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마트에 갔을 때 3000원에 사왔다. 꽃이 선명하지 않아서 나도 불만이다. 사진을 못찍는 건지, 보급형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 때문인지 알 도리가 없다. 어쨌든 수선화는 수선화다^^; 브라더스포, 존바에즈, 양희은이 부른 '세븐 데퍼딜스'의 그 수선화다. 다 내 취향의 가수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요즘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이 화이트보드에 적어놓고, 매일 읽는 시도 '수선화에게' 이다.
여하튼 수선화 화분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초록손이가 수시로 들여다보며 그 때마다 감동감동을 한다. 옆에서 무심히 지켜보다 어느 순간 '좀 심하네?' 하고 느꼈다가, 이내 '아차 겨울 끝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도배지에 '삘' 꽂혀있는 점에도 생각이 건너갔다.
초록손이는 춘래불사춘, 계절적으로 봄이 왔지만 아직 시각적으로 봄이 느껴지지 않는, 매년의 요즘을 힘들어 한다. 초록손이의 개별성인지, 여자의 생리적 현상인지, 사람의 본능인지는 모른다. 나에게 그런 느낌이 없다고는 못해도 그다지 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륙년 전까지 10여년 동안 인제의 진동계곡에 살 때 한 설피밭 주민(남자다!)에게 겨울의 힘든 점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당연히 '눈치우기' 라는 답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이제 정말 봄이구나! 했는데 또 눈이 올 때!' 라고 한다. 내 스스로 묻고 답도 스스로 찾았다. 사람이 다 그런 모양이다. 나같이 무딘 사람 빼고.
내일부터 휴가다. 휴가 첫날 외지에 나가있는 자식들 점검, 보수, 격려하고 위안도 얻고자 서울에 나간다. 병원 1인실에 누워계신 팔순 노인도 찾아뵙고.
그 다음 평창에 있다는 봉평허브마을이라도 다녀올 생각이다. 가본 적이 없는데 온실형이 아니고 야외형이라면 곤란한데.... 그래 보험으로 추가! 가까운 춘천에 있는 강원도립화목원 유리온실은 꽤 큰 편이다. 꽃이 있든 없든 녹색은 언제나 풍부하다.
초록손이에게 도배 견적은 여행 후에 뽑자고 해야겠다. 그게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도움이 될 듯 하다. 어제는 뮤럴벽지만 찾아보고 있었다. 시골에 살면서 뮤럴벽지라.... 음 마음이 바쁘다.
첫댓글 요새 눈도 녹고 날도 따뜻해져서 봄이구나 했는데 다시 좀 추워진 것 같아요. 다시 수면양말을 신기 시작했답니다ㅎㅎ
포인세티아와 수선화가 있는 뒤로 꽃이 피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이번 겨울은 별로 춥다고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역시 뇌가 생각하는데로 몸도 반응하는!
날씨가 따뜻해질 것 같으면서 갑자기 또 추워지는 현상이 싫게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