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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여기서의 bhāva는 남성의 경우 남자인 존재(living being)라는 뜻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상태'를 뜻한다. 아비담마에서는 이러한 남성적/여성적 특성을 부여하는 근원적인 원인을 하나의 구체적인 물질bhāva-rūpa로 설명한다.
위숫디 막가는 성 물질이 겉으로 나타나는 방식paccupaṭṭhāna은 다음 네 가지라고 설명한다.
즉, 성의 물질(바와 루빠)은 단순히 '이 몸은 남자 몸이다'라고 신체적 구조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가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 가지는 특유의 생리적, 물리적, 심지어 행동적 경향성까지 발현되도록 몸 전체를 물들이는 근원적인 물질(원인)이다. 이는 업에서 생겨난 물질이며, 현대적으로 비유하면 호르몬이 몸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참고로 몸(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성의 물질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Bhāva-rūpa는 본질적으로 욕계에 한정된 현상이다.
§27. 색계에서
색계에서 코, 혀, 몸, 성의 십원소와 음식에서 생긴 물질의 깔라빠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재생연결 때에 눈, 귀, [심장]토대인 세 가지 십원소와 생명기능의 구원소인 네 가지 업에서 생긴 물질의 깔라빠가 일어나고, 삶의 과정에서 마음에서 생긴 물질과 온도에서 생긴 물질이 얻어진다.
색계의 존재들은 성이 없으므로 두 가지 성의 십원소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코와 혀와 몸의 육체적인 형색은 가지고 있지만 이런 기관들은 감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88, 초기불전연구원(2020)
마지막으로 청정도론의 "이 둘 모두 몸의 감성처럼 몸 전체에 퍼져있다. 그러나 이것이 몸의 감성이 있는 곳에 있다거나 그것이 없는 곳에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마치 형색과 맛 등과 같이 이 둘은 서로 섞일 수 없다." 문장은 '몸 전체에 퍼져 있다는 점은 같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의 문장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두 물질이 몸 전체에 똑같이 퍼져 있지만, 이 둘은 서로 다른 독립적인 최소 미립자(깔라빠) 안에서 발생하며, 서로 고유한 성질sabhāva을 잃지 않고 공존할 뿐 물감 섞이듯 하나로 융합되거나 섞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하여 이 문장은 두 물질의 위치를 서로 견주어 짚으려는 시도 자체를 막는다. 둘 다 몸 전체에 퍼져 있는 별개의 깔라빠 흐름이라(성 십원소 대 몸 십원소),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의 위치 기준이 될 수 없다. 즉, '감성이 있는 그 자리에 성도 있다'도 아니고, '감성이 없는 빈자리에 성이 들어간다'도 아니다.
2.
5. 심장의 물질(hadaya-rūpa):
불교에서는 마노[意, mano]를 인식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그 기관은 당연히 그 기관이 의지한 토대(vatthu)가 있어야 한다. 그런 마노와 마노의 알음알이들[意識]의 의지처로 불교에서는 심장을 주목한다. 여기서는 '심장의 물질(hadaya-rūpa)'이라는 용어로 이러한 마노의 요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가 의지하는 물질적 토대를 드러내고 있는데 이 심장에 있는 한 물질이 바로 '심장토대(hadaya-vatthu)'이다. 이 심장토대는 한 쌍의 전오식을 제외한 모든 마음들의 육체적인 의지처가 된다... 이 심장토대가 되는 물질을 하다야 루빠, 즉 '심장의 물질'이라 한다. 눈과 눈의 감성이 다르듯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심장과 심장토대는 다르다...
먼저 보통의 심장에 대한 설명부터 알아보자.
[청정도론 VIII]: "111. 심장(hadaya)이란 심장의 살이다... 통찰지를 가진 자의 것은 약간 피었고, 통찰지가 둔한 자의 것은 봉오리의 상태이다. 그 안에는 뿐나가 씨앗의 크기 만한 구멍이 있다. 그 속에 빠사따(pasaṭa)²⁰⁾ 반만큼의 피가 있다. 그것을 의지하여 마노의 요소[意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意識界]가 활동한다."
