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ball fighting... 콩글리쉬는 아니고 거의 비슷했습니다. snowball fight 가 정답이네요.
우리가 이 동명사를 참 좋아해요. 한국어가 `~하기' `~함'으로 명사형을 만드는 게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영어도 명사가 따로 있는데 동사에 ~ing 를 붙인다든지 동사를 쓸 때 역시 그냥 동사로 쓰지 않고 동명사로 바꿔서 그 앞에 동사를 더 붙이는, 즉 `~ing 를 하다' 라는 식으로 동작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요.
대표적인 게 landing 입니다. 이민을 위해 그 나라에 최초 입국하는 걸 거의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영어로 landing 한다고 해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어식 표현은 아니지요. 그냥 land 한다고 하면 될 것을...
snowball fight 는 우리 어렸을 때 친구들 간에, 가족 간에 많이 했는데 제 경우 학교나 군대에서 한 경험은 기억에 별로 없어요. 눈이 많이 오지 않는 동네에 살아서 그랬는지... 그런데 서구에서는 소규모로도 하지만 집단적으로 하는 거대한 게임 같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주로 대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많이 하는데 수천명씩 모이지요.
세계적으로 눈싸움이 유명한 곳 (the snowball capital of the world, 눈싸움의 세계 수도) 은 벨기에의 Leuven 이란 도시인데 지난해 10월에 무려 5천7백여명의 학생, 시민들이 모여 눈싸움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미국의 유펜 (펜실베니아 대학) 학생들이 대거 참가해 기록 경신에 기여를 했다는데... 미시건 공대에서 그 전해에 세운 3천7백여명 기록을 깬 거지요.
지난 2월에는 폭설이 내린 워싱턴 DC 에서 2천여명이 운집해 눈싸움 `축제'를 벌였지요. 최근 들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모일 수 있게 된 것은 Facebook 이나 Twitter 같은 새로운 통신 수단 사용의 영향이 크다고 하네요.
한편 작년 12월 위스콘신 대학에서는 학교측이 전면 휴강 조치까지 내려주는 `협조' 속에 4천여명이 눈싸움을 벌인 결과 다수 부상자가 발생해 눈싸움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는데 코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수천명이 난장판을 이루는 과정에서 학생 식당이 군중들에 의해 약탈당하기도 했고요.
이같은 부상, 소란 때문에 눈싸움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가 많습니다. snowball 안에 ice 가 있어서 심각하게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제 기억으로 한국에서는 그 속에 돌을 집어넣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미국의 학교, 공원에서는 이런 이유로 `눈은 땅 위에 그대로...' (Snow stays on the ground) 라는 (눈싸움을 위한) 눈 사용 금지 sign 을 세워놓기도 한다는군요.
제 버릇 누구 못 준다고 답변 나온 김에 눈과 관련된 생활영어 한마디 하고 가지요.
`눈이 많이 와서 집에 갇혀 있었다, 출근이나 다른 할 일을 하지 못했다' 는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할까요?
I was snowed in.
간단하지요?
이와 비슷하면서 더 자주 쓰는, 꼭 알아두어야 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sleep in (늦잠자다) 이지요.
I missed the morning train because I slept in.
늦잠을 자서 출근 열차를 놓쳤다.
After this week's work, I will sleep in on Saturday.
이번 주 일 끝나고 토요일에에는 잠을 아침 늦게까지 실컷 잘 것이다.
sleep in 에서 따와 이름을 지은 Sleep Inn 이라는 모텔 체인도 있지요. `늦잠 여관'...
눈 많이 오는 앨버타, 매니토바, 온테리오, 그리고 대서양 연안에 사시는 분들, 이번 겨울에는 snowed in 되지 마시고 과로나 과음, 또는 주위가 너무 어두워 sleep in 하시는 일 없기 바랍니다.
그럼 곧 제 `영어 이야기' 15회에서 뵙기로 하고...
첫댓글 생각보다 너무 간단해서 허무한 영어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가 그러네요. 눈속에, 잠속에 있는 거로군요. 그럼, 폭우 속에 갇힌 건 stormed in 인가요? (너무 오바해서 콩글리쉬가 되가고 있는 듯...) ^ ^;
There you go! 뭐 그렇게 못 쓸 것도 없겠지요. 그러나 현대 영어는 서구 사회의 언어라서 자동차가 표현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눈이 많이 오면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지요. 큰길은 치워졌겠지만 동네 골목길까지는 자치단체의 제설작업이 미치지 못해 `집에 갇혀 출근하지 못했다' (수동태) 는 말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폭우의 경우는 집에 갇힐 정도가 되려면 대홍수인데 이때는 결근은 물론이고 대피를 해야 할 상황이 되겠지요. 만약 대피 정도는 아니고 비가 많이 와 결근한다면 집에 `갇혀 있었다'는 표현 대신 `외출을 삼갔다, 집에 그냥 있었다' 라고 능동태로 해야 더 논리적이라 하겠습니다.
Wow~ It makes sense. 끄덕끄덕...그러네요. 논리적인 말은 수학과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