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에서의 무참한 학살사건
미국은 한국전쟁 발발 한달 뒤에 미군 경계선에 접근하는 한국 피란민들이 정지명령을 어길 경우 총격을 가하라는 방침을 정해 노근리 학살을 유발했음을 입증하는 존 무초 당시 주한 미대사의 서한이 발견됐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한국전쟁 당시 존 무초 주한 미 대사 명의로 된 서한이 29일 AP통신 보도로 공개됨에 노근리 학살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명령계통에 따라서 자행된 학살사건임이 명백하게 밝혀진 것이다.
▶55년이 지난 지금도 노근리 쌍굴다리에는 미군의 총탄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AP통신은 취재결과 지난 50~51년 미군 지휘관의 발포 명령이 담긴 비밀해제 공문서 19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 육군의 2001년 노근리 사건 보고서도 전쟁중 한국의 불특정 민간인에 대한 살해가 있었지만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말로 비켜나갔다.
문서를 발굴한 사르 콘웨이 란츠는 “추가 문건이 발견됨에 따라 미 국방부가 노근리에 대해 밝힌 주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 구체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다.
노근리 학살사건이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전쟁에서 발생한 우발적이고 고의성이 전혀 없이 이루어진 비극적인 희생이라는 그간의 미국정부의 공식입장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자신들이 기록한 문서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노근리에 대한 진상조사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의 양국간의 공식조사위원회를 통해서 진행되었으나 결론은 언제나 노근리에서 민간인의 희생이 있었고 그것은 미군의 계획된 공격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며, 피난민중에 북한군이 있었다는 엉뚱한 조사결과를 밝히기도 했었다.
▶셀수 없이 많은 총탄자국이 그날의 참상을 증거한다.◀
그러나 이번 AP통신의 취재결과를 볼때 그것이 결코 우발적이었거나 전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는 그간의 내용들이 얼마나 허구에 찬 거짓이었는지 밝혀진 것이다.
노근리양민학살사건은 50년 7월 26~29일 나흘간에 걸쳐 미군들이 피난민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한 사건으로 당시 폭격을 피해 굴다리에 숨어있던 주민 대다수는 영문 모를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우리는 비극적인 전쟁의 와중에 숨져간 무수한 사람들의 희생에 늘 안타까움과 슬픔을 말하고, 그것을 잊지않고 가슴에 간직하면서 세월을 보내며 살아왔다.
그 중에는 나라를 지킨다는 일념에 산화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조국통일의 위대한 과업수행이라는 상부의 고래심줄처럼 질긴 독려에 전쟁에 참여했던 북한군도 있을 것이며, 이역 머나 먼 땅에 와서 자유라는 이름아래 쓰러져간 외국군도 있다.
▶쌍굴다리 전경. 이 속에서 4일간 핏물을 먹으며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있었기에 노근리
참상은 전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전쟁의 비극을 수행하는 최전선의 군인이라는 점에서 죽음도 격이 다르다. 군인은 전장에서 죽는 것이 별로 억울한 일이 아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들이 죽기를 즐겨하지 않았을 터이지만 전쟁은 기본적으로 군인들의 목숨을 요구하는 것이고, 군인은 전쟁의 위협에 대한 방어개념으로의 존재인 까닭에 무수한 전몰군인들의 경우는 국가가 나서서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명예를 수여한다. 국민과 국가라는 이름으로....
그러나 민간인은 경우가 다르다.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전쟁중이라도 무고히 사살하는 경우는 그 행위당사자는 전범이 되는 것이고, 민간인의 희생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겠지만 그것이 고의에 의한 것이라면 씻을 수 없는 수치일 것이며, 잔혹한 전쟁중에서 가장 잔혹한 행위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세상 어느 곳에도 없다.
노근리에서 무고히 숨져간 이들이 이런 경우라 하겠다. 그들이 무장한 사람들도 아니고 이미 미군이 피난민들의 움직임을 파악했고 그들의 이동을 현장에서 보고있었을 것인데 아주 간단하고 편리하게 사격을 함으로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떼죽음으로 몰아간 것이 이 노근리 학살사건이다.
전쟁의 와중에 민간의 피해가 없을 수 없겠으나 그것이 우발적이거나 사소한 실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살을 한 것이라면 이것은 학살이라 이름하게 되는 것이다. 학살은 기본적으로 죽임을 당하는 이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잔인한 개념의 살인이다.