²⁰⁾ BDD에는 한 움큼 혹은 4분의 1 리터 정도 되는 액량의 단위라고 나타나지만 이 문맥에 적용시키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다. 산스끄리뜨 'pṛṣata'가 빗방울을 뜻하기도 하므로 빗방울 하나 정도의 양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이런 바탕에서 『청정도론』은 다시 심장토대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청정도론 VIII]: "60. 심장토대(hadaya-vatthu)는 마노의 요소[意界, mano-dhātu]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意識界, manoviññāṇa-dhātu]의 의지처가 되는 특징을 가진다. 그들에게 장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가진다. 그들을 지님으로 나타난다. 심장 안에 있는 피를 의지해서 있다. 그 피의 종류에 대해서는 이미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주석에서 설했다.(Vis.VIII.111)
그것은 받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근본물질의 도움을 받는다. 그것은 온도와 마음과 음식에 의해 지탱되고 생명기능에 의해서 유지된다. 그것은 마노의 요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또 이들과 함께하는 법들이 생기는 토대(vatthu)가 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p.44~45, 초기불전연구원(2020)
(2) 심장 십원소 깔라빠는 심장 속의 혈액 내에서 발견됩니다. 그들의 열 번째 유형의 물질 또한 감각토대인 심장토대(hadaya vatthu)입니다. 그러나 심장토대는 마음 문(bhavaṅga)이 아닙니다. 마음 문이 열 번째 유형의 물질인 심장 십원소 깔라빠에 의지하지만 마음 문은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대상이 다섯 감각문 중 하나에 부딪칠 때마다 그 대상은 여섯 번째 감각문(마음 문, 바왕가)에 동시에 부딪칩니다. 예컨대 색깔 대상이 안문(반투명, 눈 십원소 깔라빠의 열 번째 유형의 물질)에 부딪칠 때, 그 색깔은 마음 문(바왕가)에도 동시에 부딪칩니다. 그리고 마음 문은 심장 십원소 깔라빠의 열 번째 유형의 물질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의식(오문전향 의식)이 색깔 대상을 포착하고(색깔 대상으로 전향을 하고) 두 번째로 안식이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의식들이 계속적으로 알게 됩니다. 이 똑같은 원리가 청각 대상이 이문, 즉 귀 십원소 깔라빠 안에 있는 열 번째 유형의 반투명 물질에 부딪칠 때, 그리고 후각 대상 등이 각 해당하는 문에 부딪칠 때도 적용됩니다. 또한 다섯 감각문에 부딪치는 대상 말고 마음 문(바왕가)에 홀로 부딪치는 대상들, 즉 여섯 가지 법 대상이 있습니다.
- 파욱 또야 사야도 법문, 담마다야다 빅쿠 옮김, 『냐나닷사나 - 앎과 봄』 pp.149~150, 세나니승원(2021)
심장 물질 보는 방법
심장에 있는 불투명 루빠 깔라빠를 식별하기 위해서 밝고 찬란한 마음 문인 바왕가에 다시 집중합니다. 이것을 아주 분명하게 보려면 손가락을 흔들고 나서 손가락을 흔들려는 마음을 봅니다. 다음 바왕가가 어떻게 심장토대, 즉 심장 십원소 불투명 깔라빠에 의지하여 일어나는지 식별하도록 합니다. 바왕가 아랫부분에서 그것들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 파욱 또야 사야도 법문, 담마다야다 빅쿠 옮김, 『냐나닷사나 - 앎과 봄』 p.174, 세나니승원(2021)
Citta와 mano-dhātu, manoviññāṇa-dhātu를 분류하면
참고로 의계(3) + 의식계(76) = 79가지 마음인데, 이것은 정확히 전오식 열 가지를 제외한 모든 마음이다. 전오식 10가지는 각자의 감성토대(눈·귀…)에 의지하고, 나머지 79가지는 무색계를 제외한 욕계와 색계에서 심장토대에 의지하므로, 청정도론이 심장토대를 정의할 때 정확히 이 두 용어(마노 다뚜, 마노 윈냐나 다뚜)를 짝으로 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p.377
심장토대는 심장 안에 있는 피를 의지해서nissāya 있다고 청정도론은 말한다. 이 말이 빗방울 하나 정도의 양의 피가 심장토대라는 뜻은 아니다. 심장토대는 그 피를 자리/장소로 삼아(= 그 피를 의지해서) 거기에 존재하는 별개의 아주 미세한 물질이다. 피는 그 토대 물질이 발견되는 자리이지, 토대 물질과 동일한 것이 아니다. 혼합된 눈sasambhāra-cakkhu(안구, eyeball)이 거친 물리적 기관, 눈의 감성 물질pasāda-rūpa이 순수한 감각 수용체라고 앞서 배운 것처럼 심장 및 심장혈과 마음의 의지처가 되는 미세 물질인 심장토대hadaya-vatthu는 서로 다르다. 피는 거친 살덩어리 쪽, 심장토대는 빠사다 물질에 대응하는 궁극적 물질 쪽이다.
