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랑 -세상의 모든 희에게
양 광 모
희야,
우리가 사랑을 해야 한다면
단풍나무가 단풍으로 쓰는 시처럼 사랑을 하고
우리가 이별을 해야 한다면
은행나무가 낙엽으로 쓰는 시처럼 이별을 하자
그러고도 오랜 세월 후에 우리가 서로를 그리워해야 한다면
바람이 미류나무 낙엽을 길위로 몰고다니며 쓰는 시처럼 그리워하고
그러고도 우리가 한 번은 다시 만나야 한다면
플라타너스 낙엽이 공중에 머물며 쓰는 시처럼 멈칫멈칫 다시 만나자
그러니 희야,
지금은 서러움도 없이
너와 나의 사랑으로 가을의 시를 쓰자
가을보다 깊은 너와 나의 사랑을
가을 사랑이라 쓰자
첫댓글 단풍 나무에 눈살을 주지 않아도
쓰린 마음은 단풍잎을 담아 가는이의
허무의 그림자를 바람은 아는듯
단풍 씨았을 먼길에 도르르 떨어 트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