그것도 저항할 수 없는 전쟁포로를 죽이는 것도 지탄받을 일인데 민간인을 고의로 사살했다면 그것이 어떤 범죄인지, 아니면 인성을 잃어버린 야수의 희롱인지 우리는 분간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시간들을 이일로 인해 고통받고 억울하게 희생당한 유족들과 노근리의 땅이 부르는 비극을 안고 살아왔던 이들의 탄원과 눈물이 이 사건을 수면위로 끌어올려서 한·미간의 공동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그것이 누구의 책임이고 우발적인지 고의적인지에 대한 어떤 결론도 우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다만 미국의 입장에서 민간인들이 희생당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미국의 클린턴 前 대통령의 의사표명만 있었을 뿐 어떤 이유로 이 학살이 일어났고 그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양국의 당국자들은 명쾌한 답을 주지 않고 오로지 이것을 몇푼의 돈으로 떼우려는 행태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희생당하신 분들에 대한 위로나 유족들에 대한 피해보상이 아니라 이 학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다. 이런 잔인한 개념의 살인은 전쟁의 광기에서 언제든 무고히 희생당할 민간인들의 삶의 문제고, 이것은 또한 인간본연의 인성에 대한 문제인 까닭이다.
노근리의 이 무참한 학살이 고의적이고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진 이상 미국정부와 한국정부는 그동안의 기만과 허위에 대한 사고가 있어야 할 것인데 아직도 양국의 당국은 노근리 학살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 이것은 또다른 학살이고 또다른 비극이다.
문서를 발굴한 사르 콘웨이 란츠는 “추가 문건이 발견됨에 따라 미 국방부가 노근리에 대해 밝힌 주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 구체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한국 국방부 관계자 역시 “노근리 진상조사단이 이미 해체된 만큼 AP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데는 물리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고있다.
자국 국민이 죽임을 당한 일에 대해 한국의 국방부가 이정도의 언급을 했다면 나는 그들이 국민을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는 매몰찬 국방부이며, 무책임한 국방부라고 말하겠다.
무엇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단 말인가? 조사단이 없으면 사실관계를 확인할 아무런 방법이 없단 말인가? 이것이 어떤 사건이고 어떤 비극인줄 국방부가 알고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새로 확인된 노근리 학살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진실확인과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이들에 대한 적절한 배려가 없다면 언제든 이런 일은 또다시 일어날 것이고 그 와중에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은 당연한 결과물일 것이다.
전쟁의 비극도 여러가지고, 보는 이에 따라서 보이는 비극도 여러가지일 것이지만 누구나 공통으로 확인하는 것은 무고한 이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분노하고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모든 이들의 공통의 동의사항일 것이다.
비극의 진실을 밝히지 못하거나 밝히지 않을 경우 비극은 언제나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고, 그 악마같은 참혹함은 우리를 뛰쳐나온 맹수와 같이 우리의 가슴을 찢고 뼈를 으스러뜨릴 것이다. 그래서 진실을 확인하는 작업은 늘 중요한 것이고 더디게 가더라도 기어이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노근리사건이란?=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26일부터 사흘간 충남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철교 및 속칭 쌍굴다리 밑에 피신해있던 인근 마을 주민 수백명을 향해 미 제7기병연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해 수백명이 숨진 사건. 미군은 당시 주민들에 대한 아무런 사전 경고도 없었던 것으로 생존자들은 전한다.
첫댓글 딴나라당 및 박근혜를 추종하는 수구세력들은 이 사실에 대해서 사람이 많이 죽지도 않았걸 가지고 왜 자꾸 사건을 끄집어 내냐며 "빨갱이"라 매도합니다. 게내들은 모든 사고 방식이 빨갱이로 생각해서 빨갱이로 끝납니다. 박정희한테 참 잘배웠어요
어렸을 때 동네 어른들에게 노근리 사건과 비슷한 일들이 우리 동네에서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차마 입에 담기 어렵네요.그 이야기를 듣고는 날이 어둑해지면 동네 공동무물 주변과 측간을 무서워서 못 갔으니까요..대전에서 박대표가 환영받는 장면을 보며 우리가 역사를 잘못 배웠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