이 미세 물질은 더 구체적으로 '심장 속 혈액 안에서 발견되는 심장 십원소 깔라빠의 열 번째 물질'로 지목된다.
심장 십원소 깔라빠hadaya-dasaka-kalāpa의 구성은 사대와 색깔, 냄새, 맛, 영양소, 생명기능, 심장 물질hadaya-rūpa로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열 번째 물질이 곧 심장토대hadaya-vatthu 그 자체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심장 근육도 아니고, 혈액 전체도 아니고, 그 안에서 식별되는 미세한 업생 물질 깔라빠의 특정 물질, 즉 궁극적 실재/요소다. 눈 십원소 깔라빠에서 열 번째가 눈의 감성, 몸 십원소 깔라빠에서 열 번째가 몸의 감성인 것과 정확히 같은 구조이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짚으면 이해가 깔끔해지는데, 토대vatthu와 문dvāra을 구별하는 것이다. 전오문에서는 토대와 문이 같은 감성물질이다. 일례로 눈의 감성은 눈의 알음알이의 토대이자 동시에 눈의 문이다. 그런데 의식의 경우엔 이 둘이 갈라진다. 토대는 심장토대라는 물질이지만 문은 바왕가라는 정신이다. 그래서 "심장토대는 토대vatthu이지만 마음 문dvāra은 아니다"가 성립한다. 전오문처럼 둘이 한 물질로 겹쳐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심장토대는 심장 십원소 깔라빠의 열 번째 물질, 즉 살덩어리가 아닌 미세 물질법이며, 마음 문mano-dvāra은 정신 — 구체적으로 바왕가bhavaṅga라는 마음이다. 바왕가는 심장토대를 의지처로 삼아 일어나지만, 의지처와 의지하는 자는 같은 것이 아니다. 이는 눈의 감성(물질)과 눈의 알음알이(정신) 관계와 똑같은데, 눈의 알음알이는 눈의 감성을 의지해 일어나지만 둘이 같지 않다. 이렇듯 마음 문(바왕가)은 심장토대에 "얹혀" 일어나는 정신적 사건일 뿐 그 물질적 자리 자체가 아니다.
다음으로 '대상이 다섯 감각문 중 하나에 부딪칠 때마다 그 대상은 여섯 번째 감각문(마음 문, 바왕가)에 동시에 부딪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비담마의 대전제는 한 순간에 마음은 단 하나, 마음들은 엄격히 차례차례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마음의 정해진 법칙citta-niyama이다.마음은 절대 두 개가 동시에 생길 수 없고, 일렬로 순서대로만 일어난다. 병렬로 흐르는 일은 없으며 두 종류의 의식이 공존하는 일은 없다. 그래서 여기서 '대상이 두 문에 동시에 부딪친다'는 것을 '두 인식과정이 동시에 나란히 진행된다'로 이해하면 안 된다.
