이어져 우측이 1424.5봉이죠.
그 대간길은 우측 뒤로 이어지고....
동엽령으로 내려갑니다.
11:53
좌측으로는 안성에서 올라오고 우측으로는 병곡리와 이어지고...
안성분소 내려가는 길.
휴대폰도 충전할 수 있고 간단한 의약품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참 좋아졌습니다.
이것도 유물인데....
12:35
백암봉으로 오릅니다.
무지 힘듭니다.
그냥 별생각없이 오르던 이 길이 이리도 힘들 줄은....
뭐 그런 걱정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2주를 산행 거르고 그동안 열심히 먹어만 댔으니 허리살이 최소 2인치는 늘었을 것이니....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으니 계속 고우!
계단을 올라....
뒤를 돌아 덕유의 줄기를 감상하는 척 하면서 쉬고....
12:56
백암봉입니다.
직진 방향으로 중봉과 향적봉이 보입니다.
산경표의 원리로 따지면 여기서 무주지맥이 갈리게 되고....
즉 이 산줄기는 무주남대천이 금강에 합수되는 곳으로 진행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백암봉에서의 명희님과 힘들어 누워 있는 제 가방.
여기서 우틀합니다.
앞으로 10km는 족히 남았는데....
여기서 무주군 설천면을 만나 이제부터는 거창군 북상면과의 도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부드러운 능선입니다.
바로 앞이 1424.5봉.
그리고 그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봉우리가 1373봉입니다.
지금은 저리 밋밋하지만 못봉과 대봉이라는 무서운 곳이 남아 있어 세 번 정도는 기절을 해야 할 텐데....
13:22
1424.5봉은 우회하고....
14:09
낮에 보면 멋지나 밤에 보면 섬뜩한 곳.
14:21
송계사 삼거리인 횡경재입니다.
혹자들은 힘에 겨워 여기서 탈출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 얘기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그런데 만약 3km만 내려가면 다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탈출을 한다면 더욱 곤욕을 치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송계사까지가 3km이고 거기서 차를 탈 수 있는 곳까지 나가려면 다시 3km를 걸어야 하고 그것도 차가 자주 있지 않으니....
지도 #5
사진으로만 보면 동물의 사체?
그냥 돌덩이입니다.
15:01
최악의 코스를 오릅니다,
그러고는 만나는 헬기장.
지도 #5의 '마'의 곳입니다.
저 뒤로 이정목이 보이는군요.
한숨이 커집니다.
그렇잖아도 발이 빠른 명희님은 오늘 하루 휴양을 온 기분일 겁니다.
명희님과 함께 산행을 해본 적이라고는 산악회 산행 한 번 뿐입니다.
명불허전이 예외도 있다는 것을 오늘 확실히 알게 되셨을 겁니다.
15:04
기듯이 기어올라 정상석이 있는 곳에 오릅니다.
지봉과 못봉이라는 정상석이 있는 곳.
반면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다른 곳에 되어 있는데....
뒤로 우측의 무룡산을 봅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의 못봉은 삼각점만 없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입니다.
물론 예전에 이곳에 못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봉우리라는 위용을 갖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곳.
지자체의 정상석이 있는 곳을 지지합니다.
15:30
이정표가 있는 지도 #5의 '사'의 곳을 지납니다.
16:08
대봉으로 오릅니다.
지도에는 1263.2봉으로 표기되어 잇습니다.
아주 죽을 맛입니다.
시간을 보니 3년 전에 진행했던 때 비해 1시간 반이나 뒤진 시간입니다.
아주 죽을 맛입니다.
예전에 알파산악회에서 대봉 표기를 하여 둔 안내판을 달아놨었는데 이정목 겨체 작업을 하면서 없앴군요.
여기서 좌틀을 하면 흥덕산이니 지봉이니 하는곳을 만나게 되고 그 능선은 곧 설천면과 무풍면의 면계가 되기도 합니다.
우틀하면서 이제부터는 무풍면과 거창군 북상면의 도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소정리 마을....
16:24
안부를 지나,
16:41
갈미봉을 지납니다.
여기서 우틀하면 덕유태극종주길이 계속되니 그 길과 대간길은 여기서 헤어지게 됩니다.
좌틀합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거창군 고제면을 만나 무풍면과 고제면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이제 2.1km남았군요.
아직도 죽을 맛입니다.
지도 #6
17:09
이제 작은 봉우리 세 개만 넘으면 됩니다.
17:20
우선 그 첫봉우리인 1039.3봉에서 4등급 삼각점(무풍438)을 확인합니다.
이정표를 지나고 무선기지국을 지나니,
17:45
드디어 신풍령이라 불리는 빼재입니다.
표지석은 그 빼재를 한자어로 수령秀嶺이라 표기하여 놓았고....
저 뒤로 삼봉덕유 들머리가 보이고....
오늘 저를 돌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 옆의 연수원은 이제 백두대간생태교육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그런데 지금도 무슨 공사를 하는 것을 보니 백두대간을 빙자하여 자연 파괴를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무슨 봅슬레이 경기장을 만든다나 뭐 한다나?
하라는 자연 보호는 안 하고 그저 개발에만 전념하려는 것인가?
오늘 산행 정말 힘들었습니다.
평소 강철 체력이라 자부하던 제가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주 2회 산행을 어기면 그 결과는 이렇게 처참하리라는 것을 되새기게 해 준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오랜만에 글을 올리셨네요
잘보고갑니다
15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산행 나의 아들과 갔던 그길을 생생하게 느낀 사진과 그이야기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 한발한발 그 자국을 지금 내앞에 있게주심에 감사드립니다 奧芸 卞 偕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