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5사 가운데 구오대사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 73 - [四] 東 都 留 守 殿 本 、 劉 本 句 下 有 「 辛 未 ,契 丹 主 安 巴 堅 遣 使 貢 良 馬 」 十 三 字 , 殿 本 考 證 云 : 「 安 巴 堅 舊 作 阿 保 機 , 今 改 . 」 盧 本 、 冊 府 卷 二 0 五 均 無 , 係 殿 本 增 補 者 . 以 後 影 庫 本 正 文 中 出 現 「 安 巴 堅 」 , 均 係 輯 錄 舊 五 代 史 時 據 遼 史 索 倫 國 語 解 所 改 , 今 恢 復 為 「 阿 保 機 」 , 不 另 出 校 . (略 ...)
해석이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 동도유수 전본과 유본 의 글구에는 이런 말이 있다. "신미(신해년?신유년?)년, 거란의 추장(主) 안파견이 사신을 보내 좋은 말을 바쳐왔다." 이 13자에 대해 전본은 고증하여 말하기를, "안파견은 옛날 아보기이다. 지금 고친 것이다"
-이하 생략-
안파견이라 함은 여러분이 너무나도 잘 아시는 한단고기 삼성기에 등장하는 초대 한인의 이름입니다. 구오대사는 이 안파견이 바로 거란을 세운 '야율 아보기"가 자신의 이름을 고친 것이라는 겁니다.
돌아가신 고 임승국박사는 이 "아보기"가 무릇 "아버지"라고 해석했지만 거란어를 퉁구스어족의 갈래라고 볼 때 이 해석은 근거가 없습니다.
퉁구스-만주어로 "abusi"는 외가의 남자를 일컫는 말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아버지"나 "조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우리는 좀 심각한 문제에 당면합니다. 한단고기 삼성기에 왜 거란의 "야율아보기"가 스스로 개명한 이름 '안파견'이 등장하는 지...
야율 아보기가 거란 8족을 통일하고 그 스스로 '안파견'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면 그것은 보다 거룩하고 위대한 그 어떤 존재를 일컫는 말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안파견'은 무엇을 의미했던 것일까요?
우리는 거란족의 언어가 퉁구스-만주어족의 갈래였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 봅시다. 그렇다면 만주어로 '안파견'은 어떤 뜻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저는 '만주인의 성씨를 채록한 한 중국 《满族文化》라는 책에서 "安巴"라는 성을 찾았습니다.
만주어 "安巴"의 발음은 "amba"이고 그 뜻은 大, 즉 "크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安巴 他思" (암바 타샤)는 바로 大虎(큰 호랑이)를 의미합니다.
"amba"는 스타로스틴박사의 Tungus Etymology에도 똑같이 해설됩니다.
Proto-Tungus-Manchu: *amba- Meaning: 1 big 2 many 3 very
그런데 독일 뮌헨대학에서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경희대민속학연구소 이정재 박사는 만주 아무르인들이 이 '암바'(安巴)라는 말을 단지 크다는 의미외에 "곰", "거룩한", "위대한" 등의 어휘로 쓴다고 현지 답사로 밝혔던 것이죠. - 동북아의 곰 문화와 곰신화: 1997/민속원-
다시말해 만주-퉁구스인들에게 "安巴"라는 말은 위대한, 거룩한, 지고한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암바(安巴)는 알타이제어에서도 같은 뜻으로 나타납니다.
Proto-Altaic: *a/mbe Meaning: heavy, big
만주-퉁구스어의 '암바'(amba/安巴)는 알타이어에서 '암베'라는 것이죠. 그 뜻은 역시 "크다"입니다.
그렇다면 안파견(安 巴 堅)은 퉁구스-만주어로 " 安 巴" (큰, 위대한,거룩한,지고한) +堅(?)이라는 뜻이 됩니다.
자 이제 남은 것은 堅(견)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겁니다.
만주-퉁구스어는 한자를 자신들의 발음을 빌어 쓰기 때문에 뜻으로 정해진 글자가 없습니다. 따라서 堅은 그 발음이 '겐'/'겜'에 가까운 표현을 의미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다시 스타로스틴교수에게 물어 봅시다.
Proto-Tungus-Manchu: *gian/giam
Meaning: dawn Russian meaning: рассвет, заря Evenki: ge:^wan Even: ga":wu.n Negidal: ge:^wan Ulcha: Ge:^wa(n) Orok: Ge:^wa(n) Nanai: Gi.wã Oroch: ga":awan Udighe: ge:^a"wa
다시말해 만주-퉁구스어로 '기엠',궤엔등은 새벽을 의미한다는 것인데.. 이 '궤엔, 귄, 겜'등의 단어는 스타로스틴박사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갖습니다.
Meaning: dawn
Altaic: *gi_a:\jn/u : 알타이어 '기안/우'
Indo-European: *gw|hei- 인도유럽어 '게헤'
Sem. *gVwh 셈어 - 가하/게헤
Afroasiatic: *gin- 'fire' 아프로아시아어(수메르/이집트포함) '긴'/불을 의미
North Caucasian: *kwa>nh|V ( / *h|a>kwanV) 코카서스어 "콰-한, 하콴" (재미있네요)
Sino-Tibetan: OC *kw|a:n| 'light' (한장어 "콴"/밝다)
Yenisseian: *g@?n- 예니세이어 "간"/겐/건
Turkic: *gu"n(el/) 투르크어 "궨(엘)"
결국 이러한 어휘들은 새벽, 밝음, 불, 태양등을 의미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빛'을 지향하는 단어들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安 巴 堅 이라는 단어는 만주-퉁구스어로 "암바궨"/ "암바겜"으로 발음되는 것이며 그 뜻은 "큰 태양, 위대한 새벽, 거룩한 빛,"등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죠.
그리고 최종해석은 바로 거룩한 '태양신의 존재"를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암바궨/안바겜 에 대응하는 우리 말은 없을까요?
전 있다고 봅니다.
바로 우리 천도교에서 말하는 '한배검'인 것이죠.
오로지 이 '한배검'이라는 단어가 음운적으로 또 의미적으로 '암바궨/암바겐'에 대응될 뿐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남습니다.
알타이어계통에서 흔히 초두음 "ㅎ"은 "ㅋ"나 "ㅅ"로 상호 교환되는 경향이 있지만 탈락하는 것은 "ㅎ"을 전제로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초두음 "ㅇ"이 "ㅎ"으로 변하기는 어렵고 "ㅎ"이 탈락해서 "ㅇ"으로 갈 수는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한배검"과 "암바겜"의 어휘는 "한배검"이 있고나서 "암바겜"이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ㅎ">"ㅇ" 음운탈락이라는 말이죠.
결론은 우리가 '한배검"이라고 발음하던 말이 거란과 퉁구스 만주에 퍼지면서 "암바겜"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한배검이 곧 安 巴 堅의 원 발음이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거란의 주군 야율 아보기는 바로 이 "한배검"을 자신의 이름 "암바겜"으로 하려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아울러 '한배검"> 한웨검>환검>왕검으로 변천되었음도 순조롭게 증명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安 巴(암바/amba)는 이집트 꼽트교의 거룩한 사제(Amba)를 칭하는 명칭이기도 하고 수메르의 Anpa는 하늘 꼭대기를 뜻하며,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는 Anpao라는 신이 있었습니다. 모두 다 " 위대한,거룩한,신성한,지고한"이라는 뜻을 가진 安 巴(amba/anpa)의 뜻 때문이라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겨레의 "한밝", "함박"이 퍼져 나간 것임을 꼭 한번 밝혀 보고자합니다.
-솔본-
* 송준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8-06 0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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