필자는 "동시에 부딪친다"가 가리키는 것이 인식과정 맨 앞의 촉발(trigger) 사건으로 이해한다. 대상이 감성토대(e.g. 눈의 감성)에 부딪치는 바로 그 순간, 그 충격이 바왕가(마음 문)도 함께 흔든다. 새가 나뭇가지(눈, 감각문)에 앉는 순간, 새의 그림자도 땅(심장토대, 마음 문)에 동시에 떨어진다. 바깥의 대상(예: 시각 대상)이 눈의 감성에 부딪히는 정확히 그 물리적 찰나에, 심장에 있는 바왕가(마음 문)에도 그 파동이 동시에 닿는다. 이 바왕가의 흔들림bhavaṅga-calana과 끊어짐bhavaṅga-upaccheda이 곧 인식과정을 벗어나 있는 상태vīthi-mutta로부터 나와서 인식과정으로 돌입하기vīthi-pāta(= 인식과정이 시작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즉 "두 문에 동시에"란, 대상이 ① 그 종류에 맞는 물질 토대와 ② 마음 그 자체(바왕가) 양쪽 모두에 닿아야 인식과정이 비로소 일어난다는 뜻이다. 감성토대만 닿고 바왕가가 흔들리지 않으면 마음은 그냥 바왕가로 계속 흐를 뿐 인식이 일어나지 않는다. 깊은 잠 속에서 소리가 나도 깨지 않는다면 귀문인식과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오문전향·받아들임은 왜 있을까? 동시에 부딪치는 것은 '촉발'일 뿐, 실제 인식 작업은 여전히 단계별 마음들이 차례로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바왕가가 흔들리고 끊어진 것은 아직 대상에 주의를 기울인 것이 아니다. 오문전향은 그다음에 비로소 '어느 문에 나타난 대상인가'로 마음을 처음 능동적으로 돌리는 작용이다. 그리고 전오식은 대상을 맨눈으로 보기만(or 들리기만, 맡기만...) 할 뿐 스스로 다음으로 넘기지 못하므로, 받아들임이 그 맨 대상을 이어받아 다음 처리로 넘긴다. 동시에 부딪쳤다고 이 기능적 단계들이 생략되는 게 아니다.
바왕가의 흔들림·끊어짐 단계의 마음들은 아직 현재의 대상을 알지 못한다. 이들은 여전히 재생연결식이 전생에서 가져온 바왕가의 본래 대상을 대상으로 삼고 있고, 단지 현재 대상의 충격에 흔들릴 뿐이다. 현재의 대상을 처음으로 붙잡는 마음은 오문전향이다. 그래서 인용문도 "먼저 오문전향이 색깔 대상을 포착하고"라고 한 것이다. '부딪침'과 '포착(인식)'은 다르다. 바왕가에 부딪쳤다는 건 흔들었다는 뜻이지, 바왕가가 그 색을 인식했다는 뜻이 아니다. 한 인식과정 안에서 17찰나는 모두 차례차례 일어나며, 둘이 같은 시점에 겹치는 일은 없다. '동시에 부딪침'은 과정 맨 앞 구간의 촉발 사건일 뿐이고, 그 뒤로 어떤 두 마음도 병렬되지 않는다.
따라서 '두 문에 동시에 부딪친다'는 것은 오문인식과정을 출발시키는 촉발이며 대상이 조건으로서 동시에 닿는다는 뜻이다. '오감 → 마노 → 의문'의 순차적 그림과 충돌하지 않는다. '동시 촉발'이 '동시 병렬 인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이전의 마음citta과 대상ārammaṇa과 문dvāra과 육체적인 토대vatthu 등의 조건paccaya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일어나서는 그 자신의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고 다음 마음의 조건이 되어 소멸한다. 다시 다음 마음도 틈 없이 일어나서 같은 방법으로 역할을 다한 뒤 소멸한다. 이렇게 마음은 정해진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생멸을 거듭하며 흘러간다.
3.
6. 생명의 물질(jīvita-rūpa):
'생명'으로 옮긴 jīvita는 √jīv(to live)에서 파생된 중성명사이다. 여기서는 '생명의 물질(jīvita-rūpa)'이라는 용어로 '생명기능(jīvitindriya)'을 드러내고 있다. 아비담마에서는 두 가지 생명기능을 설한다. 하나는 여기서처럼 물질의 생명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nāma)의 하나로서 정신의 생명기능이다. 육체적인 생명의 기능을 가진 물질을 여기서 물질의 생명기능이라고 부르고 있다...
[청정도론 XIV. 59]: "생명기능은 함께 생겨난 물질들을 지탱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것은 그들을 생기게 하는 역할을 가진다. 그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속되어야 할 근본물질이 가까운 원인이다. 비록 지탱하는 특징 등이 준비되어 있으나 함께 생겨난 물질들이 존재하는 그 찰나에만 그들을 지탱한다. 마치 물이 연꽃 등을 보호하는 것과 같이. 비록 법들이 각각의 조건에 따라 생기지만²¹⁾ 이것은 그들을 지탱한다. 마치 유모가 왕자를 보호하듯이. 생명기능은 생겨난 법들과 동반하여 자기 스스로 생겨난다. 마치 선장처럼.
