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기증
임병식 rbs1144@daum.net
책을 잘 보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증을 생각하고 있다. 결심한 계기가 있었다. 얼마 전에 고향후배가 전화를 걸어와 받았더니, "형님은 책을 많이 냈는데 도서관에 없더군요" 했다.
망치로 뒷퉁수를 한데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사연인즉슨, 후배가 책을 내어 고향도서관에 기증하러 갔더니 그곳에 다른 이들의 책은 있는데 내 책은 보이지 않더란다. 그러니까 전화를 한 목적은 내가 아마도 고향 도서관에서 출향작가 저서를 기증받고 있는 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알려준 것이었다.
그 전화를 받고서 서둘러 묶혀놓은 책을 모아서 보내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지인에게도 소개하여 책을 가져오게 해 함께 도서관을 찾아갔다. 가서보니 아닌 게 아니라 그곳에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집이 이미 보관되어 있었다.
그 중 어느 작가는 명패까지 부착해 놓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미 수전 전부터 기증을 받아온 것이 아닐까. 그런데 나만 모르고 있었다니. 허망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서운한 생각도 들었다. 이런 사업이라면 널리 홍보하여 함께 참여토록 했어야하지 않는가 말이다.
책을 보내놓고 나서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동안은 몰라서 그랬는데 책을 출간하면 맨 먼저 도서관부터 보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독자들이 읽게도 되지만 보관도 잘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개인에게 열심히 책을 나눠주었을 뿐 도서관에 기증을 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니, 딱 한군데 기증한 곳은 있다. 내가 사는 고장에 있는 ‘이순신도서관’에는 ‘지역작가코너’가 있어서 그곳에만은 보관해 두고 있다. 그 외에는 관심주차 두지 않았다.
뒤늦게야 자각이 든다. 왜 진작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나는 그간 적잖이 18권이나 수필집을 냈다. 그 목록만 보아도 <지난세월 한 허리를>,<인형에 절 받고>, <동심으로 산 다면>’, <당신들의 사는 법>, <방패연>, <아름다운 인연>,<그리움>, <꽃씨의 꿈>,<수석이야기>, <빈들의 향기, 백비>,<아내의 저금통>등이다.
여기에 수필작법서로는 <막쓰는 수필, 잘 쓰는 수필>, <수필쓰기의 핵심>,<수필쓰기의 핵심 증보판>이 있고,선집으로는 <왕거미집을 보면서>,<오직 수필하나 붙들고>가 있다. 그리고 합작품집으로는 <여섯 빛깔 숲으로의 초대>가 있고, <암과 싸우지 마라>가 있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번 보성 교육청도서관에 책을 보낼 때는 전 권을 무두 보내지 못했다. 초간본 세권이 빠졌다. 그간 품절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느낀 것인데,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책 포장작업을 하면서 우선 가까운 곳부터 보내기로 한다. 작은도서관이지만 고향 예당도서관과 벌교도서관에 보낼 10권을 싼다. 그리고 나머지 도립도서관과 광주서구 구립도서관에는 근자에 발간한 책을 두 권씩 보낼 계획이다.
책은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존재가치가 있다. 그동안은 몰라서 보내지를 못했는데 뒤늦게나마 손바람을 낸다. 두디 책을 대하는 독자의 손에서 한 두 편이라도 읽혔으면 한다.
그러한 소박한 소망을 담아서 열심히 책 꾸러미를 꾸린다. (2025)
첫댓글 그렇습니다. 개인에게 보내는 것 보다 도서관에 보내는 것이 더 많이 익히는 것인데 미쳐 생각을 못했군요.
늦게 나마 알아서 도서관에 보내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임선생님은 한국수필작가회원 중에서도 책을 많이 내신 분이데 진즉 보냈다면 좋았을 것을 하고 아쉬움이 들지만
이제라도 보내니 다행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남아 있는 책을 한군데씩 파악하여 보내놓아야겠습니다,
진즉 그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깨단을 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보람스러운 일을 하셨군요 저는 한때 도서관에 근무한 경험 덕인지 책을 내면 도서관부터 보냈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몇 권 남아있지 않더군요 요즘은 책 출간 시 거의 전자책을 츌간해 주니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는 그것을 착안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에게 보내면 읽어주는 독자도 있지만 상당수는 그냥 버리는 경우가 있어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우편송료가 만만치 않지만 보관은 될것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