²¹⁾ 여기서는 오직 업에서 생긴 것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생명기능은 오직 업에서 생긴 물질들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한 뒤로는 생기게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생명기능 자체도 없고 생겨야 할 것들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무너지는 찰나에는 존재를 지속시킬 수 없다. 이것 자체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름이 닳은 심지가 등불을 지속시킬 수 없는 것처럼. 그렇다고 생명기능이 지탱하고 생기게 하고 지속시키는 데 힘이 없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그 찰나에는 이러한 기능들을 모두 성취하기 때문이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46, 초기불전연구원(2020)
생명 기능과 성 물질 보는 방법
생명 기능(jīviti · indriya) 물질은 업에서 생긴 물질만 유지시킵니다. 그것은 업에서 생긴 물질에서만 찾아진다는 뜻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모든 반투명 루빠 깔라빠는 업에서 생성된 것이기 때문에 먼저 반투명 루빠 깔라빠에서 생명 기능을 식별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눈 십원소 깔라빠를 식별하고, 생명 기능이 다른 루빠 깔라빠의 물질이 아닌, 그 자신의 루빠 깔라빠의 물질만 유지시키는 것을 봅니다. 다음 역시 불투명 루빠 깔라빠에서 생명 기능을 식별하도록 합니다. 몸에는 생명 기능이 있는 세 종류의 불투명 루빠 깔라빠가 있습니다.
1) 심장 십원소 깔라빠(hadaya · dasaka · kalāpa): 심장에만 있음
2) 성 십원소 깔라빠(bhāva · dasaka · kalāpa): 몸 전체에 있음
3) 생명 구원소 깔라빠(jīvita · navaka · kalāpa): 몸 전체에 있음
생명 기능을 생명 구원소 깔라빠나 성 십원소 깔라빠에서 먼저 식별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두 루빠 깔라빠를 분간하기 위해서 성 물질(bhāva rūpa)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눈 반투명 루빠 깔라빠에서 생명 기능을 식별했듯이 눈을 다시 보고 생명 기능이 있는 불투명 루빠 깔라빠를 식별합니다. 생명 구원소 깔라빠와 성 십원소 깔라빠는 여섯 감각 기관 모두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둘 중에 하나입니다. 그것에 성 물질이 있으면 성 십원소 깔라빠이고 없으면 생명 구원소 깔라빠입니다. 그 경우에 성 물질을 식별할 때까지 다른 불투명 루빠 깔라빠를 식별하고 다음에 귀, 코, 혀, 몸, 심장의 루빠 깔라빠에서도 역시 생명 기능을 찾아봅니다.
- 파욱 또야 사야도 법문, 담마다야다 빅쿠 옮김, 『냐나닷사나 - 앎과 봄』 pp.172~174, 세나니승원(2021)
궁극적 실재의 단위에서 물질과 정신은 각각 생명기능이라는 요소를 가진다. 이들의 기능은 함께 일어난 법들을 지탱하는 것이다.
이렇듯 생명기능 물질은 궁극적 요소로서는 모든 업생 깔라빠 내에서 함께 일어난 법들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생명 구원소 깔라빠'라는 깔라빠 단위로서는 몸 전체에 퍼져 업생 물질로서 소화를 돕거나(소화 기관의 생명 구원소 깔라빠 중 불 요소tejo-dhātu → 소화의 불pācaka-tejo), 감각기관·성 물질·심장토대가 아닌 몸의 나머지 조직을 구성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생명기능 물질은 마음/온도/음식처럼 현재의 원인(조건)에 따라 생긴 물질/깔라빠에는 없다. 오직 '과거의 의도'인 '업'에서 생겨난 물질에서만 생겨나 지탱하고 보호하는 그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지탱하고 보호한다고 해서 특별히 수명이 더 길거나 한 것은 아니다. 한 물질찰나 동안 같이 일어난 깔라빠 내의 다른 물질들과 동시에 생기고(生), 머물고(住), 사라진다(滅). 하지만 생겨나서 머무는 그 짧은 순간 동안에는 유모가 왕자를 보호하듯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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